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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뭘까요? 아는여자
nugu7942 2004-07-11 오후 1:58:27 1618   [4]
사랑이 뭘까요?
- 장진 식 코미디의 진수..영화 <아는 여자>

가벼운 듯 보이지만, 그 속에 촌철살인의 메시지를 잊지 않는 장진 감독이 또 다시 특유의 입담과 유머를 스크린에 옮겼다. TV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의 복수와 전경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배우 정재영, 이나영에 의해 다시 태어나 영화 <아는 여자>(감독 장진, 제작 필름있수다)를 통해 다시 만났다.

<킬러들의 수다> 이후로 약 3년 간의 오랜 공백기는 장 감독에게 다양한 실험을 가능하게 했었는지도 모른다. 전혀 엉뚱한 듯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가 영화의 내러티브를 이어간다고 한다면 아마도 장진 감독이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일본의 단편 애니메이션 감독 다무라 시게루의 <고래의 도약>에서 볼 수 있는 정지영상과 같은 연출에 관객은 웃음과 함께 놀라움(혹은 어이없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헤어진 애인을 향해 '응, 그래'라며 입속에서 맴돌던 악담을 삭이며 보내는 별 볼일 없는 프로야구 선수 동치성(정재영 분) 앞에 이름 모를 여자 한이연(이나영 분)이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영화, 아는 여자.. 모르는 여자일까, 아는 여자일까.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TV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멋진 황태자는 못되지만 바텐더 이연에게 동치성은 황태자 이상이었을지도 모른다.

아니, 어쩌면 장진 감독의 전작에서 줄곧 등장한 여주인공 '화이'의 이미지를 닮은 이연은 엉뚱한 장 감독의 로맨스 이야기에 탁월한 선택이기도..

장 감독은 가장 평범한 진실 속에서 '사랑'에 대해 답을 찾으려는 로맨티스트(?) 동치성이나 영화 속 조연들의 대사를 통해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거나 아직도 사랑에 대해 모호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전하고 있다. 장 감독의 전작에서 그랬듯이 은행강도, 좀도둑, 자살하는 여자 등 영화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캐릭터들은 떼로 몰려와 사랑에 대해 갈등하는 두 주인공에게 사랑을 가르쳐주곤 한다.
 
의사로부터 하루 아침에 몇 개월 밖에 살지 못한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프로야구 선수 동치성에겐 세 가지가 없다. 첫사랑이 없고 주사가 없고 내년이 없다. 하지만, 그로 인해 삶에 대한 의미를 다시 새긴다. 아마도 영화 내내 감독은 사랑과 삶, 서로 동떨어질 수 없는 두가지 요소에 대해 가장 보편적인 진실을 일깨우려 하는 것 같다.

단골로 드나드는 바에서 술에 취한 동치성, 눈을 떠보니 옆에 외갓 여자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 아닌가.. 한편으로 좋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섬찟해진 치성과 모르는 여자 이연의 우연인듯 필연인듯 한 만남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이 시대의 마지막 로맨티스트를 자처하는 이 남자는 9회말 투아웃 다 이긴 경기를 앞두고 관중석의 한 커플을 골똘히 보다가 상대팀에게 승리를 안겨다주는 특이한 행동으로 스포츠지 1면을 장식하기도 하고 끝까지 관객은 그가 그렇게 하리라는 것을 알면서 그의 시선을 줄곧 따라가며 웃음을 지울 수 없다. 특히, 자신에게 남겨진 시간이 얼마 안된다면 그런 특이한 행동은 더할 수 밖에..

더욱이, 영화 속에 액자형식으로 삽입된 또 다른 영화 '전봇대 이야기'에 이르면 장 감독의 멜로 영화를 보는 다른 관점을 확인할 수 있다. 장난스러운 듯 하면서도 세태를 꼬집는 아날로그적 감성이 속도와 편의성을 앞세운 디지털 시대에 전하는 순수한 사랑에 대한 메시지. '사랑'이 무얼까라고 동치성처럼 반문하는 수 많은 솔로들은 이 영화를 통해 사랑에 대한 의미를 배울 것이다.

영화 후반부에 야구장에서 봤던 여자가 자살하려 차로에 뛰어들면서 동치성은 '사랑'의 의미에 대한 확신을 가진걸까. 이 장면은 가장 명장면이라고 할 수 있는데, '치열하게 사랑하는 것이 삶보다 소중한가'라는 것을 치성에게 일깨우고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온 이연에게 달려가는 동치성. 아마도 사랑에 대한 해답을 찾은 것 같다.

전작 <영어완전정복>에서 평범한 조선(?)의 9급 공무원 영주로 웃음을 전한 이나영이 TV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에서 시한부의 남자를 사랑하던 전경에 이어 또 다시 시한부 인생과 사랑에 빠진다. 배우의 연기력보다는 보이시한 매력의 이나영을 귀여운 스토커 이연으로 연출시킨 감독의 캐릭터 설정에 감탄스럽고 정재영 역시 전작 <피도 눈물도 없이><실미도>보다는 훨씬 잘 어울린다.

후속 코미디 영화 <귀여워>에서 그의 활약이 기대된다. 물론, 장진 감독의 다음 작품도 기다려진다.

/ 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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