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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걸>[킬빌] 동서양을 아우르는 매혹적 액션 킬 빌 Vol. 1
mvgirl 2003-11-24 오전 11:25:34 1104   [3]
 

쿠엔틴 타란티노라는 이름은 나에게 있어서 그다지 반가운 이름은 아니다.

그가 영화의 고장 헐리웃에서 자기만의 영화세계를 공고히 구축하며 영화의 제작자로 감독으로 시나리오 작가로 때론 독특한 느낌의 배우로 많은 영화에서 그의 재능을 보여주며 활발한 활동을 보여왔고 그로 인해 많은 명성과 인정을 받아온 그 이지만 난 어쩐지 그의 명성이나 유명세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제작, 연출 또는 시나리오작업을 했었던 작품들의 대부분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이기엔 대중적인 정서로 접하기엔 지나치게 폭력적이고 잔인하며 일종의 광기 같은 것이 연상되는 비 정상적인 주인공이 많이 등장하는 상식과는 조금 벗어난 인간군상들의 조금은 익숙하지 않은 상황들 그리고 기존의 방식과는   많이 다른 불친절한 그만의 영화스타일은 나에게 일종의 거부감으로 다가와 그의 영화에 대한 불편한 선입관 같은 것을 심어주었었다.

하지만 그다지 대중적이지 않은 영화, <저수지의 개들>, <펄프 픽션>, <재키 브라운> 등, 몇 편을 만들었을 뿐, 단지 그가 찍고 싶은 자기 마음대로의 영화스타일을 고집스럽게 고수하는 것 같은 그가 평단과 일부 광적인 팬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고 아주 오랜 공백기에도 불구하고 6년만의 신작 <킬 빌: Vol. 1>에 변함없는 평단의 지지와 열광을 이끌어 낸 것을 보면 그의 작품 속에 내가 아직까지 느끼지 못한 일종의 매력이나 마력이, 다른 영화에서는 느낄 수 없는 독특한 그 무언가가 존재하고 있음을 의심하게 한다. 그것이 무엇일까 하는 호기심으로 난 쿠엔틴 타란티노 작품 <킬 빌 : Vol. 1>을 숨죽이며 조심스럽게 관찰하기 시작했다.

 

오프닝

마치 조금 전 있었던 총격전을 처음부터 끝까지 목격하여 그 비극적 슬픔을 노래에 담기라도 하려는 것처럼 구슬프게 들려오는 <뱅 뱅(Bang Bang)>이라는 노래위로 참혹하게 일그러진 우머 써먼(더 브라이드)의 얼굴, 그녀의 머리 위를 가차없이 통과하는 총소리, 그리고 그에 이어 조금 전 겪었던 모든 아픔을 캄캄한 어둠 속에 잠시 묻어두고 후일을 기약하기라도 하려는 듯 캄캄한 어둠 속에 슬픔과 분노를 삭이며 어두운 실내에 잠든 듯 누워있는 한 여성의 검은 실루엣으로 시작되는 영화 <킬 빌 : Vol.1>은 이처럼 충격적이며 도발적인 오프닝으로 시작하여 앞으로 진행될 내용이 범상치 않을 것임을 직감하게 한다. 영화의 제목 그대로 극중의 악인 ‘빌’을 죽이기까지 그녀가 걸어가야 할 처절한 그리고 철저히 복수의 과정이 얼마나 힘겨울지를 예감하게 한다.

 

시간의 순서를 거스른 그러나 너무도 효과적인 편집 그리고 에피소드들.

영화 <킬 빌 : Vol. 1>은 일반적인 시각으론 이제까지 보아온 익숙한 다른 영화들의 스타일에서는 느끼지 못한 너무도 이질적인 정말 이상한 영화다.(물론 쿠엔틴 타란티노로선 아주 익숙한 스타일이지만)

도무지 처음부터 중간 마지막에 이르기까지 시간의 순서는 아예 고려가 안된 것처럼 순서가 뒤죽박죽 섞여있는 이 영화는 그 순서의 파괴에 표한 매력을 풍기며 각각의 에피소드와 챕터들로 영화를 구성하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관객들에겐 지금부터 벌어질 재미난 광경을 그저 지켜보고 즐기라고 말하는 듯하다.

