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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영의 영화읽기 진주만
choimy84 2004-05-21 오후 5:25:01 1962   [2]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와 마이클 베이감독의 콤비가 만들었던 '아미겟돈'에 이은 두 번째 영화 '진주만(Pearl Harber)은 3시간에 가까운 상영시간과 1억 4천만불이라는 상상을 초월하는 제작비(2002년 한일월드컵을 위해 지어진 울산 문수경기장 공사비와 비슷한 규모)가 대변하듯 대작의 외형을 갖춘 영화이다.

전형적인 할리웃 블록버스터로 2001년도 초여름 극장가를 폭격할 진주만은 지난해 같은 시기에 불어닥친 글래디에이터의 위력을 이을 만한 대형프로젝트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글래디에이터'가 같은 로마시대의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세인의 마음속에 여전히 남아 있는 1950년대 작품 '벤허'가 지니고 있는 영화의 중량감과 감동, 감독의 철학을 뛰어 넘을 수 없었듯이 '진주만'역시 같은 일본군의 진주만 폭격을 소재로 삼은 '지상에서 영원으로'의 여운을 기대했던 사람들에게는 실망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나 역시 실망했으니까..

이 영화는 런닝타임 3시간을 확실하게 3등분해 놓고 있다. 마치 생선을 머리와 몸체, 꼬리로 잘라놓듯이 토막낸 영화는 긴 상영시간과 미국민의 입맛에 맞아야 한다는 아카데미의 필수조건을 충족시키기라도 하듯 길게 늘어뜨린 도입부로 인해 맛있는 살코기부위를 먹기도 전에 지치게 만든다. 맛있는 부위-진주만 공습장면-을 먹기 위한 대가로서는 지나칠 만큼 가혹하다. 그리고 우리는 기대하던 살코기를 엉겹결에 맛보고 난 후 소화도 되기 전에 오버이트를 할 만큼 비위가 상하게 된다. 미국 우월주의와 영웅주의, 생선의 꼬리부분처럼 흐릿한 결말하곤.. 쯧쯧.

마이클 베이는 '아마겟돈'에서의 영웅주의와 미국지상주의를 '진주만'이라고 하는 역사적 사실위에 덧칠해 놓는다. 타이타닉을 염두에 둔 것 처럼 보이는 군함의 침몰장면과 생사의 길목에서 아우성치는 병사들의 절규는 끝내 타이타닉의 치밀함을 넘어서지 못하고 대작으로서의 요건이라 할 수 있는 스코어면에서도 타이타닉은 물론 브레이브하트등에서의 장엄함에 견주기에 힘겨워 보인다.

애블린을 사이에 두고 펼쳐지는 래프와 대니의 러브스토리가 긴장과 감동대신 신파로 여겨지는 것은 매말라진 나의 감정때문일까. '진주만'을 보면서 남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여간해서 졸지 않던 내가 마지막 부분에서는 참기 힘들 정도의 졸음에 나도 모르게 졸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볼거리가 많은 영화. 태평양 한 가운데 아름답게 펼쳐진 하와이의 작은 항구 진주만에 쏟아 붓는 카미가제 공습기의 돈다발 폭탄을 지켜보면서 6,500원의 입장료가 아깝지만은 않았다.

그리고 한편에서는 우리나라는 언제쯤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것과 마이클 베이가 나와 동갑이라는 사실이 못내 씁슬했다.

참고로  진주만 공격은 41년 12월 8일(현지 시간 7일 아침) 미국의 하와이 진주만 군항에 대하여 일본 해군항공기 360대가 기습 공격을 가한 것으로, 이때 미해군 전함 5척, 경순양함 1척, 기타 2척이 침몰되었으며, 항공기 480대가 파괴되었다. 영화에서 알렉 볼드윈이 연기하는 역사적 실존 인물인 둘리틀(James Harold Doolittle) 소령은 1942년 4월 항공모함에서 발진한 B25 폭격기 16대를 지휘하여 일본 본토를 폭격하였다.(둘리틀 공습). 도쿄와 요코하마 등의 주요 도시들을 폭격하여, 사상자 363명, 가옥파괴 약 350동의 손해를 주었다. 피해는 크지 않았지만 일본 해군 상부에 준 충격은 매우 컸으며, 그해 6월 미드웨이 작전 실행의 계기가 되었다. 둘리틀은 그 해 아프리카의 미공군 사령관, 1943년 미 제8공군사령관이 되고 1944년 공군 중장이 되었다. 일본 본토에 대한 미국의 전략폭격은 개전 이래 인원 살상 약 67만, 이재민 1,400만 명을 내게 하였으며,  공습에 참가한 항공기는 45년 1월부터 8월 13일 사이에만 B-29 폭격기 연 1만 5,500대, 함재기 약 2만 1,000대에 이르렀다고 한다. (2001.6)


(총 0명 참여)
단돈 6500원으로 이만한 영화를 관람할수 있다는게 행복하지 않나요?   
2004-09-14 19:36
난 하나도 안지루하던데...그 3시간도 못버티나   
2004-05-28 22:19
기억나네요.. 마지막 40분을 위해 엉덩이가 너무 아팠던 기억..^^   
2004-05-2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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