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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그리움을 위하여 말죽거리 잔혹사
js812j2s 2004-01-27 오후 4:22:33 970   [8]
 

 개봉 열흘만에 이 영화가 200만을 돌파했다고 한다.

일반 관객 입장에서는  관람 관객수가 사실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나와 공감대를 형성하였는가에 대해서는 다소 궁금증이 일기도 한다.


★ 구성

 영화는 1인칭주인공(현수)의 시점에서 전개된다. 때문에 다소 밋밋해 보인다는 의견도 있지만, 그만큼 강한 설득력을 지닌다. 상황과 타협하지 않는 이소룡의 ‘정무문’에서 시작하여, 대충 비틀거리며 웃자고 권유하는 성룡의 ‘취권’으로 끝맺는 구조의 수미상관 또한 삶을 풀어가는 감독의 시각을 엿보게 한다.

★ 인물

 주인공 현수는 많은 이가 말하듯, 단지 ‘소심한 모범생’이 아니다.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다소 어눌하고 수줍은 말투, 한 템포 쉬고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찍새를 구타하는 선도부장에게 무슨 권리로 교우를 때리느냐고, 동급생끼리 명령하지 말라고 분명히 말할 수 있는 자의식을 지닌 인물이다.  이러한 깨어 있는 의식은 선도부에게 맞고 돌아와 덜덜 떨고 있는 여린 급우의 공포를 놓치지 않았으며, 영화 후반부 이는 분노로 폭발한다. 많은 이들은 그가 쌍절곤을 휘두르며 억압세력에 항거하는 영화 후반부에 더 열광하였으리라. 그러나 이 부분은 액션을 위한 액션이 아니라 ‘처절한 자기 분출’이다.

 물론 현수가 여린 감성의 소유자이기는 하다. 가슴 저리는 첫사랑의 설렘과 방황, 그 성장통을 배우 권상우는 참으로 절절하게 연기해냈다. 배우 권상우의 탄생이다.


우식은 평면적인 캐릭터로, 열여덟의 충동성과 영웅의식을 그대로 드러내는 인물.

은주는 섬세하고 조심스러운 사랑보다는, 우식의 ‘거부하기 힘든 남성’을 선택하는, 그 역시 첫사랑으로 인해 상처받는 인물이다.

빛나는 조연들의 연기도 영화의 리얼리티를 살리는데 기여하였다.

★배경과 사건

유하 시인은 “학교에서 배운 것은 비겁한 굴종이며, 침묵하도록 강요당했다” 하였다.

그랬다. 우리의 제도권 교육은 개인의 고유한 빛깔과 무늬를 무채색의 교복 속에 가두었었다.

그 시절, 아니 어쩌면 현재 진행형일 수도 있는 잔혹한 공간, 학교.

학교는 제한적인 배경이 아니라 폭압적인 사회의 축소판이며,

그 속에 우리들의 가혹한 시절 열여덟이 있다.


각본을 쓴 이 또한 유하 감독이라 했던가.

그는 학원 액숀 로망을 표방하며 한 청춘의 슬프고도 잔혹한 성장기를 솜씨 좋게 엮어 놓았다.

이 청춘의 상실감과 절망, 고통과 분노가 절정에 달했던 옥상 격투신 후미에 흐르던 애절하고도 장엄한 음악.  그 부분에서부터 조금씩 차오르던 눈물이,

   “대한민국 학교 *** 그래!! ”

 주인공이 붉게 충혈된 눈으로절규하는대목에서 대책 없이 흘러 내렸음을 고백하는 바이다.


그 씁쓸한 눈물의 의미에 대해 한동안 생각했다.

그것이 내 지나간 청춘에 대한 회한이건, 여전히 근본적 개혁 없이 우리 아이들을 가두고 있는 오늘의 학교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이건, 어쨌든 그것은 이 영화의 힘이다. 우리를 가슴 시리게 돌아보게 하는…


한 시절에 대한 잔혹한 그리움을 위하여, 이 영화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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