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후유중 파상풍으로 죽었다. 장님이라 사고났을거다...등등 말도 많읍니다.
이게무슨 말도안되는 소린지...
친구들이 준하의 뼈가루를 들고와서 주희에게 하는말을 잘들어 보십시요.
"사실 준하... 주희씨가 결혼하고나서 바로 했을겁니다 아마... 자식... 아들까지 낳았는데..."
여기서 '했다'라는말이 무엇입니까? 했다라는 말은 수동이 아니라 능동이라는 얘기입니다.
본인이 직접 해서 죽을수있는것이 무엇입니까? 자살 아닙니까! 자살!
준하는 주희에 대한 그리움에 파묻혀지내다가 주희와 태수가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고...
가눌수없는 주희에 대한 사랑과, 자신에 대한 죄책감, 등등 자신의 인생에 대한 회의가 물밀듯
밀려왔겠죠. 태수에 대한 미안함... 같이 살고있는 얼굴도 모르는 여자와의 사랑도 없는 결혼생활...
준하에게 주희는 전부였고 그의 모든 추억이었고
앞이 보이지않아도 그릴수있고 느낄수있는 그런 사람이었다.
나라도 그랬을것이다. 사랑하는 사람, 그러나 그에게 갈수없는 장님이 되어버린 나.
앞이 안보이니 더 죽고싶다... 소나기를 맞으며 수박을 같이 먹던 생각... 귀신보러가던 생각...
포크댄스... 주희의 집앞에서 가로등으로 신호보내던것...
어둠속에서 오직 주희와의 추억속에서만 살아가다 그 추억도 끝이 났을때...
살아갈 의미는 없다...
나라면... 반딧불이 보고싶어... 반딧불이 보고싶어... 라고 말하며 울면서 자살했을 것이다.
아... 이런...
어느새 클래식폐인이 되어버린... 나.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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