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시작부터 이게 전문가가 만든 상업 영화인가 의심스러웠다. 화면 색이며 소리며 모든게 불안정 투성이었다.
권상우와 김인권이 영성강화훈련을 받으러 떠나는 장면에선 뜨악하고 말았다. 김인권이 낙담한 권상우를 달래는 대사가 깔리면서 두사람이 시골 성당으로 가는 장면인데...얼굴은 그냥 웃고만 있는데 김인권이 대사가 선명하게 들리는 것이다. 장난하나~~ 이런 경우엔 보통 멀리서 두사람의 모습을 잡거나 아니면 뒷 모습을 잡아서 대사를 back 으로 깐다..정말 김인권의 대사와 분위기를 살리고 싶었다면 제대로 대사치는 장면을 촬영해서 녹음해서 화면 처리를 하던지..
완전 기본을 깡그리 무시한 영화였다.
하지원은 <내사랑 싸가지>에서 보여준 오버 연기를 여전히 답습하고 있었고, 권상우의 어리버리 캐릭터는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양 어색하고 답답하기만 했다. 순진하고 원리원칙적인 신학생의 캐릭터를 연기하라고 했지 모자란 어리버리를 연기해야 하는 건 아니었을텐데...-.-
두 사람의 사랑의 감정 또한 전혀 관객에게 와 닿지를 않았다. 내용만으로 보면 결국 권상우가 하지원을 좋아하게 되는 건 그녀가 술에 취해서든 잠에 취해서든 정신을 놓고서 자고 있는 모습에서 성적인 매력을 느끼는 씬들...그리고 사랑하는 남자에게 차여 울먹이는 모습.. 이것만으로 권상우가 신부의 자리를 포기하고 그녀에게 빠지게 되는 이 스토리가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가슴 시린 사랑으로 와 닿을 수 있을까..뭐 권상우의 열성 팬이라면 그의 눈에 눈물이 맺힌다는 이유 하나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겠지만 말이다.
여기저기서 그 중에서 그래도 성당에서의 결혼식 축가씬이 좋았다는 이야기를 하던데...물론 그냥 그 씬 하나만 뚝~ 떨어뜨려 놓고 보면 무난한 장면이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이 장면은 군더더기에 불과하다. 그렇게 노래 1절, 2절을 주구장창 틀어줄만큼의 의미를 이 영화속에서는 가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영화 <시스터 액터>를 생각한 모양인데... 그 영화속에서의 노래씬은 이것과는 차원이 달라도 한참 다르다. 거기에선 그 노래를 배워가는 과정을 통해서 주인공이 자신 안에 있는 장점을 발견하게 되고 흑인이면서 범죄 경력이 있는 그녀를 사람들로 하여금 새롭게 평가하게 만드는 자리다. 그리고 늘 소심하던 수녀가 자신감을 갖게 되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 영화의 핵심이라고 할만큼 그 노래씬은 중요하다.
한국영화에도 그 예는 있다. <가문의 영광>김정은의 피아노 노래씬과 <광복절특사>송윤아의 노래방 노래씬 등도 영화속에서 주인공의 감정변화와 인물관계에 중요한 역할을 해주는 씬이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결혼식축가씬은 주인공들의 관계에도 주인공들의 감정변화에도 영화 전체상의 줄거리에도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하는 씬이다. 영화의 흐름이나 내용을 무시해가면서 5분가량이나 권상우 하지원 팬들을 위한 팬 서비스를 노골적으로 하는 이 영화를 어떻게 봐야 하는가?
시사회를 보고서 왠만하면 그냥 무시할까 했는데.. 영화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를 사람들에게 알려서 이렇게 기본이 안되어 있는 영화는 성공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글을 남기는 거다.
감독은 영화 공부를 기본부터 다시 해야 하며, 두 배우는 자신의 명성에 걸맞는 작품 선별과 연기에 대한 고민을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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