영화의 첫 장면 더 브라이드가 살해되는 장면에 이어지는 더 브라이드의 순서상 두 번째 제거 대상인 버니타 그린과의 대결, 그리곤 멕시코의 결혼식장의 더 브라이드의 참혹한 결혼식 살해현장에서 곧장 병원에 누워있는 그녀와 그녀를 암살하려는 엘 드라이버의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는 정신이 없을 정도로 시간을 거스른다. 코마에서 깨어나 복수를 다짐하는 브라이드와 오웬 이시이의 에피소드 그리고 청엽정에서의 마지막 혈투는 영화에서 사건이 발생한 순서와는 전혀 상관없이, 회상의 주체가 있던 없던, 주인공의 현 상황과 그녀 앞에 펼쳐질 일련의 사건들을 나열하듯 각각의 에피소드를 형성하며 감독이 내키는 대로 마음대로 늘어놓은 듯 부산하다. 그런데 묘한 것은 이렇게 아무렇게 늘어놓은 듯한 에피소드들은 영화가 진행될수록 묘한 힘을 발휘하며 흥미를 고조시킨다. 약에서 중 그리고 강으로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액션의 잔인함 또는 참혹함 그리고 그로 인해 형성되는 영화의 긴장감은 영화의 재미를 차츰 아주 조용하게 증가시키곤 마지막 청엽정의 결투에서 그것을 폭발시킨다. 그런 미묘한 영호의 흐름은 관객을 영화에 더욱 집중시키고 빠져들게 하는 마력을 보이며   더 브라이드와 오렌 이시이의 숙명의 대결 이후에 이어질 나머지 복수극을 담은 <킬 빌 : Vol.2>에 대한 기대까지도 증폭시킨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각각의 에피소드들은 챕터를 이루어 그녀가 죽여야 할 또는 복수의 과정에서 있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아주 친절하게 짚어주고 설명해 줌으로써 영화에 대한 이해를 돕게 해주고 동시에 영화에 대한 긴장감을 잃지 않게 해 준다.

 

영화 찾기의 묘미 : 패러디 혹은 오마주

영화 <킬 빌>은 오마주의 영화이며 한편 패러디의 영화다.(물론 그 패러디에 희극적인 요소는 전혀 들어있지 않지만…)

영화광 쿠엔틴 타란티노가 일본 사무라이/ 야쿠자 영화와 홍콩의 쿵후/ 느와르 영화들에 광적으로 집착하고 있음은 잘 알려진 사실. 그의 동양영화에 대한 경배와 사랑은 그의 영화 속 군데군데에서 느껴지는 감정 선에서 문득문득 등장하는 홍콩영화들의 화면 속에서 종종 보고 느낄 수 있었다. 동양영화에 대한 오묘한 재미와 묘미를 전세계 모든 이들에게 알리고   함께 하고자 했던 그의 염원은 영화 <킬 빌>로 성공적으로 형상화되어 관객을 사로잡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는 같은 동양인이면서 일본의 사무라이나 야쿠자 영화를 익히 접해오지 않았던 터라 그가 열광하였다는 6,70년대의 일본과 홍콩의 영화들과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던 터라 그런 영화들에 그다지 익숙해 있지 않은 이유로 많은 일본, 홍콩의 영화들을 절묘하게 버무려 완성하였다는 영화 <킬 빌 : Vol. 1>을 보면서 떠오르는 영화가 몇 편 되질 않을 것이다. (내가 찾아낸 영화가 고작 <사무라이 픽션>과 몇 편의 이소룡 영화니 원) 하지만 영화의 타이틀 롤을 맡은 우마 써먼의 의상에서 오렌 이시이를 설명하는 애니메이션, 그녀를 따르는 88인 회와 보디가드 고고의 스타일에서 직감적으로 느껴지는 전체적인 분위기는 그 정확한 실체를 알 수 없기는 하지만 많은 일본 영화와 만화 애니메이션들의 캐릭터와 분위기 그리고 스타일들을 두루 섭렵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다른 헐리웃 영화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디테일 한 감성선과 복수에 대한 비장함과 비정함이 점철되는 영화<킬 빌>은 Vol. 1에서는 일본의 사무라이의 정서를 Vol. 2에서는 홍콩의 쿵후를 기본으로 하는 무협의 정서를 기본으로 기존의 일본, 홍콩 영화들을 오묘하게 접목, 차용함으로써 영화적 재미를 형성함과 동시에 영화 찾기의 재미를 보여준다.

많은 영화들을 경배하며 오마주를 하면서도 마치 패러디를 하듯 경쾌하고 흥겹게 버무리고 섞어내는 타란티노의 감각과 솜씨는 너무도 기발하고 또한 적절하여 경탄을 금할 수가 없다.

