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드족 출신의 이란감독 바흐만 고바디는 자신이 어릴때 보고자란 비극적인 삶을 이영화에 투영시켜 무장게릴라로 이미지가 강한 자국의 쿠르트인들의 역사와 하루살기도 힘든 현실을 아윱의 일가족을 통해 잡아낸 시같은 제목의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
어른들은 지뢰에 목숨을 잃고 어린아이들은 필수품 포장과 운반으로 가정을 꾸리면서 살아가는 쿠르드족의 생활을 과장없이 물흐르듯 다큐멘터리처럼 담담하게 표현한 이영화는 이란과 이라크,터키에 뿔뿔히 흩어져사는 쿠르드족의 12세 소년 아윱의 가족의 이야기다.. 아버지는 지뢰로 어머니는 막내를 낳다가 돌아가시고, 형 마디는 불치병에,마디의 수술조건으로 결혼을하는 큰누나 로진은 시집을 가지만 노새만 받을뿐 전혀 도움이안돼 다시 밀수를 시작한다..
생존을위해 어쩔수없이 필수품을 날라야만하는 남매를 보듯 어린이들에게는 감당할수없는 현실의 무게에 막막함이 어린아이들의 맑은 눈을통해 내내 흐른다.. 매복한 무장강도들에게 술에취해 비틀거리는 노새를 잃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아윱의 모습과 눈덮힌 산의 풍경을 아름답게 두화면에 담은 모습에서 마음을 두배로 아프게 해주네요..
처음에는 눈물짖게 만들지만 어른들이 아이들을 버리고 도망가는 모습을 보면서 욕과함께 화가 치밀어 오르는 이유는 뭘까? 누가 아이들을 절망의 땅, 고단한 땅에 내몰았을까? 언덕위에서 울면서 소리치는 아윱의 목소리가 아직도 귀가에 메아리치는것 같네요..
희망이 추위에 나오는 입김처럼 어디에도 안식이없는 느낌처럼 우리 현실도 술먹는 노새처럼 되지않기를.....
2004-08-03 오후 5:4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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