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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두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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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 마운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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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gu7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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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3-07 오전 11:55: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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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두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 니콜 키드만 주연 러브로망 <콜드 마운틴>
미국 역사에서 남북전쟁은 우리나라의 6.25 한국동란 만큼이나 참혹하고 안타까운 전쟁이다. 오래동안 영화 속에서 그려왔던 이 전쟁은 독립전쟁과 함께 격변기의 미국 근현대사를 표현하기에 더 없이 좋?소재이다. 크고 작은 전쟁으로 점철되었던 미국이란 나라가 또 한번의 커다란 산고를 치른 것이 남북전쟁이다.
남북전쟁을 소재로 비극적인 두 남녀의 사랑을 그린 영화 <콜드 마운틴>(감독 앤서니 밍겔라 제작 미라맥스). 영화 <러브 오브 시베리아>의 하얀 설원이 떠오르는 이 영화는 지난 해 개봉한 <갱스 오브 뉴욕><씨비스킷>과 함께 필자에겐 볼만한 헐리우드의 시대극이다.
영화 <물랑루즈>에서 식지 않은 매력은 발산한 니콜 키드먼이 지난 해 <디 아워스><버스데이걸>에 이어 올해 러브로망 <콜드 마운틴>과 스릴러 <휴먼 스테인> 등 매년 국내 팬들을 찾아온다는 것이 반갑기도 하고 무섭게 성장하는 국내 영화시장의 모습이라 생각하니 한편으로 쀼듯하다.
남부 스타일의 주름치마와 채양모자 차림의 니콜 키드먼의 모습은 푸른 초장을 배경으로 너무 잘 어울린다. 목사 아버지 밑에서 가녀린 손가락으로 전해오는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도 좋지만, 전쟁으로 인해 변해버린 거친 세상을 억척스레 살아가는 에이다의 모습은 아마도, 사랑을 기다리는 여인의 모습이 아닐까..
누구나 꿈꾸는 첫 눈에 반하는 에이다와 인만(주드 로 분)의 스파크는 전쟁을 뒤로 한 채 한 차례 불꽃도 피워보지 못하고 이별을 고하게 된다. 하지만, 두 사람의 사랑과 에이다의 삶이 뚜렷이 부각되는 것은 그녀의 사랑에 장애물이 존재하기에 가능할 것이다.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초반부에 등장하는 두 주인공에게 주의를 집중시키고 이후 참혹한 전쟁장면을 예상케 하지만, 그 보다 감독은 에이다라는 평범한 한 여인을 통해 전쟁의 이면을 그리고 있다. 기르던 수탉에게도 공격을 당하는 등 곱게 자란 그녀가 시시각각 다가오는 시련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었다면 뜻 밖의 손님 루비(르네 젤웨거 분)의 등장은 그녀의 삶에 또 하나 변화를 일으키는 대목이다.
잡초처럼 포기하지 않고 거친 세상을 살아가는 여인 루비는 어쩌면 남북전쟁 당시 아버지, 오빠 등을 보낸 여인들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그들의 유일한 희망은 전쟁터에 끌려간 가족들이 살아 돌아오리라는 기다림, 그 것일 것이다.
이제 그녀의 선택은 루비처럼 시련에 정면으로 부딪히며 사랑하는 인만을 기다리는 것. 기다리며 간절히 그가 돌아오길 기도하는 에이다의 편지는 두 주인공의 애틋한 사랑을 나타내는 영화 <콜드 마운틴>의 소도구이다. 마치, 과거 베트남전에서 참전한 우리 아버지를 그리는 어머니의 눈물젖은 편지처럼..
