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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이름을 기억하며 트로이 디렉터스 컷
bistar 2004-06-22 오후 6:16:35 763   [0]
트로이 전쟁의 비극을 노래한 '일리아드'를 영화화한다고 하여 초미의 관심을 끌며 올해 한국 극장가의 여름 블록버스터로서 포문을 연 영화 '트로이'. 엄청난 제작비와 초호화 캐스트, 그리고 화려한 볼거리 등으로 무척 큰 기대를 안겨줬던 영화. 하지만 그런 기대치보다는 조금 덜 만족스러웠다. 위의 요소들이 모두 담겨있긴 하지만, 기승전결을 짜임새있게 구성해내지 못하고 있고, 스펙타클한 장면이나 전투신은 극을 이끈다던지 관객을 극에 몰입하게 하기에는 다소 역부족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무래도 여러명의 캐릭터가 등장하다보니 관객의 집중이 분산되고, 그것을 응집시키는 힘도 약해보인다. 그리고 몇개의 감동적인 부분이 있음에도 그런 감정에 완전히 몰입하게 하는 힘도 부족해보였다. 기대를 너무 많이 한 탓일까?

'반지의 제왕'시리즈를 연상케 하는 대규모 전투신과 기원전 1190년대를 그려낸 프로덕션 디자인, 그리고 배우들의 의상은 볼거리를 제공함에 틀립없다. 인간이 옷을 입고 다니지 않았던 시대가 아니었었냐는 브래드 피트의 말을 떠올리게 될만큼 영화 속에서 그를 비롯한 몇몇 배우들의 누드를 감상할 수도 있다. 그리고 '아라비아의 로렌스' '마지막 황제'의 피터 오툴을 트로이의 왕으로 만나볼 수 있고, 계속 '레골라스'가 연상되게 만드는 올란도 블름도 볼 수 있다. 역시나 멋진 브래드 피트는 강인하고 인간적인 아킬레스를 연기해낸다. 그리고 원작인 '일리아드'에는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다고 하지만 너무나도 유명한 '트로이의 목마'로 마감되는 트로이의 최후를 보고 있자면 이것이 '대작'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런 요소들 때문에 2시간 40분에 달하는 러닝타임이 그다지 길게 느껴지지는 않지만 '사선에서' '퍼펙트 스톰' 등에서 보여줬던 볼프강 피터센 감독의 관객을 숨막히게 하는 연출을 기대했던 나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반지의 제왕'에 출연했던 배우가 두명이나 나옴에도 불구하고 '반지의 제왕'이 되기에는 다소 부족하고, 음악의 분위기가 유사한 '글라디에이터'가 되기에는 극적인 요소가 부족한 영화가 바로 내가 본 '트로이'였다. 다른 관객들의 의견은 어떨지...

한가지 덧붙이자면, 영화라는 것은 현재를 되돌아볼 수 있게 만드는 매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최근에 ‘패션 오브 더 크라이스트’를 통해 나의 삶을 다시 생각할 수 있게 되었듯이 ‘트로이’도 내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전쟁의 허망함과 전쟁으로 인한 희생의 무모함을 스크린을 통해 보면서 전쟁과 보복이 끊이지 않는 이 세상을 생각하게 된 것이다. 전쟁 영웅으로 이름을 남긴 ‘아킬레스’나 용맹한 ‘헥토르’의 죽음이 역사나 신화 속에 그 흔적을 남기는 것은 그들처럼 용맹스러움 싸움꾼이 되라는 가르침을 주는 것은 분명 아닐 것이다. 아킬레스의 브리세리스를 향한 사랑이나 아들인 헥토르를 향한 아버지의 사랑 등을 보고 있자면 전쟁이 망쳐놓은 것들이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아킬레스와 헥토르의 고뇌와 최후를 보면서 그들과 같은 희생자가 나오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 그것이 바로 그들이 남긴 이름의 가치있는 존재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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