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흥행하는 소위 블록버스터라는 영화들, 특히 역사를 다루는 영화들을 보고 있노라면, 가끔은 화가 난다. 역사를 재현하면서 '오늘을 읽으라!'는 역사 본질의 문제에 접근을 하는 것인지? 고만고만, 다들 공감할 역사를 가지고 한바탕 시원하게 부수고 놀아보자는 것인지.
그래서 이 영화에서의 역사 이야기는 다른 역사 이야기랑 다를 것이 없다. 남북전쟁사면 어떻고, 베트남 전쟁사면 어떠랴, 멋진 배우에, 멋진 연기에, 입이 딱 벌어지게하는 배경들, 그리고 약간의 로맨스와 약간의 역사 의식과 아주 많은 폭력과 아주 많은 핏빛과 아주 많은 욕설 (그래도 이영화에서는 욕설은 별로 없었네)과 아주 많은 파괴만 있으면 사람들은 '멋진 영화'다고 극찬을 한다.
극장에서 돈주고 보면 별로 아깝지 않을 영화인것 같기는 한데, 어째 찝찝하다.
아무튼 그동네나 이동네나 영화에서 부수고 패고 하는데는 조직폭력배 이야기가 최고인가보다. 혹자는 미국 건국사에서 보여진 잔혹성에 대한 반성이다고 평가를 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반성이 아니라, 그것을 오히려 즐기는 것 같다.
스콜세지 감독의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영화가 끝나고 이상하게도 꼭 찝찝하다. 대중성과 예술성 두마리 토끼를 모두 쫓다가 토끼 비슷한 기니피그 두마리를 잡아와서 토끼라고 우기는 사냥꾼 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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