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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민트 패티] 인간미 상실의 무서운 영화로의 진보. 페이첵
indisle 2004-01-19 오전 11:05:42 1120   [0]

추억을 돈으로 살 수 있을까.

 

미래의 상상. 미지의 두려움보다 인간이 가진 무엇도 이루어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기에, 희망적이기도 두렵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상상이 가진 겁 없음. 물론 이것도 인간이 가진 능력의 잔인한 면을 보여주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두려움이 없는 상상은 <페이첵>의 주인공 벤 에플렉 (마이클 제닝스 역)을 기억을 사고 파는 정당한 인물로 겁 없이 등장시키고 있다.

 

<매트릭스>의 열풍이 지나간 후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보듯 영화 속의 인류의 미래는 늘 새로운 기술과 신 인류의 초능력으로 북적거린다.

하지만 인간이 늘 두려워하는 미래에 대한 명확한 답을 기계가 대신 할 수 있을까.

혹은 인간의 기억을 임의로 지우고 살리는 특권이 우리에게 있을까.

장기를 파는 비 인간적인 행태가 암암리에 성행하는 현실에서 불가능의 상상은 없다.

그러기에 극악무도한 살인자보다 더 무서운 것이 윤리를 돈으로 묶어 버리는 윤리없음이 아닐까.

 

<페이첵>에서 벤 에플렉은 일급기밀만을 다루는 공학자로 등장한다.

단기 프로젝트에 따라 기업이 원하는 성과를 이루고 그의 기억은 보수를 지불 받음과 동시에 제거되지만 2달 이상의 기억 제거에 경험이 없던 그에게 친구의 3년간 프로젝트의 제안.거대한 지불금액 뒤에 숨은 배반과 자신의 방어 이후, 그는 없어진 기억 속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고분분투 한다.

 

오우삼 식의 동양 액션이 두드러지게 흡수된 일면 곳곳보다,

우마 서먼의 확실한 액션 배우화 보다,

예언마저 의미없이 확실히 미래를 가시화하는 신 기계의 등장 보다,

내가 두려운 것은 감히 인간의 기억을 임의로 돈으로 바꿀 수 있다는 상상.

벤 에플렉 처럼 사랑했던 그녀와의 기억도 잊은채 사랑했을꺼라는 주위의 정황들로 그 사랑을 받아들이는 운명처럼 불쌍한 것이 어디있을까.

세상에 돈으로 안되는 것은 없다. 안되는 것이 있어도 언젠가는 돈이 먼저가 되는 황금만능은 인간의 기억과 추억조차 한낱 종이다발과 바꿀 수 있는 것이 되어 버렸다.

이미 우리 영화 속에서는 <토탈리콜>에서 보여준 두려움조차 깡그리 무시해버렸다.

<페이첵> 속에서 우리는 이미 기억이 추억이 될 수 없는 두려움마저 없는 인류로 냉정하게 진화되었다.

 

한국 직장인의 10억 만들기 프로젝트가 붐인 시대. 로또가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대박의 꿈을 실현시키는 시대.

현실에서 돈은 중요하다. 하지만 돈으로 살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은 분명 있다.

잃어버린 첫 사랑의 추억과 시시때때로 나를 괴롭히는 인간 관계의 변화, 영원히 기억하고 싶지만 자꾸 희미해져 가는 삶의 단편과 잊고 싶은 사람까지.

운명론자는 아니지만 불교의 업보처럼 자신이 짊어지고 가야 하는 모든 짐들까지도 벗어버리려고 몸부림 치는 인간의 모습은 이런식으로 정당화된 영화로 다시금 부활하고 있다.

돈이라면 그깟 기억쯤이야.

상상의 두려움은 그것이 현실화 될 수 있고 암암리에 우리 기억에 당연한 것들로 자리잡는것에 있다.

 

<페이첵>의 다양한 비쥬얼과 멋진 액션은 오우삼이 선물한 시각적 선물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인간미의 반추는,

기억은 추억이 되고 추억은 죽을 때 까지 안고 가야 할 자신만의 보물상자라는 것.

가끔은 그 보물 상자가 열어서는 안되는 판도라의 상자가 되어 자신을 괴롭히더라도 아무도 똑 같을 수 없는 그 고통과 기쁨의 무게에 우리는 살고 있는거라고, 살아가는거라고.

 

<페이첵>

인간을 돈으로 매긴, 어쩌면 아주 무서운 영화로 진보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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