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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선생>과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에 대한 이해 간장선생
cat1998 2001-06-08 오전 9:40:24 861   [1]
간장선생

간장선생... 처음에는 먹는 간장인 줄 알았었는데, 오장육부할 때의 그 간장(肝腸)이다. <나라야마 부시코>와 <우나기>로 두 번이나 칸느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던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영화다. <나라야마 부시코>는 아직 못 보았지만, <우나기>는 참 감동적으로 봤던 기억이 있어 <간장선생>에도 기대가 컸다. 이 기대에 대한 결과는 후에 이야기하겠다.
2차대전 말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영화는 전쟁에 대한 일본인의 생각을 잘 담아내고 있다. 첫 장면부터 비행기가 날고 폭탄을 투하하는 장면이 <진주만>을 떠올리게 했다. 다만 다른 점은, 진주만은 일본 비행기고 <간장선생>은 미국 비행기라는 것...
이 영화는 의외로 인물이나 사건 등이 상당히 복잡하게 얽혀 있어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을 조각조각 뜯어서 감독 능력대로 짜 맞춘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전쟁, 사회에서 소외받는 사람들-창녀, 약물 중독자-, 장인정신, 로맨스 등의 소재들이 독특한 캐릭터들에 의해서 다각도로 펼쳐지고 있다. 영화의 모두가 주인공이고, 또 모두가 주인공이 아니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 영화의 진정한 주인공은, 전쟁이다. 전쟁이 아니었다면, 어린 동생들이 누나에게 배고프다고, 몸이라도 팔아달라고 보채지 않았을테고, 어머니들은 눈물로 어린 아들들을 전쟁터에 보내지 않았을테고, 아들의 친구인 소노코에게 무릎을 꿇고 아들의 총각딱지를 떼달라고 애원하지 않았을테다-총알이 숫총각만 따라다닌다나 뭐라나??? 그 어머니는 아들의 무사귀환을 위해 끝내 소노코에게 "증표"까지 얻어간다. 아마도 간장선생은 그냥 간염 연구만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포로든 마을주민이든 상관없이 의사의 본분을 다해 열심히 치료하면서... 나도 모르게 일본인들이 불쌍해졌다. 이런 개인들은 원하지 않는 전쟁에 참가한 것인데... 결국 그들도 피해자이고 희생양 아닌가...?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간장선생은 동경대 의과대학 동창회에 나갔다가 동료들의 열화와 같은 박수 갈채를 받더니 정말 중요한 자신의 본분은 잊은 채 간염 연구에만 매달리게 된다. 의사의 본분이 뭔가? 환자를 고치는 일 아닌가? 그런데 신선한 간을 얻으려고 죽은 환자의 무덤을 파헤치고-물론 그 환자 죽기전에 사전동의는 받았다고 하지만-, 다 죽어가는 다른 병자는 돌보지 않고 오로지 간염 샘플 채취에만 열을 올리니...
일본의 군국주의도 마찬가지였다. 대중들은 어리석게도 "잘 한다, 나가자, 싸우자"하니까 "우~"하고 몰려나갔다. 거기에는 정말 이것이 옳은 것인가에 대한 "성찰"은 빠져 있었다. 물론 여기에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옳은 성찰을 할 수 있는 "조건-정보"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금의 일본 역사 교과서 왜곡의 문제는 이런 측면에서 무서운 것이다. 자신들이 한 일이 잘못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는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는 위에서, 주위에서 몰고가는 대로 끌려갈 수밖에 없다. 그 후에... 제 정신이 들고 나면, 그 책임은... 결국 개인 스스로가 지어야 한다. 그렇게 몰고 간 사람들이 아니라... 몰고 간 사람들과 개개인들의 몫은 따로 있다. 그 때의 일본인도, 그 후예인 지금의 일본인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래서 이들은 교과서를 바꿔가면서 눈가리고 아웅을 하려한다...
간장선생을 꼭 이런 사회 문제와 연결시켜서 생각할 필요는 없었지만, 때가 때라서 그랬는지 그런 것만 머리 속에 남았다. 나름대로는 볼 만한 영화였다. 단, 영화 팸플릿이나 광고 문구처럼 그렇게 웃음이 넘치는 영화는 아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웃어도 결국 "현실"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총 0명 참여)
pecker119
감사해요.   
2010-07-03 08:2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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