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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과 고독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mathoon 2004-02-21 오전 6:06:55 965   [0]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에리히 프롬은 현대 자본주의 문명과 연관지어서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설명한다. 인간의 사랑은 선택이거나 운명이 아니라 필요이다. 개인은 파편화된 사회 속에서 소외의 두려움에 사로잡혀 살아간다. 행복하다고 착각하는 순간 우리들은 공허함 속에 갇혀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정처없이 길을 걷고 바에서 혼자서 술을 마시고 있고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배우자를 애타게 기다리는 우리의 모습을 보게 될 런지도 모른다. 현대사회 특히 자본주의 사회는 인간의 사랑을 상품화 시키고 교환가치로 만들어 버렸다. 우리의 사랑은 운명적이거나 선택의 여지가 있는 것이 아니다. 고독에서 벗어나고자 혹은 사회에 합일하고자 하는 욕망의 몸짓이다. 사회와 개인 속에서 사랑관은 변하고 있으며 이런 군중 속 고독의 사회에서 개인의 거세된 사랑을 찾는 자아들이 있다. 어쩌면 그 영화 속 모습이 외로움에 떨고 있는 우리들의 자화상은 아닐까?



한 물간 영화배우인 밥 해리스는 위스키 광고 촬영차 일본에 오게 되고 샬롯은 사진기자인 남편을 따라 도쿄에 오게 된다.  두 사람은 ‘공허’함 속에서 일상을 보낸다. 해리스라는 인물은 남성의 위치에서 중년의 위기를 보여주는 캐릭터이다. 그도 한때는 잘나가는 스타였고 사랑받는 남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지금 통역도 잘 되지 않는 이국땅에 와서 내키지 않는 스케줄을 소화해 내야만 한다. 그것은 가장에게 주어지는 의무이며 아내에게 헌신해야되는 그가 짊어져야 할 삶의 무게이다. 그런 그에게 아내는 책장의 디자인과 카펫의 색상을 물어보기만 한다. 아내의 마음속에서 사랑하는 남편은 없고 단지 남이 아닌 가정을 맡아주는 가장으로만 남아 있는다. 한편 샬롯은 2년차 신혼부부이지만 그녀에게는 삶의 고독과 외로움이 너무나 일찍 찾아온다. 남편은 일에 중독 된 도시형 남성이다. 아내의 품보다 도시의 품에 안기길 바라는 남편덕분에 샬롯은 혼자서 도시를 관망해야한다. 그녀에게는 부조리한 일상과 권태로움을 덜어줄 친구도 없다.




도시라는 거대 공동체 속에 부유하고 있는 두 개인은 자아를 상실한 인간이다. 정작 두 사람은 자신을 찾고 싶어 하지만 그들이 발을 딛고 있는 ‘도시’는 개인의 정체성과 개성을 무시하고 서로간의 인간적 연대를 말살한다. 서로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속에 그들은 거대 시스템 속에 하나의 파편으로 존재할 뿐이다. 누구도 그들에게 외로움과 고독을 물어보지 않는다. 마치 다른 사람들은 그런 것에 면역이 된 듯이 너무나 잘 견디어 내는 것 같다. 어쩌면 두 사람만의 문제인지 아니면 사회 전체의 문제인지 모를 이 어려운 난제는 고독에 대한 것이다. 두 사람은 왜 고독을 느낄까? 이것은 자신을 잊고 살아가는 사람과 자신을 찾으려는 사람 사이에서 오는 차이인 듯하다. 사회의 조류에 편승하여 살아가는 이들은 고독을 생각할 여유가 없어 보인다. 그들에게는 사회에 합류한 성취감이 있고 고독을 느낄 시간조차 허용되지 않을 만큼 바쁘다. 하지만 중년에 접어들어 자신을 찾으려는 남자와 늘상 혼자남겨진 결혼 초년기의 여자는 사회에서 떨어져서 차분히 자신을 돌아본다. 외로움에 몸서리치는 자신을 말이다.




영화의 배경은 특이하게도 일본이다. 아니 이제는 일본이라는 초국적 공간은 낯설지만은 않을 것이다. 많은 영화들이 일본을 날아가서 영화를 찍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일본적인 무언가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경계가 사라져버린 그 공간을 기억해야한다.  영화상에서 일본은 아시아에서 최고라고 기억되는 곳이다. 그것도 그럴것이 서양인들이 생각하는 동양이라는 특색을 가지고 있고 동양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만큼의 발달된 도시문명을 가진 양면적인 공간이니 말이다. 영화에서 포착하고자 하는 것은 일본의 절이나 윤회사상, 일본의 의식주 문화가 아니다. 영화는 부감 샷으로 시종일관 도쿄의 시내를 비춘다. 국적 불명의 도시는 삭막하게 보인다. 그런 도심 속 사람들은 콘크리트와 철제관속에 갇힌 것으로 묘사되며 빌딩은 아스팔트 위에서 유영하는 섬으로 보이며 유기성과 연관성이 없어 보인다. 이 영화는 고립과 단절이 단적으로 들어나는 영화이다. 한편 일본이라는 도시적 배경은 국적 불명이며 세계화가 만들어낸 보편성을 볼 수 있다. 이 공간은 문화적으로 해리스가 키의 차이를 느끼고 의식주의 차이를 느끼는 곳에서 차이를 느끼지만 보편성이라는 큰 틀 속에서는 차이가 사라진다. 특수성을 횡단하여 보편성을 만들어 놓은 세계화를 볼 수 있다.



즐거우세요?” -“탈옥을 준비중이예요.”

하지만 이 영화는 이국적 취향을 놓치지 않는다. 그 이국적인 것은 그들을 낯설음으로 초대하고 새로운 문화를 접할 기회를 제공한다. 일순간 새로움에 도취된 듯한 주인공들, 하지만 그것은 더 큰 단절을 만들어낸다. 언어의 차이에서 이미 거리감이 생긴다. 그 거리감을 좁히는 것은 통역이었다. 반면 이와는 달리 단절을 미미하게나마 이어주던 통역의 끈은 서로의 아픔을 아는 사이에서는 필요가 없어진다. 그들은 서로 도심 속 그리고 일본이라는 공간 속에서 탈옥을 준비하는 서로를 알아본다. 일상을 지루하게 생각하고 힘들고 버겁게 느낀다는 것을 서로가 알아보고 함께 그 아픔을 보듬어 준다. 이 영화는 비록 세대 차이가 나지만 사회와 단절된 개인의 아픔을 다루는 영화이다. 거세된 개인의 정체성을 함께 찾아나가는 영화이면서 현대사회에서 잊혀지고 묻혀진 사랑을 찾아나가는 영화이다.  



덧붙이기: 이 영화를 보고서 밀려오는 외로움을 주체할 수 없었다. 사회에 이끌려 나를 잃어버린 것을 영화를 통해서 알게 된 듯하다. 사회 속에 있는 나는 보이지만 내가 중심이 된 사회는 없으며 진정한 나는 없는 듯하다. 나는 이런 상태에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을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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