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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대이상의 역작 말죽거리 잔혹사
eliscian 2004-06-10 오후 11:30:57 1934   [4]

사실 영화가 끝날때까지 감독이 누군지 모르고 보았다. 권상우 나오는 영화라 청춘스타 나오는 그저 그런 영화일거라고, 고등학생들 쌈 판이나 벌이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웬만하면 그런 영화 안볼려고 하는데, 여기저기서 들리는 평들이 내가 생각하는 것하고는 다른 이야기들을 하고 있었다. 알바들의 모의 이상의 이야기들이 들려와 마침 시간죽이기로 보게 되었는데...

 

오.. 이럴수가. 대한민국 만세다. 드디어 우리나라도 청춘스타를 가지고 이런 좋은 영화를 만드는 시기가 온 것이다. 이말은 우리 감독의 역량이 세계 어디에 내놯도 엄지 손가락을 세워줄 만큼 좋은 퀄리티를 가진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영화는 감독의 승리다. 권상우는 지금껏 영화 중에서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지만.  이것은 권상우의 공이 아니다. 권상우는 감독을 잘 만났다. 10년전이었다면 권상우의 필모그래피를 가지고 만들 수 있는 영화는 내용없는 맬로와 액션뿐이었을 것이다. 10년전이었다면 아마도 감독들은 권상우를 현수 역이 아닌 2학년짱 우진 역을 맡기려 했을 것이다. 그리고 영화는 필연히 화산고 같은 영화가 되었을 것이다. 감독 유하는 어떻게 권상우를 가지고 저런 연기를 끌어내려고 생각했을까? 그점이 너무 감탄스러울 뿐이다. 범상치 않았던 전작 "결혼은 미친 짓이다"와 더불어 2편에 영화로 궤도에 올라선 그의 다음 영화가 기다려 진다.

 

감독은 권상우를 (그렇게 되기 쉬울뻔 했던) 천하무적 미소년짱으로 그리지 않았다, 그냥 평범했던 보통 고등학생으로 그의 이미지를 눌러버린다. 그리고 그 이미지의 밑바닥에서 시작해서 그의 심리를 절정으로 끌고 올라온다. 좋은 연기란 영화속에서 그 사람이 배우처럼 보이지 않는 연기가 좋은 연기 아닌가! 이 영화에서 권상우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고등학생 현수 그 자체였다. 그리고 그 현수를 현수되게 만든 감독 유하가 아닌가!

 

감독의 역량은 주연배우의 연기뿐만 아니라, 영화곳곳의 모든 상황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들이 쓰던 대사한마디 한마디, 그들이 처해 있었던 상황 하나하나가 어떻게 그렇게 똑같을 수 있었을까? 장학사 온다고 학생들 원위치 시키는 방송, 우열반 나누어 놓고 열반에게 타이르던 선생님의 훈계, 장학사에게 투서를 던지던 학생.. 70~80년데에 학교를 다녔다면, 똑같지는 않더라도 비슷한 상황을 경험했으리라 생각된다. 그것이 이 영화가 나에게 가까이 다가올 수 있는 주된 이유일 것이라 생각된다. 그래서 그 리얼리티적 표현에 관객으로써의 최고의 찬사를 던지고 싶은 것이다. 그 시대를 거쳐온 사람이라면 나의 이렇게 다소 과도해 보이는 칭찬이 허성이 아님을 알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권상우 또한 그의 연기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힘과 약육강식에 의해, 현실에 의해 끊어오르는 분노와 감정을 표현하지 못한채 흘러가는 데로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적절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그는 학급동료와의 관계에서, 여자친구와의 관계에서,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학교와의 관계에서 사방으로 들어오는 압력을 가지고 살았으며, 그는 가슴속에 용암을 품고사는 나비처럼, 힘이 그의 분노를, 현실이 그의 생각을 감당하지 못하는 젊은이의 슬픔과 고뇌로 갈등한다. 다소 쉽지 않은 연기일 거라 생각이 들었는데,너무나도 적절하게 잘 한거이 그를 칭찬해 마지않는 이유이다. 자칫 청춘스타로 단순한 연기만 요구하는 영화들에 현혹되기 쉬운 20대 후반에 벌써 이정도 궤도에 올랐다는 것은 연기력으로 승부하는 한국 남자배우들의 서열에 그의 이름이 올라갈 날도 머지 않다는 것이라 생각된다.

 

글이 길어지니 여기서 끊어야겠다. 각설하고, 너무 재미있게 잘봤다. 영화개봉시기에 이 글을 썼더라면 알바라고 오해될 만큼 칭찬일색이었던 같은데, 단점이 전혀없는 영화는 아니나, 충분히 만족스런 영화이기에 이정도로 끝.

 

마지막 권상우가 학교를 빠져나오기전 선생들에게 쌍절곤을 던지며 한말 "대한민국 학교 X까라 그래" 그 시대에 학교를 다녔던 학생들이 한번쯤은 질러보고 싶었던 이야기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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