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펼쳐지는 눈 덮인 아시아크 그곳에서 만나는 두 남자의 가슴 한켠에 자리하고 있는 사랑이....
생사를 오가는 절박한 상황 속에서... 그들의 기억을 통해 서늘하면서도 안타깝게 다가왔다..
두 사람의 마음 속에 자리하고 있는 사람 경민.. 그녀는 두 사람이 그토록 잊지 못하고 아파할 만큼..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그녀는 모습이 멜로 영화 속의 흔한 청순가련이었다면 이렇게까지 인상 깊게 다가오지 못했을 것이다. 그녀는 산에 대한 열정이 있고, 20대 새내기 대학생이 갖는 맑고 생기 넘치는 발랄함으로 가득한 여자다. 그런 그녀가 갑작스럽게 다가선 힘들고 위험한 사랑에 때론 무모하리만치 용감해지고.. 때론 그로 인한 상처에 웅크리며 안으로 아픔을 삭이는... 그녀의 눈빛이....눈물이...흔들리는 눈동자와 떨리는 입술이.... 두 남자의 기억 속 편린들을 통해 아프게...예쁘게...그렇게 다가왔다.
이 영화 속에서 김하늘은 그렇게 예쁘고 슬펐다. 지금껏 영화 속에서 보여진 김하늘의 모습중 가장 맑고 아름다운 캐릭터였다. 영화를 보고 난 이후에도 여전이 그 울림과 여운이 남는...
거기에 완연하게 성장한 연기를 보여준 송승헌에 조금 놀랐고... 자신의 감정을 폭발하는 것이 아니라 안으로 삭이고 감추어야 하는 어려운 캐릭터를 소화해낸 이성재씨.. 그는 여전히 신뢰감을 주는 몇 안되는 배우로서 우리가 갖고 있는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
추위와 싸우고 체력의 한계를 넘나들며 공을 들인 캐나다 설악의 경관은 정말 장관이었다. 세 사람을 비롯한 배우들의 산악등반 장면들에서도 사실적인 연기로 그들의 땀과 노력이 진하게 느껴졌다.
영화를 보고서 각종 영화 관련 사이트들에서 반응들을 보니 이 영화에 대한 기대들을 많이 하는 것 같았다. 다른 경쟁작들과 비교해 세 배우들이 갖는 배우로서의 존재감과 무게감에 대한 신뢰의 글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신뢰는 영화 속에서 더욱 굳건한 믿음으로 다가왔다.
지금껏 보여준 멜로영화들의 신파적 이야기 구조와 전형적인 캐릭터들에서 한발자욱 나아가 새로운 여성 캐릭터와 소재를 통해 단백하면서도 절제된 사랑 이야기를 만들어 낸 <빙우>가 앞으로의 멜로 영화들에 긍정적인역할을 해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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