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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될지도 모르니 내용을 알고싶지 않은 분들은 영화 보신후 읽어보세요~ 그리고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느낌이기에 보신 분들에 따라서는 재미있는 영화일수도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시사회로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를 먼저 보게되었는데요.
한마디로 대실망~ 입니다.
<비오는날의 수채화>, <엽기적인 그녀>, <클래식>에서 끊임없이 연애 이야기에 집착했던 곽재용 감독의 스타일을 이해하고 봐준다고 하더라도...전작에 비해서 단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오히려 퇴보한 느낌이 든다는 것입니다.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는 <엽기적인 그녀>보다 덜 재미있으며, <클래식>보다 눈물이 덜 나오는 영화입니다.
곽재용 감독은 전지현의 인기를 등에없고 너무나 안이하고 편하게 연출했습니다.
홍콩 제작자로부터 전액 투자를 받아서 제작비 조달 여유가 있어서 그런지 엉뚱하게도 연애담 중간에 스펙타클(?)에 집착합니다.
여순경으로 묘사된 극중 전지현의 직업을 고려하더라도 느닷없이 등장하는 총격신과 차량 폭파신은 황당하기 이를데 없고, 그밖에 낙석으로 운전하다가 강물에 빠지는 장면이라든지 빌딩에서 뛰어내리는데 때마침 큰풍선위에 안착하여 살아남는다든지..황당한 장면의 연속입니다. 그리고 영화의 종반부에 외국영화 <사랑과 영혼>의 끝장면을 연상하게 하는 환타지스런 장면은 관객의 실소를 가져오기에 충분합니다.
또한 아시아에 부는 전지현 바람을 이 영화로 다시 살려보겠다는 의도는 좋은데, 이상하게도 이 영화를 보고있자니 한국 관객들을 위한 배려는 없고, 오히려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관객의 구미에 맞게 제작한 느낌이 팍 듭니다.
감독과 배우 등의 크레딧부터 영어와 한글을 병기하는 것은 물론, 팝송에서 일본가요까지 곽재용의 글로벌화는 거칠게 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쉴세없이 카메라가 전지현을 중심으로 돌면서 전지현 띄우기에 골몰합니다.
곽재용 감독의 장기인 음악선정은 이번에는 먹히지 않습니다. 과잉의 음악은 영화에 대한 몰입을 방해합니다.
유쾌하게 진행되다가 제법 감동스러웠던 <엽기적인 그녀>나 <클래식>에서의 곽재용 감독의 장기는 온데간데없이, 그렇게 유쾌한 장면도 몇 장면 되지 않으며 무엇보다도 전지현이 슬퍼하는 장면에서 지켜보는 관객의 감정이입은 좀처럼 쉽지 않습니다. 카타르시스를 느끼기엔 한없이 부족한 영화라는 것이지요.
어쨌든 기본적인 스토리상의 진행법칙도 무시한 채, 초스피드로 진행되는 전지현과 장혁의 사랑과 이별 그리고 중간에 맛을 내지도 못하는 '전지현 띄우기 양념'을 과도하게 뿌림으로 인해서 이 영화는 종극적으로 패착에 이르고야 말았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아시아 관객들의 구미에는 맞을지 모르니 아시아에서 선전을 바랄 뿐입니다. 다만 <올드보이>로 한없이 높아진 한국영화의 위상에 먹칠이나 하지 않았으면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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