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지루하지만 팽팽한 긴장감이 넘칩니다. 아들
cocteau 2004-03-25 오전 12:55:53 724   [1]
별로 재미 없었습니다. 졸음과 싸워야할 종류의 영화지요. 한 줄로 요약될 줄거리로 104분을 채웠습니다. 카메라는 주인공인 Olivier Gourmet를 줄창 따라다니고, 기교고 뭐고 없이 다큐멘터리처럼 그냥 찍어댈 뿐입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느리고 지루한 영화 속에 꽉 찬 느낌의 팽팽한 긴장감이 있습니다. 이 영화에는 음악이 전혀 사용되지 않았는데, 그러한 사실도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에야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그때도 아무런 음악이 없었거든요.) 올리비에 구루메의 놀라운 연기가 뭔가 다른 극적인 요소나 장치가 필요없을 만큼 영화를 꽉 채우기 때문입니다. 그의 연기만으로도 영화가 터질 듯 했기 때문에 음악이 없다는 사실조차 알아차릴 수 없었던 것이지요.

이 영화에서 올리비에 구루메는 단 한번도 절규하거나 흐느끼지 않습니다. 단지 거친 숨을 몰아쉬고 불안한 듯 눈동자를 굴리며, 의미를 알 수 없는 모호한 눈빛으로 아들을 살해한 범죄자를 쳐다볼 뿐입니다. 정말 뛰어난 배우라는 게, 그런 단순한 몸짓에서도 강렬한 에너지가 느껴집니다. 놀라운 배우에요. 이런 뛰어난 배우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이 영화를 볼 가치는 충분히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도통 재미가 없어요. 뭔가 흥미로운 반전이나 쇼킹한 사건 같은 건 터지지 않거든요. 마지막 장면도 '용서'나 '구원'같은 것을 의미하겠지만, 다큐멘터리 씬에서 기량을 닦은 감독답게 객관적이고 차가운 묘사였습니다. 썰렁하다,는 게 정확한 느낌일 것입니다. 배우도 울지 않고, 관객도 울리지 않는 이런 영화는 값싼 신파에 세뇌당한 관객으로서는 심심하게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물론 저의 그런 심심함은 로저 에버트 할아버지의 말씀대로 제가 인간적으로 덜 성장해서이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는 가장 뛰어난 영화들 중 한 편임에 분명합니다. 제가 제대로 감상하질 못해서 그렇지...

http://cocteau.pe.kr

(총 0명 참여)
1


공지 티켓나눔터 이용 중지 예정 안내! movist 14.06.05
공지 [중요] 모든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관련 안내 movist 07.08.03
공지 영화예매권을 향한 무한 도전! 응모방식 및 당첨자 확인 movist 11.08.17
19276 [패션 오브..] 성서의 기록 한도막을 보았습니다. (2) mongcat 04.03.25 1021 4
19275 [오! 수정] 무슨 이유로 이 영화를 봐야하는가? (3) cocteau 04.03.25 6083 14
19272 [꽃섬] 남자 감독이 만든 여성영화 cocteau 04.03.25 958 0
19271 [반지의 제..] 데드 얼라이브 2를 보고 싶다. (1) cocteau 04.03.25 1491 0
19267 [주온] 비디오판의 연장선에서 보면... cocteau 04.03.25 1006 0
19266 [맛있는 섹..] 결국 남자들의 판타지일 뿐.. cocteau 04.03.25 6684 4
19265 [28일 후] 근사한 좀비? 영화 cocteau 04.03.25 1636 2
19264 [아이덴티티] 재밌지만 좀 찜찜한... cocteau 04.03.25 1985 6
19263 [주온 2] 시리즈 중 가장 떨어지는 영화 cocteau 04.03.25 916 3
19262 [지퍼스 크..] 초반부는 걸작 cocteau 04.03.25 1900 2
19261 [캔디 케인] 뻔하지만 그냥저냥 볼만한... (1) cocteau 04.03.25 1311 5
19260 [세크리터리] 소재가 아까운 그저그런 로맨스 cocteau 04.03.25 1112 3
19259 [블러드 솔저] 카니발리즘에 관한 재밌는 해석 cocteau 04.03.25 1095 0
19258 [영매 : ..] 그들이 진짜 영매는 아닐지라도... cocteau 04.03.25 2376 4
19257 [브라더] 나는 기타노 다케시를 제대로 알고 있었던 것일까? cocteau 04.03.25 1169 1
19256 [스캔들: ..] 가장 야한 <Dangerous Liaisons> cocteau 04.03.25 1851 0
19255 [지구를 지..] 반가운 한국 영화 cocteau 04.03.25 1109 2
19254 [킬 빌 V..] 재밌지만 새롭지는 않은... cocteau 04.03.25 1081 2
19253 [막달레나 ..] 격랑이라니, 졸릴 따름입니다. (2) cocteau 04.03.25 925 3
19252 [미스틱 리버] 영화는 노인네가 잘 만든다 (1) cocteau 04.03.25 1400 2
19251 [풀 메탈 ..] 육군 병장 예비역이 보기엔... (1) cocteau 04.03.25 4678 7
19250 [순류역류] 액션씬만으로도 걸작. cocteau 04.03.25 1506 2
19249 [반지의 제..]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cocteau 04.03.25 1138 1
19248 [배틀 로얄..] 아비만한 아들없다. cocteau 04.03.25 1692 4
19247 [돌이킬 수..] 누구도 이 영화를 좋아하지는 않겠지만... (1) cocteau 04.03.25 4259 2
19246 [엑스텐션] 기대이하 cocteau 04.03.25 1045 1
19245 [여섯 개의..] 좋은 건 좋고 시시한 건 시시하고.. cocteau 04.03.25 1778 6
19244 [사랑도 통..] 조금은 불쾌하고 또 조금은 감동적인... cocteau 04.03.25 1882 3
19243 [회로] 재미없지만 매력적인... cocteau 04.03.25 1168 0
19242 [도플갱어] 공포영화가 아니랍니다. cocteau 04.03.25 1431 5
19241 [큐어] 무서운 영화? cocteau 04.03.25 10766 1
현재 [아들] 지루하지만 팽팽한 긴장감이 넘칩니다. cocteau 04.03.25 724 1

이전으로이전으로2131 | 2132 | 2133 | 2134 | 2135 | 2136 | 2137 | 2138 | 2139 | 2140 | 2141 | 2142 | 2143 | 2144 | 2145다음으로 다음으로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