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 년, 6 월. 서울.
평범하게 구두닦이를 하면서 사는 진태는 동생 진석이 대학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자신의 학업을 포기하고서 구두닦는것을 자처할 정도로 동생을 아끼는 형.
비록 조금은 힘들지만, 은주라는 약혼녀도 있고...말 못 하시는 어머니가 하는 장사도 순조롭게 되가고 있다.
풍요하지는 않지만, 만족스럽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이들...
하지만, 같은해 6 월 25 일.
북한의 남침으로 인해 진태와 진석, 은주와 어머니는 모두 짐을 싸들고 피난을 간다.
대구역에서 피난열차를 기다리던 진태 가족은...갑작스런 징집으로 인해 진석이 군인으로 강제로 끌려가고, 진태는 그런 진석을 찾으려다가 같이 징집되고 만다.
진태는 낙동강 방어선에 참전해서 군인으로 생활하던 도중에...동생, 진석을 제대시킬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내고...그것을 위해 스스로 영웅이 되기를 자처한다.
...하지만...

전쟁신이나 그때의 상황설정등은 다큐멘터리나 드라마에서 보아오던 것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됩니다.

동생을 살리려는 진태의 마음과, 그것으로 인해 스스로 망가져가는 진태...
그리고 형이 자신을 살리려고 죽음으로 뛰어드는것을 이해하지 못해서 위험하게 하지 말라고, 자신과 같이 돌아가자고 말하는 진석...

그리고 여러번으로 이어지는 계기를 통해 망가져가는 진태와 진석.

평범하게 총만 쏘면 된다는 전쟁으로 인한 계속되는 아픔.
그리고 같은 민족끼리 생각과 이념이 다르기 때문에, 라는 이유로 죽이고 죽는 전쟁을 겪어야 했다는 고통.
...이런것을 잘 표현한 영화였습니다.
예상보다 더요.

전쟁의 큰 틀에서 겪는 민족의 아픔을...
형제라는 작은 틀에서 겪는 진석의 아픔으로 대비를 시켜놓았죠.
단순히 북한만이 나쁜게 아니라...
북한을 나쁘게 볼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을 약간 표현하지 못 한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때는 남한이나 북한이나 둘 다 잘못한 점을 형제가 가는길을 통해 보여줍니다.

효과도 만족스러웠습니다.
전쟁신에서의 포격신을 통한 폭발장면이라던가.
총검, 총의 개머리판으로 벌이는 단체 격투장면.
그리고 평양에서 벌어지는 시가전 등등.

예고편에서 보여주는게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다만, 편집으로 인해 너무 짤막짤막하게 보여준 것은 조금 아쉬운 점이었습니다.
밴드 오브 브라더스나 라이언 일병 구하기 처럼, 조금은 여유있지만 긴장감있는 장면이 아닌...
편집으로 인해 긴장감을 느낄정도의 충분한 시간이 없는것은 아쉬웠습니다.

편집에 대해서 한마디 하자면...
내용의 전개에서도 편집이 너무 많이 되었습니다.
조금 심한말로 나가면, 3 시간이 넘어도 볼 사람은 넘쳐있습니다. 그런데도 막말로 편집을 남발해서 러닝타임을 줄여벌이는 바람에 몇몇 상황이 이해 안가기도 했습니다.
위에도 말했듯. 3 시간이 넘어가도 볼 사람은 줄을 섰습니다.
하지만 굳이 편집을 해서 자른것은 약간의 상술도 포함되어 있다고 보여집니다.
[실제로 반지의 제왕은 3 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때문에 하루에 상영횟수가 5 회가 간신히 됩니다. 반면 2 시간으로 짤라버리면 2 회를 더 할 수 있게되고, 사람도 2 회분을 더 모을수 있는거죠.]
...뭐, 이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편집에 대한 아쉬움이 커서 나온 생각이니...뭐라고 하지 마세요.

중간중간 어설픈 효과도 있고, (이미 사람들이 다 말한 비행기 폭발신...그리고 불에타는 시체도 약간 어설픈 효과.)
이해안가는 효과도 있지만. (머리에 불도 안 붙었는데 연기만 풀풀 나는 사람.;)

중간중간 멋진 효과도 있었습니다. (피난민들의 행렬이라던가, 중국 인민군의 때거리 돌격신(...). 이 장면들에서 우리나라도 멀리서 카메라를 잡으면 반지의 제왕 같은 걸 만들수 있어! 라고 외쳤죠.; 그만큼 예상보다 뛰어났습니다.)

