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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봉>[그녀를 믿지 마세요] 그녀를 믿어주세요. 그녀를 믿지마세요
jabongdo 2004-02-15 오후 10:04:09 890   [6]

<그녀를 믿지 마세요> - 사랑스런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그녀가 구라걸이라는 사실을 까마득하게 잊어버린다.

'애정빙자사기극'이란 타이틀과 김하늘, 강동원을 내세운 <그녀를 믿지 마세요>. 사실 영화를 보기 전까지만 해도 어떠한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 <빙우>에서 어설픈 모양새로 쉽게 다가오지 못했던 김하늘에 대한 실망과 영화에 첫 발을 내 딛은 강동원에 대한 불신이 먼저 다가왔다. 도저히 이들 배우의 힘으로는 재미라는 것을 미리 생각하기엔 아무래도 무리였다. 또한 영화의 감독 배형준은 <찜>, <고스트 맘마>와 같은 로맨틱 코미디의 조감독을 지낸 인물이라 하나, 그 영화들이 그다지 독특하지 않았기에 감독 이름만으로도 기대감을 갖기엔 힘들었다. 더욱이 최근 봇물 터지듯 나오는 신인 감독들의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한 영화 대부분이 짜증을 심히 불러 일으켰기에 오히려 시대적 흐름과 조류를 잘못 읽지 않았나 하는 생각만이 가득했다.

영화를 보기 전에 가졌던 이런 무수한 생각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순식간에 없어졌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고 나선 이런 생각이 누군가에게 들키지 않았기를 마음속으로 바라기에 급했다.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푼수 끼를 맘껏 펼쳤던 김하늘은 한층 자연스럽고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다가왔으며, 강동원 역시 처음임에도 불구하고 평소 모습인양 능수 능란하게 보는 사람에게 미소를 드리우게 했다.

영화 <그녀를 믿지 마세요>는 주영주(김하늘)의 구라로 점철된 인생 이야기이다. 물론 사랑에는 구라가 통하지 않게 되지만, 여하튼 구라에 죽고 사는 인물임은 확실하다. 사기죄로 감옥 생활을 하는 그녀의 모습이 처음으로 등장을 한다. 그리고 구라 9단의 실력으로 가석방 조치되어 밝은 빛을 본다. 언니를 찾아가는 기차 안. 그 기차 안에서 최희철(강동원)을 만나면서 영화의 이야기는 워밍업에 들어간다. 그리고 본 경기의 핵심은 최희철이 가지고 있던 반지에서 비롯된다. 희철이 반지를 소매치기 당하지만, 한판 소동을 벌렸던 영주가 자신의 신세가 가석방 상태이기 때문에 어떠한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은 마음에 반지를 되 찾아주고자 한다.

영화는 이렇게 영주가 반지를 돌려주기 위해 용강이란 시골로 찾아가면서 본격적인 웃음을 던져준다. 비록 이들이 결국 사랑에 골인을 할지 알면서도 웃음을 참지 못하게 만든다. 더욱이 시골이라는 배경은 웃음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사실 영화를 보면서 필자는 고향 생각에 잠시 빠져있었다. 너무나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었기 때문이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용강과 같은 시골에서는 이웃과 이웃사이에 비밀이란 쉽사리 존재하지 않는다. 한 집에 무슨 일이 생기면 온 동네가 모두 알게 되기까지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그녀를 믿지 마세요>가 만약 도시를 배경으로 똑같은 소재를 가지고 웃음을 유발하려 했다면 쉽게 다가오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결국 시골을 배경으로 했기에 영주가 하는 구라는 진실로 둔갑을 하고, 희철의 말들은 모두 거짓이 되고 있다. 용강의 모든 동네사람들은 영주를 너무 좋게 본 나머지 그의 거짓은 모두 진실로 탈바꿈한다. 가혹하고 매정하게 진실을 밝히려는 희철에게는 뭇매가 가해진다. 이런 상황을 영화에 출연하는 모든 배우들의 적절히 표현을 잘 해주었다. '딱! 좋다'라는 수준에서 적당하게 표현해주면서 충분한 웃음을 전해주고 있다.

영화를 보면서 참 다행이라 여겼던 점은 영주와 희철의 사랑을 연결시키는 과정이다. 단순히 영주와 희철이 어떻게 사랑을 하게되냐의 문제보다는 희철의 다른 사랑을 어떤 식으로 보여주는지가 더 관심사였다. 다행스럽게도 <그녀를 믿지 마세요>에선 희철의 다른 사랑은 아주 조금 맛만 보여주고 지나쳤다. 오히려 다른 사랑은 웃음의 한가지 방법이었고, 또한 김하늘을 부각시키는 역할만을 해주었다. 이런 관계를 보여준 다른 영화에서의 실수를 많이 참고한 노력이 엿보인다.

<그녀를 믿지 마세요>는 조연들의 모습도 강하게 남는다. 치매 걸린 할머니의 행동이나, '고추 축제'에서 마지막까지 치열한 일등 경쟁을 했던 느끼남. 또한 뒤에 나올 내용을 미리 살짝 보여주면서, 그 장면이 실제로 나왔을 때 재미와 사랑에 대한 느낌을 더 증폭시키고 있다.

단, 영화에서 한가지 알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영화의 전체 흐름에도 무관하며, 영화의 흐름에 어떤 영향도 끼치지 못하는데도 버젓이 활보하는 이들이 있다. 영화의 처음을 알리는 김하늘의 수감생활. 그 당시 같이 생활했던 이들이 있었는데, 그렇게 얼굴을 알리고 싶었을까? 어찌 되었든 이들도 출소를 하여 천하의 사기꾼 영주를 골탕먹이고자 하는데, 왜 골탕을 먹이려 하는지에 대한 이유도 불분명하다. 또한 이들이 골탕을 먹이는 것처럼 보이나 영화의 흐름에 전혀 무관할 뿐이다. 도무지 알 수 없는 이들이었다.

어떠한 기대를 갖는다는 것이 힘들었던 영화 <그녀를 믿지 마세요>. 하지만 이내 이 영화를 나도 모르게 자랑하고 다니게 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김하늘의 사랑스럽고 능청스런 연기에 푹 빠지기에 충분했고, 강동원은 새로운 충무로의 별이 되기 위한 첫발을 충실히 시작했다. 시골이라는 배경 속에 어우러진 구라와 진실의 싸움. 그 싸움에 동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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