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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 태국에서 날아온 제대로 된 한 방 옹박 : 무예타이의 후예
emptywall 2004-05-26 오후 11:24:22 1470   [0]


이소룡, 성룡, 이연걸. 영화 <옹박 : 무에타이의 후예>(이하 <옹박>)가 카피에 내세운 ‘지나간’ 영웅들의 이름이다. 귀가 솔깃해질 정도로 수많은 무용담을 남기고, 아까운 나이에 요절함으로서 전설이 되어버린 이소룡. 데뷔 이래로 줄곧 다이내믹한 액션으로 사랑을 받으며 아직까지 활동을 하고 있지만 이제 힘이 부쳐 보이는 성룡. <소림사>로 시작해 <황비홍>시리즈로 전성기를 구가했지만 헐리우드로 진출해 ‘그저 그런’ 영화에서 ‘거기서 거기’인 역을 맡아 ‘그렇고 그런’ 연기로 실망을 주고 있는 이연걸까지. 한때는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의 액션으로 어린 동심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던 그들이 저마다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쇠락하거나, 매너리즘에 빠질 때 팬의 한 사람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었다. 어릴 적 슈퍼맨을 보고 보자기를 목에 두른 채 담벼락에서 뛰어 내려 본 경험이 있다거나, 김일의 경기를 보고 친구 머리에다가 박치기를 해댄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이들 액션 영웅들의 노쇠함이 가슴 아프지 않았을까.


그런 의미에서 <옹박>은 영리한 영화다. 영화로써는 아직 우리에게 생경한 나라 태국에서 날라 온 이 영화가 흥행을 위해 내세우고 있는 모토는 팬들의 욕구 내지는 액션에 대한 목마름을 해갈시켜줄 만큼 자극적이기 때문이다. 아니 감히 불세출의 액션 배우라고 할 수 있는 쿵푸 영웅들을 ‘죽었다’고 단언하면서, 이제 <옹박>의 주연 배우 [토니 자]의 시대라고 선언하고 있으니 얼마나 당돌한 발언인가 말이다. 어찌 보면 자신감이 넘쳐 보이는 듯, 또 다르게 보면 오만하다 못해 거만해 보이는 이 카피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왠지 ‘이 영화 궁금하다’라는 생각이 드니 일단 절반은 성공한 듯 하다.


그렇다면 <옹박>은 소리만 요란한 빈 수레인가,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겠다는 알리처럼 승리를 확신하는 강자의 여유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확히 반반인 영화다. 무슨 말인고 하니 말하자면 부실하면서도 충분히 매력적인 영화라는 것이다. 일단 <옹박>의 줄거리의 단순함은 전형적인 B급 액션 영화를 답습하고 있다. ‘절대 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악당들이 한 평화로운 마을에 들어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숭배되는) 무언가를 가지고 도망친다. 이 천지개벽할 어처구니없는 일에 정의의 사도인 주인공이 참고 있을 리 없다. (너무도 인내심이 많아 불의를 봐도 꾹꾹 잘 참는 나 같은 사람과는 분명 질적으로 다른 종족이다) 자신을 응원해주는 순박한 사람들을 뒤로하고 홀연히 응징에 나선 주인공. 강한 의지와 힘을 지니고 있지만 부족함이 있는 그를 위해 때맞춰 조력자가 나타나고, 그들은 힘을 합쳐 악당을 하나씩 처치해 나간다.’ 는 발상. 어쨌거나 ‘나쁜 놈’은 분명히 끝까지 나쁜 놈이고(절대로 참회의 눈물을 흘리면서 측은지심을 유발하는 경우는 절대 없다), ‘착한 분’은 철저히 착한 분인 이 단순하면서도 유치한 줄거리.


<옹박>은 이 줄거리에 문화재를 노리는 악당과, 그들이 뽑아간 ‘옹박’이라는 불상의 머리, 마을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팅-토니자] 등을 투영하며 이들을 요소요소에 배치하고 있는 것이다. 허나 몇 줄로 요약되어도 부족함이 없는 이 심플한 줄거리로 100분이라는 러닝타임을 끌고 가기는 쉽지 않은 일임에 틀림없다. 그렇지만 여기에 이목을 사로잡는 무언가가 있다면 얘기는 달라지는 법인데, 이 작품은 여기에 무에타이라는 승부수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리얼하다 못해 처절할 정도에 점점 강도를 더해가는 액션씬으로 인해 자연히 이야기의 허술함에 대한 불만은 점점 시들해진다. 시장통에서 악당들에게 쫓기며 [팅]이 보여주는 아슬아슬하면서도 경쾌한 액션은 깔끔하기 이를데 없고, 격투기 도박장에서 각기 다른 무술로 도전해오는 상대를 무에타이로 격파할 때의 통쾌함은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하다. 또한 영화의 클라이막스를 장식하는 마지막 동굴 사원에서의 혈투는 어떠한가. 이 장면에서 주연배우 [토니 자]의 역량은 극한으로 발휘된다. 그리고 헐리우드의 대규모 자동차 추격씬의 스펙타클까지는 아니지만 태국의 주요 교통수단이자 관광 상품 중 하나인 ‘툭툭’을 이용한 추격씬은 반복되는 육박전 속에서 색다른 재미를 준다. 여담이지만 이 ‘툭툭’을 이용한 장면이 제작비를 고려하면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한다면, 여기에 태국을 여행한 사람들이나 앞으로 여행할 잠재 고객들에게 상품을 홍보하는 탁월한 발상이 아닌가 싶다.


손이 가는 데로 써보니 이래저래 <옹박>이라는 영화에 대한 찬사 일색이 되어버렸다. 그렇지만 나 자신이 이 작품에 대해서 호감을 가지고 있음을 부인할 생각은 없다. 쌍절곤을 휘두르며 유년기를 보내고, 먹어본 적도 없는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며 취권 흉내를 내보고, 머리를 밀면 황비홍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엉뚱한 상상을 해본 한 사람으로서 <옹박>은 추억을 되새기게 하는 사진이 그득 담긴 앨범이자, 복잡한 머리를 리셋해주는 청량감을 주기 때문이다.



<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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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박 : 무예타이의 후예(2003, Ong-Bak, Muay Thai Warri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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