당신이 떠난 뒤로 수많은 시간이 흘렀어요. 무사한가요? 당신이 살아있도록 주님께 기도드려요. 전투하고 있다면 전투를 멈추세요. 행군하고 있다면 행군을 멈추세요. 저한테로 돌아와요 저한테로 돌아와요 저의 간청이에요 - 에이다가 인만에게 쓰 편지 中 -
에이다의 기다림보다 조금은 산만하지만 축소된 인만의 기다림 역시 에이다의 그 것과 다르지 않다. 수 없이 쏟아붇는 총탄 세례 속 에 그의 희망은 따스한 마음씨를 가진 연인 에이다가 있는 '콜드 마운틴'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총상을 입은 그가 죽음을 무릎쓴 탈영과 도주의 긴 여정을 견디는 것은 사랑하는 에이다의 편지가 아니라 그녀에 대한 애틋한 기다림일 것이다. 그의 여정 중에 만나게 되는 여인들로부터 유혹, 그리고 마주치는 북군들. 하지만, 그에게 이러한 건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에이다의 모습만이 전쟁의 폭풍 속에 그를 구원해 줄 희망이기 때문이다. '과연, 전쟁이 일어나면 그토록 간절해질까'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실제 모습을 구분하기 힘들 정도의 텁수룩한 인만의 긴 여정은 하얀 설원이 펼쳐진 콜드 마운틴에서 사랑하는 연인과 재회를 앞둔 채 끝나지만..
표면적으로는 2차 산업인 공업을 주 산업으로 하는 북부, 링컨 대통령에 의해 노예제 폐지가 되자 일손이 부족했고 1차 산업으로 목화 등 농업을 주 산업으로 하는 남부의 맞대결은 어쩌면 피할 수 없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설령, 그 이면에 공화당(Republican)과 민주당(Democrat)의 정치적 이념 대결은 두고라도, 개인의 사유재산 인정이나 주(州)의 연방정부 편입 등 전쟁 전후로 갈등의 골이 깊었던 남북 대립은 사상이 무언지 전쟁이 무언지 모른 채 남과 북으로 갈?전장으로 끌려온 청년들이나 가족들에겐 비극 자체다.
그렇게 본다면, 최근 좋은 호응을 얻고 있는 우리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동생과 가족의 안전을 위해 전쟁터에 뛰어드는 진태나 '누가 이기든 무슨 대수야. 난 사상이 뭔진 모르겠는데 형제들끼리 총질할 만큼 중요한 건가? 니미 일제 때는 나라라도 구하려고 싸웠지, 이건 뭐야'라고 부르짓던 것과 잘 비교될 수 있겠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전쟁은 민초(民草)들에게 비극을 불러오는 것이기에 앞으로 이러한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아카데미상에 노미네이트 된 <콜드 마운틴>의 앤서니 멩겔라 감독의 명성에 대한 너무 큰 기대였을까. 러브로망의 형식을 취한 이 영화는 새롭거나 뜻 밖의 반전을 기대하기 힘들다.
니콜 키드먼, 르네 젤웨거, 주드 로 등 연기는 영화 속 캐릭터를 잘 소화해 내 충분하지 못한 영화 속 내러티브에 아쉬움에 그나마 위안을 준다. <잉글리쉬 페이션트>로 아카데미 음악상을 받은 가브리엘 야레드의 영화 OST는 매우 장엄하고 극적인 영상과 조화를 이룬다.
< 니콜 키드먼(Nicole Kidman)의 필모그래피 >
1. 도그빌 (2003) - 그레이스 2. 휴먼 스테인 (2003) - 퍼니아 3. 콜드 마운틴 (2003) - 아다 4. 디 아워스 (2002) - 버지니아 5. 물랑루즈 (2001) - 샤틴 6. 버스데이 걸 (2001) - 나디아/소피아 7. 아이즈 와이드 셧 (1999) - 앨리스 하퍼드 8. 프랙티컬 매직 (1998) - 질리언 오웬스 9. 피스메이커 (1997) - 줄리아 켈리 10. 여인의 초상 (1996) - 이자벨 아처 11. 투 다이 포 (1995) - 수잔 12. 배트맨 포에버 (1995) - 닥터 체이스 메리디언 13. 마이 라이프 (1993) - 게일 존스 14. 맬리스 (1993) - 트레이시 케신져 15. 파 앤드 어웨이 (1992) - 쉐넌 16. 빌리 배스게이트 (1991) - 드류 프리스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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