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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노인네가 잘 만든다 미스틱 리버
cocteau 2004-03-25 오전 1:12:29 1314   [2]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제가 무척 좋아하는 감독 중 하나입니다. 좋아하는 감독을 나열해본다면 11번째나 12번째 쯤 될까요? ^^;;; 미이케 다카시처럼 몸서리치게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의 영화들은 되도록 찾아보고 있고 또 그때마다 항상 만족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 감독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의 나이와 관계있습니다. 그는 1930년생이고 우리나이론 74인가요? 숀 코너리와 동갑이지요. 하지만 두 배우가 연기하는 영화속 캐릭터들은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숀 코너리가 'Entrapment'에서 자기보다 39살이 작은 캐서린 제타 존스와 사랑을 나누며 영원히 끝나지 않을 듯한 젊음을 과시하는 반면,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에서 비를 흠뻑 맞아 빈약한 모발이 머리에 착 감긴 안스러운 몰골을 드러내며 자신의 늙음은 숨김없이 드러냅니다. 노인네인거지요.

하지만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늙음에는 어떤 궁상맞음이나 회환이나 서글픔 같은 것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에게 늙음은 인생의 끝이 아닙니다. 대신 늙음과 함께 인생에 대한 통찰력을 얻었으며, 육체의 노쇠와 관계없이 여전히 안에서 숨쉬고 있는 삶에 대한 끈기, 근성, 열정 같은 것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Sace Cowboys'의 네 노인네들처럼 자신감있고 능동적인 노인네 캐릭터를 본 적 있습니까? 숀 코너리가 영원히 지속되는-물론 언제까지고 지속될리는 없는-젊음의 이미지로 그의 늙음을 극복했다면,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인생이 선사한 경험과 지혜로 빛을 발하며 그 나름의 방식으로 늙음을 극복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보면 정말이지 노인이 된다는 것이 그렇게 두려워할만한 일은 아닌가보다, 안심하게 됩니다.

멋진 노인으로서의 그의 면모는 배우로서보다는 감독으로서의 그의 이력에 더욱 잘 드러납니다. 어떤 분들은 그를 마카로니 웨스턴의 주인공으로만 기억하고 계실지 모르겠지만, 그는 90년대 들어 왕성한 창작력으로 끊임없이 양질의 영화를 만들어내고 있는 뛰어난 감독입니다. 'White Hunter, Black Heart (1990) 추악한 사냥꾼', 'Unforgiven (1992)', 'Perfect World, A (1993)', 'Midnight in the Garden of Good and Evil (1997)', 'Space Cowboys (2000)'같은 영화들을 감독하며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지요.

그의 다른 영화들처럼 'Mystic River'도 충실한 장르영화입니다. 지루하지 않지요. 특히 이 영화는 영화의 종반까지 살인범의 정체를 알 수 없는-물론 주의깊은 관객이라면 영화 초반부의 그 결정적인 단서로 범인을 짐작할 수 있겠지만- 잘짜여진 시나리오를 갖고 있습니다. 어릴적 성폭행의 기억이 한 남자와 그의 친구를 파멸로 몰아넣습니다. Sean Penn, Tim Robbins에 Kevin Bacon까지 화려한 캐스팅이군요. 특히 숀 펜과 팀 로빈스의 연기는 아카데미 상쯤을 기대해 볼 수 있을 좋은 연기입니다. 'You Can Count on Me (2000)'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던 Laura Linney도 조역으로 나와주셔서 기뻤습니다.

영화 중간에 Tim Robbins이 TV로 보던 그 뱀파이어 영화는 존 카펜터의 'Vampires'더군요. 하고 많은 뱀파이어 영화 중에 왜 하필 저 영화였을까요?

http://cocteau.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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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이 아니라 감독칭찬이네..   
2005-01-11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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