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유럽영화를 한편 봤는데 유럽의 도시들은 영화를 찍기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시 자체가 한 폭의 그림같으니...
<야드비가의 베개>에서 우리는 그런 풍경화가 주는 아름다움을 한껏 만끽할 수 있다.고풍스러운 건물들로 채워져 있는 거리가 그렇고 드넓고 푸르른 그들의 들판이 그렇다. 삼각관계, 아니 그 이상의 관계로 엮여져 있는 주인공들의 복잡하고 격렬한 사랑이 그 매력을 더해주고 있는 듯 하다.
<야드비가의 베개>에서 주인공들의 인연의 끈이 풀려나가는 것에서 약간의 사회통념상의 낯설음을 느끼기도 한다. 우리가 보아온 우리영화인 해피엔드에서 전도연은 죽어야 했고, 정사에서 이미숙은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야 했기 때문에... 영화란 새로운 문화, 새로운 사회를 알 수 있다는 장점을 이 영화에서 다시 한번 발견할 수 있다. 야드비가와 같은 결론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전엔 알지 못했다. 아..저럴 수도 있는데..라는 놀람이 있었다. 내 사고의 편협함이란...
그리고 신나는 음악과 함께 펼쳐지는 헝가리전통의 결혼식과 놀이문화 등은 우리에겐 생소해서 신선한 맛이 느껴져 재미를 더해준다. 항상 헐리우드영화에 눈이 가려져 있던 우리.. 한번쯤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려 새로운 재미를 발견해 나가는 것도 행복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