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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보는 사람의 취향이나 살아온 환경에 따라 <해피엔드>를 떠올려 볼수 있게 하거나,<파이란> 또는 <어느 시골사제의 일기>를 떠올리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불륜을 소재로 택했다는 점은 <해피엔드>를 연상시키지만, 사랑을 통해 구원을 이루고자 한 영혼의 몸부림은 <파이란>의 강재를 떠올리게 만든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엑기스처럼 등장하는 주인공의 일기장은 되돌이킬수 없는 운명의 비극을 다시한번 되씹게 만들어준다.
영화는 일반적인 멜로코드에 전쟁과 혼돈속의 휴머니즘을 곁가지로 치는 세련됨이 돋보이고, 경계에 걸쳐있는 사람들의 혼돈을 다양한 각도에서 담아내었다. 이러한 경계속에서의 혼돈은 주인공 온드리스, 그의 아내 야드비가, 야드비가의 옛사랑프란시, 온드리스의 어머니등에서 묘사된다.
온드리스는 야드비가와 늘 함께 지내기 위해 전쟁터에서 자신이 빠지는 대신 경찰의 밀정이 되어서 친구를 배신하는 아이러니의 혼돈속에 휘묻히게 되며, 야드비가는 남편 온드리스와 옛사랑 프란시 둘중 어느 누구도 선택하지 못하고, 프란시는 야드비가뿐만아니라 야드비가의 친구마저도 사랑하게되고, 그리고 온드리스의 어머니는 야드비가의 존재로 더욱 외로워할 수밖에 없는 어머니의 갈등을 그려낸다.
자..이쯤되면, <해피엔드>나 <글루미썬데이>식의 여자 1명에 남자2의 공식으로 설명하기엔 버거운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바로 이런 매력은 다양한 인물의 스펙트럼속에 나는 어떤 인물과 닮아있으며 내가 경험한 사랑, 내가 동경하는 사랑은 어떤 것인지 한번 체크해 볼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이 영화는 온드리스와 야드비가의결혼식을 중심맥으로 한다.온드리스는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녀와의 결혼식에 들뜬 청년이고 야드비가는 내가 보기엔 펑퍼짐한 아줌마같지만, 온드리스의 몸과 마음을 녹이기에 충분한 뇌쇄적인 여자로 등장한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적절히 표현하기에는 아무래도 베드씬이 적격일터.... 이 영화는 영화 곳곳에 베드씬의 모든것을 관객에게 선사한다. 그러나, 왠지 어색하고 껄끄러운 이유는 뭘까? 바로 한국인의 정서에 걸림돌이 될만한 불륜이라는 코드, 동성애적 코드때문이다.
이 불륜과 동성애를 극복하는 지점에서 이 영화의 전체 지형도가 한눈에 들어오지않을까?
참고로 <해피엔드>의 최민식과 온드리스를 비교하는 것도 재밌는 경험이 될것 같다. 한국사회에서의 불륜의 종말과 헝가리에서 불륜의 마침표는 너무나도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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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드비가의 베개(2000, Jadviga's Pillow)
제작사 : Mafilm, Uj Dialog Studio / 배급사 : 예맥필름
수입사 : 예맥필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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