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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치노가 나오는 여인의 향기를 본의 아니게 무자막으로 보게 되었다. 그 아이디스크에서 받았는데 한글 자막은 무슨 다른 클럽에 있다고 하면서 거기 가서 받으라고 했다. 무척이나 불편하고 다른 커뮤니티 홍보를 위한 느낌이 들어 싫었다. 영어를 잘 하는 건 중요하다. 어딜가나 무얼하나. 대학원 공부를 위해서도 그렇고. 여차저차 받아두었던 영화를 보았다.
여인의 향기 하면 탱고음악이 먼저 떠오르고 알파치노가 떠오른다. 그래서 난 알파치노가 영화내내 여인과 탱고를 출걸로 생각했다. 그러나 그 장면은 아주 일부분이다. 물론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퇴역 장교인 알파치노는 맹인이고 알콜 중독자이자 괴팍한 성격의 소유자다. 함께 사는 조카들은 추수감사절을 맞이하여 여행을 가게 되고 그사이 알파치노를 돌봐줄 아르바이트 생을 찾게 된다.
알파치노는 그 아르바이트생 찰리와 뉴욕으로 떠나게 된다. 찰리는 엉겁결에 동행하고 다시 돌아오고 싶어하지만 알파치노와 끝까지 동행하게 된다. 사실 알파치노는 죽기 위해 그 곳에 간것이다. 그는 그곳에서 호화로운 생활을 한다. 양복도 맞춰입고 멋지게 면도도 하고 고급 호텔에 머물고... 멋진 여인과 우연히 탱고를 추게 되고 페라리를 빌려서 운전도 직접해보고 그러나 그는 결국에는 자살을 시도한다. 찰리는 필사적으로 그의 방아쇠를 막아서는데 그 때 알파치노가 분노하면서 이런 대사를 한다. "I've got no life." "I'm in the dark." 그동안의 삶이 그에게는 무척이나 힘들었던 것이다. 그는 또 찰리에게 자신이 살아야 할 이유를 대보라고 한다. "Give me one reason." 그러자 찰리는 탱고를 추던 일과 페라리를 몰던 일을 상기시킨다. -비록 그녀는 기다리던 남자친구가 와서 탱고 한판 추고 떠나버렸지만- -페라리는 경찰에게 걸려 딱지를 떼었고-
탱고를 출때의 그 자신 있고 한없이 행복한 그리고 페라리를 몰때의 그 흥분된 표정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그렇게 인생에는 종종 인상적이고 행복한 기억이 있다. 늘 행복하다는 것은 늘 탱고를 추고 늘 페라리를 모는 것과는 다른 의미다. 단 한 번 날카로운 키스의 추억으로 첫사랑을 평생 기억하 듯 살아가는 것이 인생을 사는 것도 참 쓸쓸하지만. 늘 언제나 극도의 도취상태에서 살아갈 수만은 없다. 인생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 그리고 자신의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사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때때로 아주 즐거운 경험을 가능하게 하며 일상의 소소한 것들도 또한 소중한 것임을 알게 되는 것이다. 알파치노는 그것을 깨닫게 된 것일지도 모른다. 자신은 맹인이지만 멋지게 탱고를 출 수 있고 멋지게 페라리를 운전할 수도 있다.
영화의 후반부에 가서는 알파치노가 도움을 받았다면 이젠 그 찰리에게 도움을 주는 역할을 맏게 된다. 학교 선생님에 대한 심한 장난의 문제로 학교 징계 위원회가 열리는데 그곳에서 아버지의 자격으로 등장해서 찰리를 멋지게 변호하게 되고 그것은 곧 그의 무죄판결에 큰 역할을 하게 된다. 희망과 용기 그리고 믿음을 줄 수 있는 누군가의 중요성을 한 번 더 되갚아 주는 것이다. 찰리가 알파치노에게 그러하였듯이...
사실 영어 자막조차 없어 대사를 잘 알아듣기가 어려웠다. (영어공부의 필요성 절感의 효과!ㅋ) 그래도 2시간 동안 영화를 보았다는 게 스스로도 대단하다. 그만큼 알파치노의 표정 연기가 대사 이상의 많은 것을 전달하고 있기도 하다. 탱고 추는 장면도 깔끔하고 이쁘게 삽입되어 있다. 그 여인이 춤을 잘 못 춘다는 것은 거짓말 같지만서두..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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