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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이 아름다운 산악멜로!! 빙우
julialove 2004-01-11 오후 3:22:09 983   [15]

최근들어 한국영화계는 야심있고 재능있는 신인감독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특히 개성있고 독특한 시나리오와 참신하면서도 재기발랄한 연출력은 신인감독들만이 가지는 최고의 장점이기도 하다.그런점에서 최근 성공한 몇몇 신인감독들의 작품들은 더욱 가능성을 가지게 만들어 주었다.그리고 산악영화라는 또다른 시도로써 영화팬들의 이목을 집중하게 하는 영화 [빙우] 또한 김은숙이라는 여성 신인감독의 데뷔작이라는 점이 더 기대를 하게끔 해준다.스릴있고, 긴장감 넘치는 산악장면 속에 묻어나는 애틋하고 가슴 아픈 로맨스는 기존의 산악영화가 가지는 이미지를 벗겨주기도 한다.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라고 하면 쉽게 가지게 되는 흥미진진하고 스릴 넘치는 화면보다는 주인공들의 섬세한 감정과 사랑을 테마로 한 갈등과 화해를 중심으로 전개된다는 점이 영화 [빙우]가 가지는 또하나의 포인트가 되는 것이다.영화 [빙우]는 삶과 죽음 사이를 오가는 산이라는 광범위한 장소를 배경으로 역시 엇갈린 세 주인공의 사랑이 차분하게 녹아드는 산악멜로 영화인것이다.

알래스카의 아시아크 등반 중인 우성과 중현은 우연한 사고로 인해 조난을 당하게 된다.다리에 심한 부상을 입은 중현과 그 곁에서 그를 보살피는 우성은 차츰 각자의 기억속에 있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아시아크 라는 산을 오게 만든 이유가 된 중현과 우성의 그녀, 바로 "경민"이란 여자에 대한 기억이다.영화 [빙우]는 아시아크라는 하얀 눈으로 덮인 광활하고 거대한 산을 배경으로 두 남자와 한 여자 사이의 얽힌 애틋한 감정을 보여주고 있다.대학교 야구부 선수였던 우성에게 있어 경민의 존재는 가슴 아픈 첫사랑의 주인공이다.항상 친구로써 자신을 대하는 경민을 보며 우성은 설레임 가득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지만 경민은 이미 오래전부터 다른 남자에 대한 사랑을 간직하고 있다.한편 오래전부터 산악등반을 해온 중현의 기억 속 경민은 이루어질 수 없었던 애틋한 사랑의 주인공이다.너무도 사랑하지만 그들의 감정을 숨겨야 했던건 바로 중현에게는 이미 가정이 있었기 때문이다.영화 [빙우]는 이렇게 한 여자와의 서로 다른 모습의 사랑을 간직한 두 남자의 이야기가 서로 교차되면서 전개되어 진다.잔잔하면서도 가슴 찡한 두 사랑이야기 속에서 섬세하게 보여지는 주인공들의 감정선이 거대한 배경과 긴장감 넘치게 하는 화면속에 자연스럽게 묻어남으로써 자칫 지루하고 딱딱해질 수도 있는 분위기의 영화를 서정적으로 다가오게끔 해준다.

무엇보다 [빙우]가 여느 뻔한 멜로영화와 차별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산악영화라는 점과 두 남자의 회상을 통해 진행되는 독특한 전개와 스토리,무엇보다 신인감독다운 참신한 연출과 여성 감독 특유의 섬세하고 부드러운 감정의 표현이 돋보인다.사실 중현과 우성의 멜로는 진부할 정도로 고정적인 틀을 갖추고 있지만 그럼에도 두 남자 사이의 미묘한 감정의 교차와 경민이란 여자에 대한 두 기억이 하나로 엮어져 가는 과정은 관객들로 하여금 영화 속 스토리로 빠져들게 만들어 준다.무엇보다 긴박한 상황 속에서 서로 다르지만 또 서로 같은 사랑에 대한 기억을 이야기하는 두 남자의 모습은 애틋함 마저도 느끼게 한다.[빙우] 역시 신인감독만의 참신한 스토리와 전개가 눈에 띄지만 다소 아쉬운것은 주인공들의 감정과 러브스토리에 치중한 탓인지 산악영화로써 가지는 재미를 조금은 놓쳐버린 것이다.간간이 등장하는 눈바람이 휘몰아 치는 아시아크의 광활한 풍경이나 삶과 죽음을 오가는 산악 등반 장면이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조금 더 많은 볼거리를 주었다면 관객들의 눈마저 즐겁게 해주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섬세하고 부드러운 스토리와 화면들에 가려져 산악영화만이 보여줄 수 있는 볼거리들이 입가심 정도로만 끝났다는 것이 조금은 안타깝게 느껴지는 것이다.

