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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 이름의 울림이라.. 실미도
ysee 2003-12-23 오후 5:29:12 1641   [9]

감독:강우석   주연:설경구, 안성기, 허준호, 정재영

<호>[실미도] 이름의 울림이라..

1971년 8월 "무장공비"라는 치욕적이고도 서러운 오명을 받았던 이들이 사라졌었다. 이후 세인의 관심사에서 멀어졌던 그들.. 30여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그들의 진실을 알리는 영화 한 편이 개봉을 한다. 영화는 "실미도"! 영화가 제작된다는 소식을 접할 때부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었고 과연 불우한 역사의 사건을 어떻게 풀 것인가에 초점이 맞추어졌던 영화.. 이젠 말할 수 있다라는 느낌을 가져다준 "실미도"의 진실은 한 편의 감동 드라마로 관객 앞에 펼쳐졌다.

아직도 진실이 풀리지 않고 있는 "실미도" 사건을 당시의 사건을 자세하게 풀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인권이 유린되어 오로지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서서 지독한 훈련만을 받아야 했던 그들.. 북에 침투하여 김일성 목을 따야만 했던 그들.. 목적이 뚜렸했던 그들.. 하지만 그들을 만들고 훈련시켰던 이들에 의해서 희생이 되어야만 했던 그들.. 세인의 관심사에서 멀어졌었던 그들의 한을 한 편의 영화를 통해 전해주려는 영화의 이야기는 충분히 31명 684 부대원들을 대변하기에 충분했다.

영화는 감추어졌던 사건을 들추어 누구의 잘잘못을 가리자고 제작된 것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실미도 사건에 대해서.. 684 부대에 대해서.. 31명의 대해서.. 여러지면을 통해 하나하나 공개되고 있기에 필자는 가급적 언급을 하지 않겠다. 영화는 정확하게 세가지로 나누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하나는 실미도.. 684 부대에 발탁된 이들의 모습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기에 그들은 사회의 밑바닥 인생을 걷고 있거나 연좌제에 묶여 사회에서 버림받은 자들이다. 둘째는 그들이 실미도에서 혹독한 훈련을 받는 모습을 보여준다. 세 번째는 명분과 목적이 사라진 그들의 운명을 보여주고 있다. 설마 했던 것이 진실로 밝혀지면서 전해지는 충격과 안타까움이 영화 속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어 관람하는 이들의 눈시울을 적시고 있다.

684부대에 발탁된 이들은 당시에 사회에서 버림받은 인물이라는 것은 영화를 통해 알 수가 있듯이 철저히 전략적인 계산이 들어간 발탁이다. 사회의 악이라고 판단된 이들.. 무기수나 사형수들의 범법자들로 구성된 훈련병들은 국가가 애초부터 이들을 구원해줄 생각이 없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사면해주고 새로운 삶을 보장해준다는 달콤한 말에 그들은 "그래 이 한몸 나라를 위해 무언가를 해줄 수 있구나.."란 마음가짐으로 죽을힘을 다해 훈련에 임했고, 그들이 돌아 갈 수 있는 가족의 품을 그리워하며 지옥 같은 날들을 버티었다. 이런 684부대원들의 마음을 영화 속 고된 훈련 장면을 통해 담아내었기에 이후에 벌어질 국가의 만행을 짐작할 수 있게 만들었다.

정치적으로 남북한 화해 무드가 조성 되어가는 시점에 굳이 북한의 심기를 건드릴 필요가 없다고 판단되어 서서히 684부대원들의 존재가치를 인정하지 않게 하기 위한 또 다른 정치적인 생각은 그들을 두 번 죽이는 것과 다름없다. 684부대원들이 탈영[부대를 이탈했기에..]을 하고 청와대를 향하는 것은 자신들이 존재가치를 인정해 달라는 것이다. 다른 이유가 없다. 주민등록 말소.. 이 의미는 대한민국의 국민이 아니다란 말이다. 아니 이미 서류상으론 죽은 자들이기에 존재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다. 이 말은 굳이 영웅들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죽어서 자신의 묘소에 이름을 새길 수 없다는 것.. "이름" 이것이 영화가 말하고자 했던 것이다. 684부대원들.. 훈련병들을 훈련시켰던 기간병들 중 전사한 이들은 국립묘지에 안장되어 있다. 하지만 훈련병들은 그러하지 못하다. 31명이라고만 알고 있지 정확히 그들의 이름조차 모른다. 그래서 영화는 버스 안에서 자폭하기전 자신들의 이름을 곳곳에 써놓는다. 불에 타 사라질 이름의 흔적이지만 그래도 그들은 자신의 존재가치를 세상에 알리고 싶었던 것이다.

필자는 그들이 그토록 알리고 싶었던 자신들의 존재여부에 대한 울부짖음에 흘리는 눈물을 훔쳐야만 했다. 이름 석자에 이토록 진한 감동과 여운을 가져다줄지 몰랐다. 그저 잊혀졌던 역사적 사건을 들추어내어 "그들은 이렇게 모여서 훈련했고 그렇게 사라져갔다"란 식으로 표현될 줄 알았지만, 영화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다루고 있다는 것에 적잖은 놀라움에 사로잡혔다. 인간의 삶에 있어서 자신만의 명분과 목적에 의해 삶을 영위해 간다. 막연한 미래가 아닌 뚜렷한 자신만의 목표를 세워 그것을 얻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아 붓는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행하는 것! 누구나 행하는 것을 684 부대원들은 할 수가 없었다. 미래가 없던 그들에게 국가는 그들에게 희망의 미래를 제공하였지만 권력을 앞세워 미래를 짓밟았다. 그들에게도 인간으로써의 선택권이 있고 인간다운 삶을 살 권리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영화는 군인들을 다루고는 있지만, 사실 인간을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 영화를 통해 박정희 정권의 과오를 들추어 책임자를 문책하고 공식적인 사과를 받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잊혀졌던.. 사라졌던 31명의 존재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684 부대원들의 사라진 인생과 명예를 되찾게 해주는 것이다.

예전에 누군가 "비겁한 자여 그대는 국가라..."라는 말을 했다. 이 말이 떠오는 이유는 당시의 정권은 비겁했다. 그 어떤 누구도 책임을 지려 하지 않았다. 물론 지금도 책임을 지려는 이들이 없다는 것을 안다. 실미도 사건으로 알려진 북파 공작원들.. 684 부대원들 뿐만아니라 현재 자신들의 존재 가치를 정부에서 인정해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그들 역시 북파 공작원들이다. 그들은 사형수도 무기수도 아니다. 평범했던 청년들이었고 나라를 위해 목숨 건 대한민국 군인들이었다. 국군 산하 첩보부대들의 존재와 인권에 대한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는 사실을 대한민국 국민들이라면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 진실은 언젠가 드러나는 법이다. "실미도"를 통해 숨겨져 왔던 진실을 알게 되면서 그들도 인간이며 자신의 이름 석자를 간직하고 싶던 아픈 심정이 스크린을 통해 울림으로 다가오는 영화에 박수를 보낸다.

작품성:★★★★   대중성:★★★★

인천에서"호"...[ www.onreview.co.kr - 온리뷰 ]

50자평: 그들도 인간이며 자신의 이름 석자를 간직하고 싶던 아픈 심정이 스크린을 통해 울림으로 다가오는 영화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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