 

영화에 너무도 잘 어울리는 다국적의 음악.

영화 <킬 빌 : Vol. 1>을 더욱 인상적이게 만드는 건 이 영화의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었던 건 이 영화에 삽입된 음악이 결정적인 구실을 한다.

이 영화의 도입부에 인상적으로 흐르는 낸시 시나트라의 노래 ‘뱅뱅’, 영화의 중반 하토리 한조의 집에서 배경으로 깔리는 ‘외로운 양치기’의 신비로운 선율, 마카로니 웨스턴 속의 황량한 모래바람을 연상시키는 음악과 청엽옥 대결씬에서 흘러나오는 일본음악에 이르기까지 영화는 모든 영화를 두루 섭렵하고자 한 이 영화의 본질을 보여주려는 듯 각국의 신비스런 음악들을 집대성하여 화려하고 다양하게 그리고 적절히 선곡하여 영화의 분위기를 더욱 비장하게 한다.

 

영화 <킬 빌 : Vol. 1>은 역시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폭력적이고 잔인하며 선혈이 낭자하는 피와 살인, 복수로 점철된 잔인한 액션 느와르다. 이제까지 보아왔던 어떤 영화들에게서도 느낄 수 없었던 폭력이 기존의 타란티노 영화조차도 무색하게 할 무자비함과 잔인함이 존재하는 영화이지만 이상하게 <킬 빌 : Vol. 1>에서 느껴지는 잔인함은 낯설다기 보다는 익숙하단 느낌이다. 요즘 자주 접하게 되는 한, 중, 일의 무협, 사무라이 극이나 일본의 장편 만화영화나 애니메이션 그리고 일련의 성인만화에서 익히 접했던 일련의 잔인한 장면이 그저 형상화되어 있을 뿐 기존에 접했던 그 무엇과 그다지 거리가 멀지 않은 영화 속 잔인한 장면들이 거부감을 준다기보다는 오히려 친숙하게 느껴진다.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액션이 기존의 활자나 그림매체에서 보아왔던 것보다 훨씬 현실적이고 실감나는 영상을 보여주고는 있으나 그 폭력이 잔인함이 타란티노 스타일로 경쾌하고 발칙하게 때론 흥겹(?)게 연출되어짐으로써 무자비함과 비정함으로 점철된 피의 복수극임에도 영화는 화려함과 흥미로움만 느껴진다. 적절한 와이어 액션과 엄격한 사무라이 검법으로 이어지는 영화의 액션 스타일은 총기나 단검으로 보여지던 기존의 폭력물들과는 엄격한 차별을 이루고 영화를 더욱 독특하고 대중적이며 세련된 느낌으로 한층 재미있고 신기하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게 도와준다. 더욱 신선하고 세련되게 단장된 타란티노식 영화문법은 관객을 더욱 영화에 몰입할 수 있게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는 구실까지 한다.

 

난 영화 <킬 빌 : Vol.1>을 보면서 쿠엔틴 타란티노라는 감독에 대해 갖고 있었던 선입견이 부끄러웠다. 그 감독의 재기에 영화적 상상력과 영화에 대한 열정을, 영화를 보고 느끼는 방법과 그것을 형상화 시키는 그만의 방법에 감탄하였고 그가 많은 사람의 지지와 찬사를 받는 이유에 대해서 느낄 수 있었다.

영화 <킬 빌: Vol. 1>은 기존 타란티노의 영화에서 느껴졌던 영상의 거부감이나 이해하기 힘든 블랙유머 그리고 컬트적 난해함이 배제된 보다 대중적이고 세련되고 재미있어진 타란티노식 유머어를 느낄 수 있다. 액션의 잔혹 또는 잔인함을 매혹 또는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게 만드는 타란티노의 힘, 많은 영화들을 섞어내면서도 전혀 어색함이나 불편함을 느낄 수 없게 만드는 그의 재기가 훌륭히 녹아 든 새롭고 흥미로운 액션 영화로 생각된다.

 

사족 : 이 영화의 마지막부분 청엽정 결투에서 88인의 사무라이들과 벌이는 액션씬은 매트릭스 2에서 네오와 100인의 스미스와의 대결씬이 연상되었다. 그래픽과 특수효과로 점철된 그리고 신선함을 느낄 수 없었던 매트릭스 2의 그 장면보다 그래픽이나 특수효과하나 없이 약간의 와이어만을 이용한 리얼하고 잔혹한 액션영상을 만들어낸 킬 빌의 액션이 훨씬 더 돋보이는 건 나만의 생각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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