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다 못해 순진하기까지 한 현수...
그가 강남으로 전학가던 날 부터 그의 일생의 사건들은 시작된다.
현수와는 절대적으로 어울리지 않는 학교에서
그와 더더욱 어울리지 않는 학교짱 우식과 친구가 되면서
그동안 현수가 느껴왔던 세상과는 다른 맛을 느껴가기 시작한다.
현수가 사랑했던 은주...
친구 우식의 여자친구이기에 그저 옆에서 바라보고 아파해야만 했던 첫사랑의 기억.........
이 영화는 현수라는 인물의 학창시절 이야기를 그린다.
폭력과 욕설이 난무했던 학교에서 현수가 느끼고 변화해야만했던 것들이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현수가 학교 복도 창문을 깨고
"대한민국 학교 좆까라 그래!"라고 외치는 모습은
현수의 복잡했던 마음, 영화에서 보여지는 어지러운 학교의 실태를 뼈저리게 느끼게 한다.
또한 현수의 아버지가 대학못가면 잉여인간으로 남는다라고 한 말도 우리의 교육현실이 뭔가를 말해준다.
영화를 처음 보면서 현수역의 권상우와 우식역 이정진이 평소 이미지로 봤을 때 배역이 서로 바뀐 것 같아 의외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내 처음 생각대로 권상우가 우식역, 이정진이 현수역을 맡았다면 단순히 평범한 영화로만 남을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배우는 캐스팅의 언밸런스를 영화 속 인물들의 조화로 멋있게 승화시키는 연기력을 발휘했다.
권상우는 예의바르고 순진한 현수의 감정들을 기대 이상으로 잘 표현했다.
특히 권상우의 다소 기죽은 듯한 말투는
영화 내내 '권상우에게도 저런 면이 있었나...'하는 놀라움마저 안겨줬다.
이정진도 평소의 반듯한 이미지를 벗고 반항기 가득한 우식을 잘 소화했다.
조연들의 연기는 다소 무겁게 흘러가는 영화에 간간히 재미를 덧붙인다.
다만, 한가인은 은주의 감정들을 표현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듯 싶다.
잔혹했지만,
지나고 나면 때로는 아름답다고 느껴질 1978년 말죽거리.
한번 느껴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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