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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신부수업] 스타는 있지만 배우는 없었다 신부수업
emptywall 2004-08-11 오후 1:08:28 1836   [6]


영화 속에서 스타의 힘은 어떤 것인가. 그것이 뭇사람을 영화에 주목하게끔 만드는 흡인력? 아니면  무채색의 영화에 한 떨기 원색의 빛을 던져주어 무미건조함을 벗어나게 하는 마력을 지닌 것일까? 그렇다고 한다면, <신부수업>은 스타의 힘을 업은 영화라는 사실에 이견이 있을리 만무하다.


<화산고>의 [송학림]으로 장편 영화계에 첫 발을 내딛은 이후 <일단 뛰어>로 방점을 찍고 <동갑내기 과외하기>와 <말죽거리 잔혹사>로 ‘흥행 슬러거’의 면모를 갖춰나간 [권상우]는 TV 드라마의 폭발적인 성공이라는 후광까지 더해 ‘충무로 캐스팅 1순위’라는 화려하고도 빛나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게다가 동반 출연한 [하지원]은 또 어떠한가. <진실게임>을 시작으로 <가위>와 <폰>을 비롯해 <색즉시공>과 <내사랑 싸가지> 등 호러와 코미디에도 재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고 TV에서는 <다모>로 멜로와 액션연기까지 보여줌으로써 명실공히 좌우타석 가리지 않고 방망이를 거꾸로 잡아도 최소한 내야안타는 만들어내는 교타자로서 손색이 없다는 사실을 각인시키기에 이르렀다. 이런 화려한 이력을 가진 ‘스타’들을 영입한 <신부수업>. 이 정도면 어느 정도는 기대해 볼법하지 않나.


그러나 <신부수업>은 스타를 숭배하는 팬의 기대를 무참히 짓밟는다. 그동안 영화 속에서 보여준 [권상우]의 복근은 같은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으로 보이기에 충분했다.(하루에 뚝딱 만들어질 수 없는 것이기에 존경스러울 정도였다) <일단 뛰어>나 <말죽거리 잔혹사>에서의 조각 같은 몸매는 그의 연기를 커버해주는 방패였고, 소녀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뭇 남성들에게는 질투와 경외심을 유발했으니 말이다. 이 영화에서 이런 장점을 변신이라는 이름 하에 옷으로 꽁꽁 싸매면서부터 용맹하던 호랑이는 날개가 꺾이고 이빨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그의 연기력 부족을 논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는 그동안 TV드라마를 통해 멜로 연기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준 바 있고, <신부수업>에서도 중반 이후 [규식-권상우]이 [봉희-하지원]에게 호감을 가지면서부터 영화는 안정감을 가진다. 그러나 문제는 그 앞부분. [선달-김인권]과 함께 코믹한 에피소드를 만들어 낼 때나, 성당에 와서 소동을 일으키는 [봉희]와 기싸움을 벌일 때 그의 모습은 민망하기 이를데없다. 억지웃음을 유발하려는 듯한 과장된 몸짓이나 대사는 영화에 몰입해 웃어보려하는 관객들을 머쓱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하지원의 연기도 조금도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사실 난 그녀의 팬이다. TV드라마 <학교>에서 ‘짱’이었던 김민희의 오른팔이었다가 배신하는 역을 했던 그 시절부터 눈빛에서 느껴지는 아우라에 휩싸여 단박에 그녀의 뒷조사(?)를 했던 적도 있고, <진실게임>에서 국민배우 안성기와 연기를 하게 되었을 때도 ‘올 것이 왔구나’하며 기뻐했던 나였다. 이후 승승장구 하며 배우로써 입지를 굳혀가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말없이 응원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앞선다. 극 초반 실연을 당해 울먹일 때도, [규식]을 골탕먹이는 말광량이의 얼굴을 할 때도, 그와 사랑에 빠져 눈물짓고 있는 그 순간에도 그녀는 지금까지의 연기를 철저히 복습한다. 이 얼굴도 저 얼굴도 그녀가 다른 작품에서 다른 이름으로 보여줬던 그 얼굴 들인 것이다. 복습을 잘하는 학생이 범생인 것은 확실하지만 적어도 확실한 예습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써놓고 보니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없고 순 주연배우들을 ‘씹는’ 말들 뿐이다. 내가 그들의 안티 팬도 아니거니와 그들의 명성에 흠집을 내고자 하는 의도도 결코 아니다. 그만큼 나도 이들 스타에 대한 기대가 컸다는 말이 될 것이다. 오히려 이 영화에서 빛을 내고 있는 것은 <말죽거리 잔혹사>에 이어 두 번째로 ‘권상우 친구’역을 맡은 김인권이다. 간간이 웃길 줄 알고, 마을에 가로등을 밝힌다음 흐뭇해하는 그의 얼굴에는 적어도 스타는 없어도 배우는 있었다. 중간수준의 시나리오에 평균을 밑도는 주연배우의 연기를 감싸 안고 보듬는 것은 묵묵히 뒤를 받쳐주는 김인권과 조연배우들의 몫이었다. <신부수업>이 어느 정도의 흥행을 할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적어도 매력적인 남녀배우들을 내세웠기에 그들의 얼굴을 보려는 관객을 포섭하기에는 문제될 것이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영화를 감동을 받길 원한다거나 실컷 웃기를 기대한 관객이라면 허탈한 마음 이루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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