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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무섭지만 미이케 다카시 팬들에겐 조금 실망일... 착신아리
cocteau 2004-07-02 오후 1:29:17 1270   [3]

[결정적인 스포일러는 포함하고 있지 않습니다.]

 

미이케 다카시의 영화가 드.디.어. 국내에서 개봉한다는 사실은 충분히 감동적인 사건이지만, 그렇다고 뭔가 굉장한 걸 기대한 건 아니었습니다. 일본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착신아리>는 분명 <비지터 Q>나 <이치 더 킬리>같은 영화일리는 없으니까요. 하기사 엽기나 잔인이 미이케 다카시의 본령이라고 말하기도 힘들겠지요. 최근작 < SABU >처럼 그런 코드가 완전히 배제된 영화도 만드니까요. 이 영화를 기다린 이유는 미이케 다카시제 공포영화는 얼마나 색다를까, 하는 점이었어요. 공포영화로서의 완성도보다 미이케 다카시의 아우라가 얼마나 살아있는가, 그 점이 제겐 관심이었죠.

 

우선 이 영화가 상당히 무서웠다는 점은 얘기해야겠지요. 전 보지 못했습니다만, 올해 개봉한 한국 공포영화 <령>, <페이스>와는 격을 달리한다는군요. 정말 어떤 장면들은 꽤 무섭습니다. 압권은 거꾸로 매달려서 다가오는 귀신(예고편에도 등장하는 귀신이니까 뭐 스포일러는 아니겠지요.)과 스튜디오 세트 뒤에서 나타난 귀신.

 

하지만 어떤 장면들은 영 아니올시다입니다. <링>과 <주온> 이후에 만들어진 영화로서 피할 수 없는 운명이겠지만, 두 영화를 연상시키는 장면들이 곳곳에서 눈에 띕니다. 우선 시한부로 다가오는 죽음의 순간이라는 설정도 유사하고 영화의 마지막 반전도 어딘가 <링>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마침내 찾아낸 엄마의 시체는 우물에서 찾아낸 사다코의 시체와 비슷하게 생겼구요. 저주의 내용을 여고생들이 꿰차고 있다는 것도 <링>과 동일한 설정이죠. 벽장에서 귀신이 얼굴을 빼꼼히 내미는(이것도 역시 예고편에 나온 장면이니까 스포일러는 아니겠지요. 여튼 그 예고편은 해도해도 너무하더군요. 중요한 장면들을 전부 다 보여주고 말이죠.) 장면은 <주온>에서 본 장면이구요. <여고괴담>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도 있습니다. 뭔지는 직접 보시고.

 

이 영화의 가장 가관은 낡은 병원 씨퀀스에요. 공포의 효과를 잔뜩 노리고 집어넣은 장면인데 이건 숫제 <공포의 집> 차원의 '깜짝 놀래킴'으로 일관하지요. 가령 누가 쑥 발을 잡아당긴다든지 열린 문틈으로 하얀 손이 쑥 튀어나온다든지. 튀어나올듯 큰 눈에 왜소한 체구를 가진 시바사키 코우는 그런 깜짝쇼에서 비명을 지르는데 무척 유리한 외모를 가진 듯 합니다. 공포에 떨며 크게 치켜뜬 눈동자는 귀신 자체만큼이나 무서웠거든요.

 

영화의 플롯 자체도 좀 작위적인 느낌입니다. 가령 시바사키 코우가 연기한 유미는 자신의 친구들의 초자연적인 '저주'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는 점을 의심치 않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당연히 친구의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는 자신의 번호를 삭제(저주를 피할 수 있는 방법)하는 것이 상식적인 행동이지요. 하지만 그녀는 친구를 '저주'에서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면서도 정작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결정적인 예방책-번호삭제-은 실행하지 않아요.

 

애매한 부분도 많아요. '하늘' 어쩌구 하던 동생 귀신의 이야기는 도대체 뭐하자는 소린가요? 특히 자상을 입은 츠츠미 신이치의 환상과 이어지는 황당한 결말은 이 영화의 관객수를 만 명 정도는 줄일만큼 애매합니다. 미이케 다카시가 자신의 인장을 영화에 새겨넣으려는 시도였다고 생각은 됩니다만 이왕 장르영화를 만들거면 거기에 충실할 일이지, 싶은 아쉬움이 있네요.

 

츠츠미 신이치는 여전히 뻣뻣한 몸놀림으로 우왕좌왕하는군요. 변태 장의사 역을 맡은 기시타니 고로는 최양일의 영화들과 <리터너> 등에 출연했던 배우구요, 형사역을 연기한 이시바시 렌지는 <극도공포대극장 우두>에서 항문에 국자를 박고 죽은 그 아저씨군요.

 

여튼간에 꽤 무섭지만 어딘가 좀 어설픈, 미이케 다카시의 팬으로서는 조금 실망일만한 그런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영화 포스터에요. 왜 그런지는 영화보시면 아실 수 있을 겁니다.

http://cocteau.pe.kr/  꼭도의 영화보며 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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