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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봉> 그나마 공포스럽다. 분신사바
jabongdo 2004-07-29 오후 9:47:02 999   [1]

<분신사바> - 정말 소환술이 필요했을까 에 의심이 가는 영화.

<분신사바>를 만든 안병기 감독. 자신의 3번째 영화마저 공포로 장식을 하며 자신만의 영역을 확실히 구축한 감독이다. 2000년 <가위>, 2002년 <폰> 이라는 두 편의 공포영화로서 스타 감독의 반열에 오른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이다. 그렇기 때문에 <분신사바>는 내용과 배우의 파워에 앞서 감독의 이름이 먼저 거론되는 영화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나온 국내산 공포영화 중에서 그다지 뛰어난 작품이 없었기에(흥행과 비평 모두 실패), 더욱더 감독의 이름이 빛을 발하고 있다.

공포영화를 보고 있으면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서서히 공포심을 조장한 다음 마지막에 가서야 공포의 극한을 보여주는 영화들이 무서울지, 아니면 초장부터 오싹한 공포심을 주는 것이 더 좋을지에 대해서 말이다. 어떤 것이 더 좋다 나쁘다라고 판단하긴 힘들지만, 개인적으론 전자에 조금 더 손을 들어주고 싶다. <분신사바>는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후자에 의거한 공포영화처럼 보인다. 처음부터 출몰하는 귀신들로 인해 충실하게 오싹한 공포를 준다. 비록 그 공포가 고저가 없이 계속 유지되기 때문에 말미에 형성되는 공포에는 이미 적응이 된다는 점이 아쉽다. 

어떻게든 중·고등학교를 다녔다면, '분신사바'란 주문을 한번쯤은 들었을 것이다. 호기심 많은 청소년기에 귀신에 대한 환상과 공포는 다 가지고 있다. 그런 심리를 이용해 친근하고 친숙한 '분신사바'를 공포의 한 축으로 잡았다는 것에 합격점을 부여한다. 하지만 결정적 패인은 왜 그렇게도 친숙하고 친근한 '분신사바' 주문의 내용과 무관하게 흘러가느냐에 있다. 영화가 끝나고 나선 정말 소환술이 굳이 필요했을까 하는 의구심 마저 든다. 영화의 흐름상 소환의 결과 귀신 등장이 아닌, 원한에 사무친 등장이 더 강하게 어필되었기 때문이다. 제목까지 '분신사바'로 할 정도였으면, 그에 대해 충분히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는 건 아니었을까.

서울에서 전학 온 이유진(이세은). 서울에서 왔다는 이유만으로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한다. 이에 유진은 친구들과 함께 귀신을 불러내어 그들을 응징하려 한다. 눈여겨볼 것은 주문을 외우면서 눈을 뜨면 귀신이 자신에게 들어온다고 유진이 말을 하는데, 정작 자신이 눈을 뜬다는 것이다. 이는 흐름이 소환과는 관계없이 진행된다는 것을 미리 알려주고 있다. 장난인지 진심이었는지 모르지만, 어찌되었든 그들의 소환은 성공적이다. 다음날부터 자신을 괴롭혔던 아이들이 하나씩 죽게 되니 말이다. 한결같이 불에 그을린 체로 주검이 되어있다. 소환을 할 때, 상황에 맞지 않게 눈을 떠버린 유진이나 똑같은 방식으로 죽어 가는 학생들을 보면 다시 한번 뭔가 비밀이 있구나 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영화의 시작은 위와 같은 유진을 통해 벌어지는 사건들과 함께 또 한사람의 등장에 있다. 그 인물은 사라진 29번 자리를 보는 이은주(김규리) 미술 선생님이다. 이들은 모두 30년 전 마을의 과거와 연관지어 진다. 이내 영화는 점점 30년 전 과거에 있었던 일에 대해 진실을 밝히려는 자와 감추려는 자의 대립으로 진행된다. 점점 귀신(영혼)의 소환과는 관계없이 원한에 사무친 귀신으로 변모한다. 모든 사람들이 공포에 떨면서도 마을에 집착하고, 불에 의한 사람들의 죽음은 모두 30년 전 과거의 진실에 있다. 그 진실은 직접 확인하기 바란다.

영화는 이처럼 처음에는 제목처럼 '분신사바'의 소환의 공포에 들어서지만, 점차적으로 소환과는 별개인 귀신의 등장이 의아스럽다. 단순히 소환의 공포로는 영화 전체의 시간을 끌어가기 힘들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그래도 손꼽히는 공포 전문감독인데 하는 생각에 더욱 아쉬움으로 남는다. 또한 영화를 보다보면 흐름과 무관한 결정적 장면이 눈에 띄는 것도 아쉬운 것 중에 하나이다. 공포의 분위기를 한껏 자아내더니 갑작스런 키스에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장면이나, 도무지 이유를 알 수 없는 최정윤의 죽음 등이 그러하다.

전적으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경력 10년 차를 맞이하는 이은주 역에 김규리를 보고 있으면 어찌나 한결같은지 참 아리송한 일이다. <분신사바>에서도 감정의 기복이나 표현이 어찌나 똑같은지 그 모습이 더 무서웠다. 또한 처음 스크린에 나서는 이세은은 이와는 대조적으로 무서웠다. 너무나도 큰 눈 덕분에 공포스런 분위기에 제격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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