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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이방인일 뿐이다.... 컷 런스 딥
happyend 2000-12-23 오후 5:54:36 1293   [4]
  지난 주 신문 영화란에서 허리우드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한
국계 인물들에 대한 기사를 보았습니다. 기회의 땅이라는 미국이 사
실은 편견이 존재하는 백인 사회라는 걸 잘 알고 있는 우리로써는
그들의 노력이 눈에 보입니다.(미국에서 방영중이라는 성공한 이민
자들에 대한 광고를 뉴스에서 보고 있자니 너무 웃겼거든요.) 미국
에서 제작된 [컷 런스 딥]은 그런 성공한 소수 뒤에 숨겨진 또 다
른 이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뉴욕의 한 허름한 중국집의 배달부인 한국계 혼혈인 벤은 어느날
배달을 갔다가 한국계 갱인 JD와 만나게 됩니다. 누군가 그들을 감
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그들의 도주를 도와주면서 그들의
일파에 끼게 된 벤은 그들의 삶에 깊게 잠식당하게 됩니다. 어디 가
든 큰 소리를 치고 당당한 것처럼 보이는 지금을 통해 과거의 구차
한 자신을 잊고 싶었던 것이겠죠. 그러나, 언제 그렇듯이 갱의 인생
이라는 게… 특히나 삼류 건달패의 인생이란 게 끝이 좋을 리가 없
죠. 결국 그들은 그들의 미래를 볼 수 없는 생활과 갱들간의 알력
속에서 자멸하고 맙니다.

  드라마나 시사프로그램을 보면 가끔씩 그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완전한 한국인인 부모님 세대와는 달리 한국적인 가정과 미국식 생
활의 가치관 사이에서 부딪치며 힘든 인생을 사는 한국계 미국인들
인 그들의 이야기를요. 하지만, 아무리 같은 한국인이라해도 바다
건너에 있는 그들은 우리에게 너무나 먼 이야기이고 도대체 와닿지
않죠. 그 사이에 어느새 그들은 미국사회에 위협이 되는 코리언 갱
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들의 모습을 시사 프로그램이 아닌 영화
에서 보는 건 아마 이 작품이 처음이지 않을까 싶군요. 이재한 감독
은 그가 미국에서 본 그들의 모습을 느와르 풍으로 그려내고 있고,
그렇게 무너져 가는 그들은 무척이나 안쓰러웠습니다.

  그러나, 역시나 이재한 감독 역시 이방인이었던 걸까요? 등장인물
들은 한국계라는 딱지와 검은머리를 빼고는 그다지 진지하게 와닿
지를 않더군요. 특수성보다는 보편성으로 무장한 양아치 이야기를
보는 것 같아서… 마치, 한국 감독이 만든 [트레인스포팅] 같다고
할까요? 이방인이 다른 세계를 본다는 게 얼마만큼 한계에 부딪힐
수 있는가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들의 고민을 진지하고 깊게 파고들
지 못한채 보여지는 겉모습만 나타나고 있군요. 너무 무게만 잡고
있는 JD의 모습은 마치 감독의 그런 마음을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
다. 주역임에도 불구하고 무게만 잡고 있는 JD의 모습은 그가 진정
으로 표현해야 할 그 무엇마저도 그 침묵 속으로 가라앉혀 버리고
있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고, 스토리 라인도 그리 나쁜 편이 아니었는
데도 제가 그다지 몰입되어 못 본 데에는 아마도 중심 핀트가 제대
로 안 맞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중심부에 결코 다가가지 못
한채 떠돌다가 외로이 인생을 끝낸 그들은 비단 미국이 아니더라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조금만 더 그들에게 다가가 이
야기를 만들었다면 관객들에게 훨씬 공감을 얻을 수 있지 않았까
요?

(총 0명 참여)
pecker119
감사해요.   
2010-07-03 08:2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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