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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종료 15여분을 남기고 감상평을 쓰는데요... 아버지의 이름으로
choissh 2003-12-25 오전 2:01:52 1908   [2]

비디오 가게에서 낯익은 제목이 우연찮게 눈에 띄길래 생각을 해보니,

제가 무비스트의 20자평을 언제 한 번 봤었더군요.(강추 분위기)

근데 20자평의 대체적인 평가처럼 그렇게 감동적이고 너무나 추천하고 싶은, 그런 영화는 아닌 듯 하네요,

마지막 15분간의 내용은 뻔하니까요. 그 사이에 일어날 만한 눈부신 반전이나 감동적인 씬이 있을 거라고는 별로 생각되지 않는군요.

며칠 전에 봤던 빌리 엘리어트랑 어쩌면 비슷한 맥락의 영화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과 이야기 중후반에 일어나는 극적 사건으로 인한 해소.

'아버지의 이름으로'에서는 진범인 조가 교도소 소장인가요? 아무튼 그 인물을 태우는, 그제서야 아들이 선악을 제대로 구분할 수 있는 눈을 뜨게 해주는 그 사건이 바로 영화의 흐름이 바뀌는 곳이죠.

전 이 영화 보고 아마 영화의 의도와는 좀 다르게,

폭탄 테러로 여러 수십명을 다치게 하고 죽게 만드는 테러범이나,

'거짓 자백을 받아내는 대상'이라는 면에서 살인의 추억과 비교가 좀 되던데요, 희극적 인물로 잡느냐 아니면 사실성 있는, 현실감이 있는 인물(어떤 인간이냐 하는 것)로 잡느냐가, 영화의 전체적인 긴장도를, 텐션의 팽팽함을 결정한다고 할까요? 이 영화는 좀 무거운, 아니 무겁다기보다는 여유가 없다고 할까요, 지루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영화의 문제라기보단 관객의 취향 문제겠죠. 제가 대부분의 국산 영화에 들어있는 한국식 영화 유머에 익숙해져서 너무 빡빡한 영화는 싫은가 봅니다.

중간에 아들이 아버지에게로 돌아서는 그 시간이 너무 짧았던 것과(이건 빌리 엘리어트에서도 마찬가지였다고 봅니다) 석방 운동이 어느 순간 갑자기 활발해진 게 흐름상 별로 매끄럽지 못했다고 보네요.

하지만 볼 만한 영화라고는 생각합니다. 전 빌리 엘리어트에 이어봐서 좀 식상한 감도 있었지만요. 8~9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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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이름으로(1993, In the Name of the Fa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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