산이든 바다든 자연을 배경으로 한 영화는 언제나 배우들에겐 노력과 위험이라는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다.그런 점에서 영화 [빙우] 속 배우들의 연기는 그러한 노력의 흔적들이 엿보인다.무엇보다 영화 속에서 관객들의 주목을 끄는 것은 두 남자의 기억 속 사랑의 주인공을 연기한 김하늘의 연기다.[동갑내기 과외하기]로 성공적인 코믹연기 변신을 보여줬던 김하늘은 사실 TV드라마로 더욱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그래서 이번 영화 [빙우]에서 보여준 김하늘의 차분한 연기는 단연 돋보일 수 밖에 없을것이다.우성의 기억 속 발랄하고 털털한 성격의 경민과 중현의 기억 속 당차면서도 여린 모습의 경민이라는 조금은 다른 모습의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소화해낸 김하늘의 연기로써 더욱 애뜻하고 가슴 찡한 멜로를 전해준다.또한 영화로는 그다지 큰 빛을 보이지 못한 송승헌과 여러 영화를 통해 연기파 배우로 인정 받는 이성재또한 영화 속에서 차분한 연기를 보여준다.첫사랑의 실패라는 아픔 기억을 간직하고 있지만 첫사랑의 다른 남자인 중현을 끝까지 보살피는 의리있는 남자 우성을 연기한 송승헌은 전작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의 캐릭터로 조용하고 차분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었다.그리고 이루어지지 못한 아픈 사랑의 기억으로 죽음 앞에서까지 고통스러워 하는 중현을 연기한 이성재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또한 다시금 이성재라는 배우에 대한 신뢰감을 가지도록 해준다.[플란다스의 개][신라의 달밤]등 여러 영화 속에서 각기 다른 모습의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표현했던 이성재는 이번 영화에서도 역시나 중현이란 캐릭터를 깔끔하게 연기해내고 있다.영화 [빙우]는 김하늘,이성재,송승헌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스토리 탓에 유해진이나 김영준 등 조연들의 활약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지만 세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스크린에 몰입하게 되는 힘을 가진 것이 바로 영화 [빙우]의 또다른 힘이기도 하다.

영화 [빙우]는 얼핏보면 그저 산악영화라고만 비쳐질 수 있을 것이다.눈발 날리는 거대한 산과 등산복 차림으로 피곤에 지친 배우들의 모습이 드러난 포스터는 그런 생각을 더욱 실감나게 해준다.하지만 영화 [빙우]는 "산악멜로"라는 점을 특히 강조하고 싶다.진부하고 유치하기까지한 멜로영화의 틀에서 벗어나 산악영화가 가지는 긴장되고 광활한 볼거리까지 전해주는 독특한 느낌의 산악멜로 영화인 것이다.그리고 그 속에서 펼쳐지는 두가지 사랑이야기를 통해서 가슴 찡한 여운까지 느낄 수 있는것, 바로 그것이 영화 [빙우]가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하다.또한 각자의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표현해낸 김하늘,이성재,송승헌 이라는 세 배우의 연기를 확인하고, 김은숙 이라는 우리나라의 또다른 신인감독의 가능성도 확인할 수 있는 인상적인 영화로써 [빙우]가 한걸음 나아간듯 해서 기분이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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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우(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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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홈페이지 : http://www.bingwo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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