아쉬운 부분을 꼽자면....

전쟁신에서 계속되는 카메라의 흔들림입니다.
이 흔들림은 현장감을 주기도 하지만, 약간의 오바가 섞인다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심하면 구토감을, 최소로 따져도 등장인물이 안보이는 경우까지 발생합니다.
바로 이 태극기 휘날리며가 그런 경우인데요...
여타 전쟁영화, 밴드 오브 브라더스나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보자면...
그렇게 많은 카메라의 흔들림을 쓰지 않았습니다.
가뜩이나 같은 군복을 입어 평범하게 봐도 헷갈리는데...그 상황에서 오바섞인 카메라를 흔들거린다면...
누가누군지 전혀 분간을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는 겁니다.
태극기 휘날리며는 바로 이런경우입니다.

........누가 누군지 알 수가 없습니다.;

군복이 다르기에 인민군이나 국군은 알아 볼 수 있지만...
국군의 누구며, 인민군의 누군지 전혀 알아 볼 수 없는겁니다.

영화를 보기전, 영화에 대한 정보를 찾다가 이렇게 계속되는 화면의 흔들림이 실제 전쟁에 참여한듯한 느낌을 주기위해서라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보다보면...이건 오버라는 생각이 드는게...
장동건이 달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굳이 그 부분마저 카메라를 위아래로 흔들면서 찍을 필요가 없습니다.
굳이 흔들릴 이유도, 장치도 없는 곳에서 흔들리는 경우가 한두곳이 아닙니다.
실제 전쟁에서의 사람의 시선이 이렇다면, 제 상식으로 생각해 봤을때는...주위에 보이는 사람들을 모두 다 죽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게 이 영화의 단점중에 하나입니다.

편집은 위에서 말했으니, 넘어가고.

또 하나는 조금은 이상한 대사입니다.
배우들이 연기를 잘했습니다. (장동건은 해안선에 이어서 정말로.)
그래서 그들의 대사는 참으로 가슴에 와 닿는게 많은데요...

정작 그들의 대사는 일률적입니다.
영화내내 같은 주제로 싸우고, 같은 결과로 끝나지요.
실제로 요근래 게임계에 있었던, 영등위와 개발자간의 토론이 아무런 성과없이 끝난것과 마찬가지로(그들의 성과는 '우린 서로 이해할수 없는 부분이 많이 존재한다.'가 전부였다고 합니다.)결론은 전혀 나지않는 싸움만을 계속해서 반복합니다.

...이건 좋게 생각하면 남한과 북한처럼 좋을것 없이, 성과없이 계속 대치국면만 만들고 있는 것을 표현했다고 보여지지만.
나쁘게 생각하면 얘기를 더이상 만들 거리가 없기에, 억지로 늘린거라고도 보여집니다.

마지막으로는...
그렇게 현실성을 보여주고, 전쟁에 대한 사실감을 보여주고 싶었다면...
말도 안되는 어이없는 부분이 존재합니다.
모두들 피난가기 급급하고 빠른 후퇴가 살길인 상황에서 진태와 진석은 뒹굴면서 싸우고 할 말은 다 합니다.
옆에서는 포격에 의해 팔이 날아가고 다리가 날아가고 몸이 날아가고, 죽어나가는데 그들은 여유있게 할말 다하고 또 소대원들은 그걸 내버려둡니다.

이와같이 드라마를 너무 신경쓴 나머지 전쟁에 대한 사실감이 약간 떨어지는 장면이 있습니다.
...뭐, 주인공이니까 넘어간다고 생각하지만...

때마침, 더 코어란 영화가 생각나 버린겁니다.
가장 과학적이여야 하는 부분에 과학적이지 못하고, 비과학적인 부분에서는 과학을 앞세워 사실감을 내새우려다가 긴장감이고 사실성이고 모두 놓쳐버린 영화가 말입니다.

전체적으로'는' 만족한 영화였습니다.

우리나라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 영화라고 말하는게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도 아직은 그 가능성이 70 ~ 80 % 정도밖에 안되었다고 생각됩니다.

약간의 세심한 효과와 스토리라인, CG 작업만을 제대로 거친다면...
문자 그대로 가능성에서 멈추는 영화가 아닌 가능성을 넘어, 가능하게 만드는 영화가 될거라고 장담할 정도였습니다.

그런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