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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아라한 장풍 대작전
mongcat 2004-05-02 오후 10:15:52 940   [0]

장풍대작전!! 몇달 전에 주운 포스터가 발단이 되어 오늘까지 머릿속에 콕 박혀 있던 영화다. 무협을 즐겨라하는 마니아 까지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완전 문외한은 아니라 자부하며 좋아하는 배우 류승범과 또 좋아라하는 코메디와 무협이 짬뽕된 영화라 하니 기대 이빠이, 부랴부랴 약속 잡아가며 오늘 관람에 나섰다.

초반부..? 좋~ 더라. 휙휙 넘어가는 것이 머리카락이 쭈삣 설 정도로 짜릿한 속도감과 거리의 인파에 섞이면 절대 공인으로 보이지 않을 류승범의 평범한 매력이 듬뿍 묻어나는 변신에 오호? 이것봐라 이거 물건 아냐? 하는 생각이 파바박 스치더라.
김소이던가? 늘씬한 신인 아가씨, 연기가 깨지나 않을까 걱정했는데 대사가 다 단문이라서 그런지 딱히 어색함도 보이지 않고 특히나 걸출한 입담을 앞다투던 칠성들의 무르익은 연기가 감질나더라.

허나.. 슬슬 진행이 되면서, 빤히 앞이 예상되는 전개로 빠지면서부터 뭔가 불안해지더니 중반을 넘어가서는 불안이 확신이 되었다. 영화는 모노드라마가 아니다. 주인공에게 카리스마와 관객을 확 휘어잡는 무언가가 필요한건 사실이지만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방방 날뛰면 이도저도 아니게 되어버리는게 영화란 말이다. 든든한 바탕이 되어주는 칠성들의 연기가 있는데도 (워낙 완숙한 연기자분들이다보니..) 그 위에서 혼자 화려한 류승범의 연기는 솔직히 애교로 봐줄 수위를 넘더라. 반대편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축이 되어야 할 아라치양은 쭉쭉 뻗은 긴 다리로 발차기 하시느라 바빠 연기엔 신경을 안써주시니 거 참 통탄스러운 일이 아니겠는가. 솔직히 류승범 보러 의자에 앉았지만 영화 전반적인 부분과 화합하지 못하는 주인공을 보고 있자니 아까운 생각이 들더라. 류승범이 (존칭 안 붙이니 무진장 민망해질려고 한다 류승범씨) 후딱 득도 하고 영화면 영화 극이면 극 드라마면 드라마 모든 분야에서 전체를 내려다보는 시각을 갖췄음 한다.

에, 그러나 그 보다 더 큰 문제가 있었으니.. 스토리의 빈약은 신경쓰지 말자 뭐 거기까지 바라냐, 하시는 분들에게 감히 한마디 하자면 아무리 만족스런 영화라도 딴지 걸 건덕지가 있으면 걸수록 좋다. 왜? 그래야 다음번엔 더 높은 수준의 영화가 나올게 아닌가? 무조건 감싼다고 애들이 곱고 이쁘게 자라던가?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에게 위신을 갖추고 틀린 점을 지적해줘야 하는 것처럼 진정 한국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이라면 지지와 더불어 따끔한 충고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어쨌든, 안타까운 것은 이 영화 그렇게나 저예산 영화인가? 초반에 완벽하다고는 못해도 매끄러운 cg는 막판에 가서 와장창 깨는 유치한 와이어 액션으로 돌변한다. 편집할 시간이 없었나 촬영할 예산이 떨어졌나? 만약 둘 줄 하나가 이유라 하더라도 정작 신경을 써야 할 결말을 그렇게나 얼렁뚱땅 스리슬쩍 넘겨버린 것은 감독이고 스텝이고 크게 혼나야 할 부분이 아닌가. 꼭 화려한 액션에 돈 팍팍 쏟아 부은 cg를 바라는게 아니다. 완벽하게 실패한 원더풀 데이즈를 봐라. 돈만 퍼부으면 뭐하나 정작 필요한 창조적 아이디어와 화면구성이 없었는데. 중간중간 성룡과 이소룡에 대한 오마쥬 비슷한게 보이는 듯 하더라만 이도저도 아닌 어설픈 흉내는 패러디도 못된다. 좀 더 기발한 장면, 감탄을 터트릴 만한 화면, 그리고 액션이 부족한 듯 하여(그저 우리가 많이 보아온 흔해빠진 액션만 있어) 쪼까 유치하단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새로운 시도에 류승완 감독의 가능성을 짐작케 하는 좋은 장면도 많았다. 아직 갈 길이 한참 멀어 목적지를 내다보려면 목 떨어지겠단 걱정부터 앞서지만 최초의 한 걸음 그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도다.

그 외에 코메디, 오호 이거 하난 정말 칭찬하고 싶다. '배꼽 잡고 웃었다' '숨쉴 틈이 없었다' 등등의 말은 류승완 감독도 의도한 바가 아니겠고 가벼운 농과 유머가 진지한 액션과 발란스를 잡는 정도로만 사용된 듯 했지만 웃긴 건 웃긴거지. 중간중간 까메오로 출연한 배우들을 보는 재미도 있고 특히나 류승범과 안성기의 표정연기, 간혹 툭툭 던지는 대사는 압권이였다. 여기저기서 헛바람 삼키는 소리와 실소가 터져나왔으니 즐거운 마음으로 가벼이 볼 영화로는 꽤 괜찮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볼때 기대에 못 미친 영화였으니..
얼렁뚱땅 만들어서 걸어버린 영화라는 생각이 가시지 않는 이유는 뭘까?
디테일이 산 건 대사와 류승범이라는 배우의 개인기 뿐이였고 정작 무협이라는 간판을 내 걸었을때 가장 신경써야 했을 액션과 화면이 흔해빠졌으니. 퍽 곤란한 경우다. 뭐 어제보다는 오늘이 낫고 오늘보다는 내일이 낫겠지. 류승완, 류승범, 앞으로의 귀추를 주목해야 할 것이다. 결과가 가히 만족스럽진 않더라도 아직 신인 딱지를 붙인 젊은피가 아닌가. 가능성을 타진하자면 무궁무진, 앞으로 그들이 만들어낼 영화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가슴이 설렐 일이다.


아, 마지막으로 빼먹은 부분.. 무술감독이라고 했나? 정두홍이라는 사람.. 눈빛이 참 멋지더라 무술감독이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게 근육도 멋지고.. [나올때마다 헤벌레했다] 무엇보다 움직임이 차원이 다르더구만? 등장하는 비중이 적어서 그렇지 조금만 더 많아졌다면 그 카리스마에 류승범이 밀릴 뻔 했다. 이 사람 기억해둬야겠다.

하나의 분야에서 정점에 선 사람들을 우리는 고수라 부르고 그들은 흘린 땀만큼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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