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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씬만으로도 걸작. 순류역류
cocteau 2004-03-25 오전 1:09:11 1389   [2]
감독 서극에 대해 특별한 애정은 없습니다. <황비홍>시리즈 같은 무술영화는 <와호장룡> 이전에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장르였구요, <천녀유혼>은 왕조현 때문에 기억하는 영화였습니다. 그의 20년 프로젝트였다던 <촉산>의 현란하지만 어딘지 어설픈 CG와 뭐가 뭔지 알 수 없는 어수선한 시나리오도 맘에 들지 않았구요.

<순류역류>는 정성일이 어딘가에서 극찬을 했던 걸 읽은 기억이 있었는데, '서극'이 감독한 '액션영화'라니, 구미가 당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막상 보고나니까, 이 영화, 놀랍군요! 정확하게는 이 영화의 액션장면들이 말입니다. 커다란 비둘기집을 연상시키는 낡고 거대한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액션씬은 그야말로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듭니다. 헐리웃에서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미끈하게 뽑아낸 그 어떤 액션씬도, 피아노 줄에 몸을 매고 아크로바틱하게 몸을 꼬아대며 아파트 벽을 타고 달리는 이 아날로그적인 액션씬만큼 경이롭지 않습니다. 정말 저런 장면은 홍콩영화에서 밖에 볼 수 없지 않을까요? <매트릭스>를 위시한 헐리웃제 무술영화가 뭔가 빠진 듯 밋밋하게 느껴진 이유는, 그것이 고난도의 테크닉으로 단련된 사람들이 만들어낸 몸의 예술이 아니라, 자본력과 기술력으로 만들어낸 CG에 불과하기 때문이었나봅니다. 저런 굉장한 액션씬은 영화의 전체적인 완성도를 떠나 그 자체만으로도 감동을 불러일으킵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액션씬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뭐 할말이 없군요. 뜬금없이 홍콩에 나타난 남미의 특수부대라니... 황추생이 연기한 경호회사 사장이 사정봉이 연기한 타일러를 때리는 장면-그는 의뢰인을 살려내려고 한참 싸우고 있었는데요-에선, 황추생이 사실은 나쁜놈인가보다, 착각을 할 정도였습니다. 트레일러에는 왜 가뒀는지 지금도 이해할 수가 없구요. 한마디로 엉망인 내러티브지요. 주인공 중 한명인 오백은 좀 심하게 못생겨서 보는 내내 기분이 언짢았습니다.

이러저런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20여분 정도의 액션씬만으로도 충분히 뛰어난 영화입니다. 그래서, 썩 내키지는 않지만 별 네 개.

<서극의 칼>을 다시 보고 싶군요. 전에 볼 때는 무술영화 자체가 우스워서 그 영화를 제대로 즐길 수 없었거든요. <도마단>도 보고 싶고...

http://cocteau.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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