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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이되고싶다 곰이 되고 싶어요
mathoon 2004-02-01 오전 2:33:16 878   [6]


<곰이 되고 싶어요>
 --영화를 보고 나서 난 이 영화의 진중한 주제의식과 환상적 스토리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지만 엔딩이 오르고서는 주변의 사람들처럼 열광하지는 않았다. 제목이 암시하는 영화의 결말과 전개과정이 이미 영화가 전하는 바를 예상하게 했고 난 영화를 보는 내내 그 결말을 기다렸을 뿐이기 때문이다. 난 정말이지 흔하지만 무게있는 텍스트를 75분동안 즐겼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 영화의 힘은 강하다고 생각된다. 그 감동의 여운이 아직도 내 맘속에서도 잔잔한 파동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형식적인 면에서도 익숙한 디즈니 만화나 일본 에니메이션과 다르다는 점이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이 영화의 강한 여운은 "곰이 되고 싶어요."라는 간단한 결말과 그 과정에 있는 듯하다. 누구나 어린 시절에 이런 질문을 받을 것이다. "넌 이담에 커서 뭐가 될 거야?" 일상적인 말처럼 들리는 이 질문이 어느 순간이 되면 삶의 무게로 다가오는 순간이 있다. 입시지옥에서 계열을 '선택'하는 과정이나 수많은 직종중에서 자신의 직업을 정하는 것 혹은 무한한 동경을 표하며 자신의 꿈을 가지고 있을 때처럼 인생에 있어서 그 꿈을 키우고 그 꿈을 선택하는 과정은 행복하지만 그 행복을 얻기 위한 대가는 너무나 가혹하다는 것쯤은 세월이 흐르고 사회의 벽에 부딪치기 시작하면서 겪을 것이다.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던 현실이 실은 얼음장처럼 차갑고 냉혹한 것이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우리는 좌절하게 되고 적당히 꿈을 조정하게 된다. 현실의 벽이 아니더라고 누군가의 혹은 집단의 요구와 강압으로 우리는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정해진 길 혹은 강요된 길을 가진 않는가? 이 영화의 주제는 "~이 되고 싶다."는 '꿈'에 대한 영화이다. 이 영화가 주는 감동은 여느 성장영화 혹은 소설과 같은 길을 가면서도 환상적이고 불가능한 영역이라는 면에서 신비감과 감동은 또 다른 차원의 것이다. 영화를 보는 순간 감동하지 않았더라도 혹 삶의 갈림길이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면서 이 영화가 떠오를지 모를 것이다.

  아이를 잃은 인간과 곰이라는 두 가지 비극에서 영화는 시작된다. 엄마 곰이 아기를 낳지만 곧 아기곰은 사고로 죽게된다. 슬픔에 잠긴 엄마 곰을 위해서 아빠 곰은 인간의 아기를 뺏어온다. 그리고 아기는 엄마 곰의 손에서 길러진다. 비극은 아기를 잃은 두 어머니 사이에서 발생하고 갈등은 곰이 되어가는 아기를 인간으로 만들려는 곳에서 발생한다. '선택은 둘 중하나를 버리는 것' 이라는 씁쓸한 해답을 준 영화 <선택>처럼 아기는 곰과 인간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다. 정작 아기는 엄마 곰의 품에 있을 때도 자신은 곰이라고  믿어왔건만 ...자신을 낳아준 엄마와 아빠는 아기가 인간이 되기를 원하고 곰과 인간사이에서 하나를 택하라는 주문을 거는 듯하다. 아기는 곰을 원했기에 인간이 되기를 거부하고 곰의 길을 택한다. 하지만 인간의 외피를 가진 아기가 곰이 되는 과정은 너무나 험란하다. 3가지의 역경을 이겨내고 아기는 서서히 곰이 되어가고 자연으로 돌아간다.

 곰이 된다는 것은 선택이자 꿈의 실현이다. 영화 내에서 '선택'은 인간들이 만들어낸 제도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엄마 곰  품에서 자라면서 아기는 자신이 인간이라는 생각을 한번도 하지 않았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엄마 곰의 지극한 정성과 "재사회화"과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곰의 언어를 배우고 엄마의 혹독하지만 따뜻한 교육으로 아기는 스스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운다. 곰의 사회에서도 아기의 '다름'을 걱정은 하지만 아기를 차별하고 소외시키지 않았다. 아기는 자연스레 친구(곰)를 만들 수 있었고 사회가 아닌 자연에서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아기를 낳아준 엄마와 아빠는 아기에게 인간이 되기를 강요한다. 엄마 곰을 죽이고서 아기를 데리고 와서는 그를 속박하고 다그친다. 또한 마을에서 아기는 손가락질과 따가운 눈초리를 받고 아이들의 놀림감이 된다. 인간의 집단에서는 이 아기의 다름을 인정하고 포용하기보다는 소외시키기에 급급했다.- 어쩌면 이런 사회에서 아기를 기르기에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부모도 인지했을 것이다. - 아기는 선택할 여지가 없었는지도 모른다. 차별과 무언의 폭력이 존재하는 인간 사회로 돌아가기에는 아기에게 가해지는 형벌이 너무나 가혹했다.

 아기가 산신에게 부탁하여 3가지의 고난을 겪는 과정은 이제 우리들의 현실로 변모된다. 우리는 저마다 가지고 있는 꿈과 이상을 '곰'과 대응시킬 수 있다. 3가지의 고난은 우리를 괴롭히는 갖가지의 규제와 시험으로 바뀌면서 감정이입을 배가시킨다. 아기가 곰이 되는 순간은 대리만족을 느낀다.

 눈물로 아기의 갈 길을 배웅해주는 부모의 마음은 어떨 까? 영화는 잔인하리 만치 부모님들의 희생을 보여준다. 낳아준 부모님의 고통과 길러준 부모님의 고통을 보여주고 그 부모님들이 죽어가고 아기를 잃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자식을 세상에 맡기는 어려움을 보여준다.
 
 영화는 세대를 불문하고 모두를 위한 영화이다. 부모님의 희생과 자식의 독립과 꿈에 대한 영화이자 잔인한 현실에 대한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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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이 되고 싶어요(2003, The Boy Who Wanted To Be A Bear)
제작사 : Les Armateurs / 배급사 : 필름뱅크
수입사 : 필름뱅크 / 공식홈페이지 : http://www.bearbo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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