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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민트 패티] 종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기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indisle 2004-04-03 오전 12:04:07 1295   [6]
여자가 운다.
남자가 운다.
훌쩍 훌쩍 감동의 눈물이다. 존경의 눈물이다, 고통의 눈물이다.

종교란 어떤 규범과 윤리로 설명하든 믿는 사람에게는 위안이고 삶의 든든한 기둥이다.
내게 적어도 종교는 그런 의미다. 하나님이건 부처님이건 내 믿음의 대상은 사람이 아니라 그 자체에 있다.
그래서 그랬던가. 절에가면 편안해지는 일상과 성당의 미사포를 쓰고 있을떄의 위안은 내게 동일하다.
하나만 믿으라는 법이 있던가. 믿는게 아니라 내게 종교는 기댈 수 있는 삶의 방법일 뿐이었다.

부처의 수행은 뼈대만 남은 앙상한 모습으로 열반의 순간까지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하나님의 수행은 십자가에 못 박히기 전까지 모함받고 의심받는 인간의 잔인한 세계에 그 고통을 인내하는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늘 그렇듯 교회나 성당의 십자가에는 그분의 피 흘림이 고결하게 승화되어 어쩌면
잔인할 수 있는 공포의 분위기를 존경과 믿음으로 대체하고 있다.
그 못박힘의 12시간 수행의 모습을 가장 잔인하게 가장 리얼하게 보여주고 싶었던 감독의 의도가 너무 사실적이었을까.

내게 눈물을 남기지 않은 장면장면은 타인에게는 무한한 슬픔으로 다가 갔는지 모른다.
적응하지 못하는 난감함이 아니라 그 고통의 장면이 내게는 비 사실적이고 혹은 너무 사실적이어서
믿는 다기 보다 또한 픽션과 넌 픽션의 경계에서 잠시 머뭇거리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아니 다 보고 난 지금도 기억나는것은 그 잔인한 도살행위에 흘리던 피 밖에 없다.
하나님이 누구 대신, 혹은 왜 저렇게 죽었는지 그런것은 내게 의미가 없다.
다만 바보같이 그 짐을 지고 고통스러워 하면서도 묵묵히 자기 갈 길을 가고 타인에게 존경과 도움을 함꼐 받던
그 모습이 대단해 보였을 뿐이다.
실은 온 몸이 찢어져 피 흘리며 걸어가는 길 속에서도 옷에 저 상처들이 아프지나 않을까.
피 범벅의 온 몸이 화상보다 더 뜨거운 열로 괴롭게 하지는 않았을까 하는 위로와 함꼐
끝까지 미간에 주름을 잡은 채 그 고통을 함께 공유하고 있었던 러닝타임.

종교란 내게 저런 것을 보여주면서 그 사람을 대단하게 혹은 감동적인 수행자로 승화하는것이 아니다.
믿지 않는 사람에게 현실이란 없다. 사람을 믿는 것이 아니라 그 위로 자체를 믿는 것이어서 그런지
눈물어린 감동은 없었지만 어떤 것이건 하나님이라는 존재가 믿는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피 범벅의 현장에서 그 분의 고통자체가 감동의 물결이 아닐런지.
자신의 믿음이 가치있게 느껴졌던건 아니었는지. 수건을 내내 들고 있던 사람들은 알겠지.

영화를 보면서 내내 성당을 다시 나가볼까하고 생각했던 이유
내 세례명도 그 영화에 등장했던 한 여성의 이름과 동일하다는 기억이 다시 들었기 떄문.
아...나도 과정이 어떻건 결과가 어떻건 종교에 가끔은 아주 가끔은 기대고픈 인간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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