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기다리고 기다리던 시사회에 갔다. <야드비가의 베개>...많이 접해보지 못한 유럽영화였고 선댄스에서 인정받은 영화였기에 역시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내용을 대충 알고 봤음에도 짜릿한 반전들이 몇 개 기다리고 있어서 재미가 더했다.
매혹적인 그녀 야드비가...평생 그녀를 꿈꿔오다 신부로 맞는 순박한 남자 온드리스. 그리고 야드비가의 첫사랑으로 그녀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바람기 많은 프란시. 영화는 이들 세사람의 일방적인 또는 쌍방적인 로맨스를 보여주며 그들의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로 재미를 더한다. 그리고 시대적인 배경, 전쟁은 야드비가를 향한 온드리스의 사랑의 크기를 드러내주는 장치로 활용되고 있다.
온드리스는 전쟁에 징집되지만 아내에게 빨리 돌아오기 위해 경찰의 밀정이 되어 돌아온다.하지만 이미 그 빈자리에는 첫사랑 프란시가 들어와버렸다...한 남자의 아내라는 틀로, 자신의 어머니의 생을 답습한다는 비난으로도 야드비가에게 프란시를 거부하게 할 수 없었다.
그것은 온드리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이 첫남자가 아니라는 것도, 결혼후에도 첫사랑을 잊지 못하고 만남을 계속한다해도..그래서 그녀의 품에서 잠들지 못하고 그의 아이까지 낳아 집안에서 자신의 손으로 길러야한대도..야드비가에 대한 온드리스의 사랑은 끝이 없었다.
재회와 헤어짐을 반복하는 야드비가와 프란시를 지켜보며 온드리스의 내색할 수 없는 마음의 상처는 깊어지고...그녀가 떠나갈 것만 같아 불안해 하는 온드리스...
영화내용을 모두 노출시키면 재미가 없으니 중간 생략하고.
야드비가는 마지막장면에서 온드리스의 일기장을 읽고 소리내어 운다. 그제서야 진정한 사랑이 누구였는지 깨닫는 그녀...흘러내리는 눈물이 바닥에 떨어져 카펫에 번지듯이 일기장에 담겨져있는 애절한 그의 마음은 그녀의 가슴에 떨어져 번진다. 이제 야드비가는 그 자욱을 가슴에 간직하고 살아가겠지...
그들의 로맨스를 통해 나는 무엇을 발견하길 바랬을까... 불륜인지 아닌지? 불륜이라면 벌을 받아 마땅하다? 내가 절실히 깨달은 건 사랑은 인력으로 제어되는 감정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그들은 아름답고 행복한 사랑을 했다는 것을..그것이 비록 불륜이라 불리어도..그들에겐 그 사랑이 더없이 아름답고 소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