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다시 보여지는 장진 감독 아는여자.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내가 내 뱉은 말이라고는 역시 장진 감독이다였다. 어찌 이리 영화를 유쾌하게 만들었는지... 그의 영화적 센스는 역시나 놀랍다.
킬러들의 수다에서 보여줬던 킬러답지 않은 그들의 어눌한 말투나 행동, 모습들 때문에 배꼽을 잡았다면 이번에는 정재영을 통해서 맘껏 느낄수 있을것이다. 기존에 터프한 이미지로 각인되어져 있는 정재영이 코믹멜로라니... 생각으로도 기대되지 않은가?
장진감독 특유의 재치있는 연출과 캐릭터들 간의 꼬이는 상황이 아는여자에는 그대로 녹아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동치성(정재영)과 한이연(이나영)의 캐릭터성도 너무나 잘살렸다. 좀 아쉬운점은 이나영이 모습이 내멋대로해라의 전경의 말투와 이미지가 너무나 남아있다는 것이다. 뭐 이나영 나름대로의 캐릭터성이라고 생각을 하면 매력적인것일수도 있을테지만....
아는 여자는 탄산음료 같은 톡 쏘는 시원한 맛이 있는 영화이다. 심각한 부분에서도 장진 감독의 특유의 장난끼로 웃을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영화 중간에 나오는 외전영화(?) 전봇대 이야기를 통해 멜로영화의 비현실적인 상황성을 비꼬면서도 결국은 자신도 그 설정을 써먹는것 또한 재미있다.
초반부터 심상치 않게 시작되는 이 영화는 조연 캐릭터 하나하나 놓칠수 없을 만큼 연관이 되어져 있다. 예를 들어 초반에 비춰졌던 인물이라면 그 인물이 또한번 나온다는 소리이다. 그만큼 캐릭터관의 연계성과 상황성을 장진 감독은 잘 표현한다는것이다. 후반부에 직접 출연까지 하는 장진감독의 코믹연기도 하나의 재미로 다가올것이다. 또한 동치성(정재영)의 굵은 목소리와는 어울리지 않는 독백 나레이션도 이 영화의 묘미.
스토커 같지 않은 한이연(이나영)의 순애보적인 사랑과 그걸 모르고 지나쳐가는 엉뚱한 남자 동치성(정재영)이 사연이 있는 아는 여자는 당신의 허를 찌르기 위해 만들어놓은 장진감독의 지뢰(?)를 밟을때마다 웃음이 터져 나올것이다.
유쾌한 코믹 멜로영화 아는 여자를 통해 사랑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동치성(정재영)과 같이 그와 엮이는 사람들을 통해 사랑을 다시 한번쯤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