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 감독 - "배형준" 감독님의 데뷔작..

감독으로 처음 데뷔하시는 분이라.. 자세히는 모르지만..
영화 쪽에서 활동을 꽤 하셨고.. 여러 영화에서 조감독도 하셨던 분..
인터뷰에서 로멘틱 코메디가 가장 자신있는 분야라 도전하셨다고 했는데..
글쎄.. 내 기대를 채우기에는 부족한 영화였다..

주. 내용 - 영진위 시나리오 당선작인 로맨틱 코메디니까..

이 영화의 기본 시나리오는 '비둘기 둥지로 날아든 뻐꾸기'.. 2002년 영진위 하반기 시나리오 당선작이다..
거기에 '동갑내기 과외하기'에 참여한 박연선 작가님이 각색을 한 작품..
그래서 그런지 영화를 보면 허접하게 쓰여진 시나리오는 아니란걸 느낄 수 있다..
(특히 가끔 엉뚱하게 나오는 대사와 마지막 장면은 나름대로 독특하고 기발하다..)
또한 조금 찡했던 결혼식 장면이랑 다른 영화에서도 자주 나오긴 하지만 시골의 따뜻함이 느껴져서 좋았다..
그러나 로맨틱 코메디에서 흔히 나타나는 개연성의 부족이나.. 크게 필요없는 캐릭터.. (특히 수감동기들..)
우리나라 코메디 영화 형식의 표준인 전반 웃음, 후반 감동이라는 공식은 깨지지 않았다..
게다가 전반의 웃음은 조금 약하고.. 후반의 감동은 큰 설득력없이 갑자기 나오지 않았나 싶다..

노. 영상 - 편안한 마을..

시나리오상.. 이 영화는 편안하고 쉴 수 있는 고향의 풍경을 보여주려고 한듯..
실제로는 경기도 파주에서 촬영하셨다고 하는데..
생각보다 많은 풍경이 나오진 않았지만.. 그리 흠잡을 부분은 없었다..
대사에 대해서 하나 얘기하자면.. 영진위에 당선된 작품이라 그런지..아니면 로맨틱 코메디라 그런지..
영화에서 비속어나 욕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초. 주연 - 뭔가 조금 불협화음 같았다는..

일단 "김하늘"씨부터 얘기하자면.. 그녀가 코메디 영화에서 보여주는 연기는 거의 일정하다..
그래서 영화를 보다보면 왠지 그녀가 출연했던 다른 코메디 영화가 생각난다..
게다가 "김하늘"씨가 이 영화의 주인공이고 "강동원"씨를 리드해야 하는 입장이며..
그녀의 착한 생김새와 달리 교도소에 갈 정도의 사기꾼 역할을 해야하기 때문에..
더욱 더 열심히 오바하는 티가 팍팍 났다.. 무대에서 어떻게든 웃기려고 노력하는 코메디언들처럼..
그에 비해 "강동원"씨는.. 처음 찍는 영화여서 그런지..
어리버리한 모습이 역할 때문만은 아닌 것처럼 어리버리한 연기 그대로를 보여준다..
결국 "김하늘"씨는 120%의 오바, "강동원"씨는 80%의 어리버리함이 어우러지다보니..
왠지 불협화음 같고.. 둘의 사이가 사랑으로 느껴지지는 않았다..

파. 조연 - "김지영"씨가 어찌나 자연스럽던지..

가장 자연스러운 연기를 하신 분은 바로 할머니로 출연했던 "김지영"씨..
그녀가 대사를 할 때보다는.. 다른 사람이 대사를 하는 동안.. 무언가 먹거나 장난치고 있는 그녀의 행동은..
치매에 걸린 할머니.. 바로 그 자체였다.. 자꾸 눈에 들어오더라..
그리고 오랜만에 본 "임하룡"씨도 어색하지 않은 연기를 보여주셨다..

남. 꼬투리 - 편집을 좀 더 깔끔하게 했으면..

이 영화를 보면.. 뭔가 많은 에피소드가 있었다는게 느껴진다..
희철의 여동생이 꿈꾸는 장래희망에 관한 얘기, 희철의 어머니와 관련된 의자 얘기 등등..
그리고 영주와 그녀의 언니에 관한 얘기도 뭔가 더 있었을 듯 한데..
이런 얘기들이 편집되서 없어져 버렸다는 티가 너무 많이 난다..
그러다보니 이야기 자체의 전개가 건너띄는 느낌이 많이 들고..
로맨틱 코메디니까 그러려니 하고 넘기기에는 너무 많이 부족하다..
편집으로 인해서 전체적인 흐름 자체는 끊기지만..
작은 흐름들이 나름대로 잘 이어지는 건 그나마 시나리오의 힘이 있었기 때문인듯..

보. 에피소드 - 깔끔한 로맨틱 코메디에 목마르다..

요새 한국 영화에서 로맨틱 코메디가 많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인터넷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들이 많이 나오는데..
최근에 이런 영화들 중에서 별로 끌리는게 없어서 로맨틱 코메디를 거의 보지 않고 있었다..
그래도 '그녀를 믿지 마세요'는 입소문이 좋길래.. 기대를 했지만..
아쉽게도.. 나에게는 그리 추천할만한 영화가 아니었다..ㅜ.ㅡ
(내 생각에 이 영화가 기대 이상이라는 반응은.. 별로 기대를 안하셨다가 의외로 재미있게 보신 분들이 많아서인듯.. 그러나 그분들도 영화가 뭔가 아쉬웠다는 점에는 동의하시더라..)
보다 깔끔한 우리나라 로맨틱 코메디가 얼른 하나 나와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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