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영화인 것 같다. 누가 어떤 시점에 보느냐에 따라 너무도 다른 추측을 하게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경찰이 범인을 쫓는 일이 그냥 추측에서 비롯되고 추측만으로 한 사람의 목숨을 뺏기까지의 과정... 그러나 마지막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최후를 맞은 주인공, 우편배달부...
황당하고 어이없는 스토리의 전개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거기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일에 충실했다는 것이다. 포스트맨이 사랑이란 감정에 눈을 뜨면서 여자에게 진심으로 대하고, 경찰들은 범인을 잡는데 주력하고, 킬러는 마지막으로 알게 된 포스트맨의 진실함을 깨닫고 그를 위해 목숨을 내놓고, 손가락을 찾아주어 목숨을 구해준 포스맨을 위해 사력을 다했다. 영화속 주인공들끼리 서로 얽혀있는 만큼 스토리가 커지긴 했지만 그들 모두가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런데 난 아직 해 놓은 것이 없다. 무언가를 할 능력도 없다. 철이 안 들었다고 하기엔 나이가 많은, 무언가를 시작하기엔 늦은 나이같은, 그런 나에게 희망을 불어넣어주고 싶다. 아무도 날 오해하거나 의심하지 않게 내가 진심으로 사람들을 대한다면 그들도 내게 조금은 내가 설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지 않을까?
(200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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