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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웃의 과잉의식 드디어 자위를 하다...탁.탁.탁~ 라스트 사무라이
hepar 2004-02-02 오후 3:13:33 1548   [7]
때는 메이지유신...
근대화와 서구 신문물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전통적인 막부가 몰락하고 총포류를 앞세운 근대화된 군대가 조직된다
이른바 대륙침략과 황국건설의 꿈을 꾸며 제국주의의 칼날을 갈던 일본...

근대화를 내세운 새로운 권력층의 등장과
신기술을 팔아 한몫 챙기려는 양키들의 얄팍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전통적인 가치와 충의를 신봉하던 사무라이(막부)들은 점차 설자리를 잃어가게 된다
영화는 그 과도기적 시기의-서구화되는 일본과 전통적인 일본의 모습을 겹쳐놓는다...
화려함과 장대함 그리고 소박함과 숭고함으로 대변되는 신-구의 대결이랄까...?
아무튼 에드워드 즈윅은 그의 오랜 짝사랑에 대한 견딜 수 없는 애증으로
그야말로 숭고한 자위행위를 시작한다...탁.탁.탁....!!

헐리웃, 혹은 미국(혹은 서구)의 일본에 대한 경외와 짝사랑은 남다르다
비록 오리엔탈리즘의 연장선상에서이지만 아시아 문화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서구의 한계성에 대한 대안으로 아시아의 정신적이고 영적인 문화가 거론되면서
일본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의 문화와 생활양식이 새로이 조명받았다
그 중에서도 일본문화는 서구인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형태로 비춰지는 듯한데
혹자는 이렇게 비유했다...
중국문화는 커다란 무대가 어울리는 유명 배우이고
일본문화는 요염하게 차려 입은 기생이며
한국문화는 하얀 저고리를 입은 화장도 하지 않은 여염집 아낙네라고...
상당히 비약적이긴 하지만 나름대로 서구인들의 시각을 대변하는 설득력있는 비유로 여겨진다
일본문화가 주는 다소 선정적이기까지한 강렬한 이미지들과
동양의 신비롭고 단아한 이미지들이 혼재되면서
일본문화는 가장 강력한 매력을 지닌, 말 그대로 기생집 요부와 같은
말초적이지만 문득 가슴을 파고드는 팜프파탈의 중독성을 가지게 된다
또한 재패니메이션으로 애니메이션 시장을 석권하면서
세계 각지에 수많은 오타쿠들을 양산해냈고
이는 일본문화(산업)의 국제화에 큰 추진력이 된다
타란티노나 뤽베송 그리고 워쇼스키는 대표적인 헐리웃 오타쿠의 전형이라 하겠다
재패니메이션의 세례를 받은 이들은 자신의 영화에서
공각기동대나 아키라 등 재패니메이션에 대한 오마쥬를 바치는가 하면
거의 숭배에 가까운 예찬론을 펼치곤 한다

하지만 에드워드 즈윅은 단순히 재패니메이션의 세례를 받은 오타쿠는 아니다
외려 그는 일본의 역사, 문화, 생활양식에 관한 꽤 심도있는 학습을 거친 정파(?)의 인물이다
타란티노나 워쇼스키가 단순히 이미지의 창출에 이용했거나
혹은 다분히 조롱섞인 시선을 던졌던 데 반해
그는 순수한 경외로써 심도있는 이야기를 펼쳐내려 노력한다
그러한 숭고함은 네이든 알그렌(톰크루즈)이 남북전쟁 당시 인디언 토벌군의 장교였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가 사경을 헤메는 중에도 사케(정종)!를 외치는 알콜중독자가 될 만큼
괴로워하고 후회했던 것이 인디언 주민을 학살한 것이었다는 점에서 슬며시 고개를 내밀었다가
말미의 전투장면과 고압적인 대포와 기관포의 위용에도 사지(死地)로 말을 달리는
사무라이의 비장한 모습에서 여지없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서구 휴머니즘과 인간생명에 대한 존중,
그리고 사무라이 스피릿...자신의 신념과 주군에 대한 충성을 위해서는
살생은 물론이고 자신의 죽음조차도 신성하다는 동양적 논리의 모순을
사무라이의 비장미와 칼부림의 미화를 통해 더불어,
기모노를 입은 매력적인 일본문화에 대한 순수한 경외를 통해 극복하는 과정은
안쓰럽게도 자기모순에 빠진 채 전전하다가
적에 대한 존경이라는 대충(!) 박수 받을 만한 습성을 가진
사무라이 스피릿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대단원을 내린다

또한 살생에 괴로워하던 미군장교가...
'생각이 너무 많아요 마음을 비우세요...'라는(!) 사무라이의 조언으로 자신의 한계(?)를 깨닫고
죄책감으로부터 초연해지는 동시에 일본황실을 위해 목숨바쳐 Serve(!)하는 모습은
무차별적인 학살로 미국역사의, 미국 휴머니즘의 커다란 오점인 인디언 토벌(학살)에 대한 죄책감을
경외스런 일본 사무라이 스피릿으로 적당히 해소해보려는 소심한 루저의 자위행태를 연상시킨다

결국 마지막 사무라이 카츠모토가 몰락하고 그 와중에도 목숨을 건진
미국인 알그렌은 일황에게 외람되기 짝이없는 조언을 던지고 황망히 사라져간다
그리고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데 그것은
이 영화가 단순히 사무라이에 대한 경외를 표현한 것이 아니라는 점
그것은 단지 표피적이고 비본질적인, 다분히 말초적인 매력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는 것
사무라이 스피릿을 국제감각(?)화 시킴으로써 어설픈 죄책감으로부터의 탈출을 시도하면서도
결국 휴머니즘을 이야기하고 서부 히어로의 뒷모습에 내려진 그림자를 연상시키는
영웅적이고 신화적인 다분히 미국적인 결말로 나아간다는 점은
순수한 경외심을 떠난 자문화에 대한 자신감의 과잉에서 오는 애처로운 자위행위이다...

CG가 배제된 살냄새 나는 액션과 일본 야쿠자영화에서 (가볍게) 차용한 잔혹적 장면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칼부림에 따라
옷과 살점이 뜯겨나가는 장면이 세밀히 묘사된다는 것이었다-
반지의 제왕 매트릭스 류와는 다른 의미의 스펙터클을 보여준
전투씬은 오락영화로써의 기능을 충분히 해주었다
하지만 몇몇 장면에서 실소를 금할 수 없는 것은
숭고미와 그 작위적인 자위성(탁.탁.탁!) 때문이었을 것이다
원래 변태성욕자의 자위행위가 더 숭고하고 아름답고 쾌락적이지 않은가...?
물론 그 자신에게만 해당되는 일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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