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 영화를 스페인에서 친구들과 봤다.
나야말로 바르셀로나로 교환학생을 다녀왔던 학생이었고, 같이 갔던 친구들도 다 같은 교환학생들이었다.
막 바르셀로나에 도착해서 언어도 문화도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하기만 했던 그때, 우리들 얘기라면서 권하는 친구들을 따라 갔다.
그 때의 낯설면서도 재미났던 경험들이 지금 떠오른다.
아마 이 영화를 보면서 난 내 교환학생 시간들을 어느 정도 머리에 그렸었던 것 같다. 하지만 정말이지..
훨씬 더 빛나고 환상적이었던 시간이었다.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에서 온통 새로운 것들과 마주치게 되면 난 뭐가 나였는지도 잊게 된다. 모든 상황에 적극적으로 나를 부딪혔고 반응한다.
하나도 놓치지 않고 흠뻑 이 시간을 즐겼던 것 같다.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순서대로 밟아온 내 삶에 정말로 다른 어떤 큰 변화가 뻑하고 치고 들어왔다.
너무 강하고 아름다운 펀치에 아직도 꿈에서 깨지 않은 것처럼 멍하다.
사실 이 영화가 한국에 개봉되리라고는 생각도 안해보았다.
유럽 영화들은 거의 한국 영화관에 걸리기 힘든 것도 있지만. 스페인이란 나라에 사람들이 얼마나 친근감을 가질지..
하지만 이건 분명한 것 같다.
이 영화가 담고 있는 경험은 나에게 너무나 소중하고 그립다.
나만 알고 있는 줄 알았던 이야기가 정확히 1년 후에 내가 아는 사람들에게 전해질 수 있다는게 너무 신기하고 반갑다.
몇일 후면 이 긴 여행을 접고 한국에 간다.
얼른 이 얘기를 사람들에게 하고 싶다.
여기가 어디고, 저기가 어디고.. 뭘하고 지냈는지.. 내가좋아했던 곳은..
익숙한 것은 아니다. 이영화의 편집이나 주제 조차도..
하지만 그런 독특하고 이색적인 것의 도전이 가저오는 감동은 참 새롭고 값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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