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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면에 숨겨진 근원적인 공포, 그것이 곧 몬스터!! 쓰리 몬스터
julialove 2004-08-17 오전 10:18:23 1699   [5]

2002년에 처음으로 등장한 한국,홍콩,태국의 합작 프로젝트 [쓰리]는 많은 관객들에게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아시아의 대표적인 세 나라와 각국의 감독들이 보여주는 개성 강한 공포영화들을 한편의 영화에 담았다는 특별한 의미를 가졌다. 그리고 또다시 그 모습을 보이는 [쓰리,몬스터]는 더욱 뚜렷해진 주제와 인지도 있는 감독, 배우들의 이름으로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것이다. 역시나 아시아 영화계를 주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우리나라와 일본을 비롯 홍콩을 대표하는 박찬욱, 미이케 다카시, 프루트 챈 감독이 함께 한 영화 [쓰리, 몬스터]는 그 감독의 명성과 개성 만으로도 충분히 시선을 끌게 하는 것이다.

이미 자국은 물론 세계적인 명성까지 얻고 있는 감독들이기에 [쓰리, 몬스터]는 2년전 [쓰리]보다 더욱 강력하고 뚜렷하게 부각되어 관객들에게 다가온다. 특히나, 옴니버스 영화가 가지는 특성, 즉 서로 다른 감독들의 개성을 한 눈에 파악하게 되고, 특히나 한국과 일본,홍콩이라는 세 나라가 보여주는 독특한 영화의 분위기를 비교,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고, 의미있는 시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질투,증오,탐욕 이라는 인간 내부에 몬스터처럼 감춰진 본성에 대해 세 감독들이 각각 보여주는 메세지가 무엇인지를 알아가는 것, 그리고 어떤식으로 표현해 가는지를 엿보는것, 그것이 바로 [쓰리, 몬스터]가 주는 가장 큰 매력일 것이다.

우선 우리나라 관객이라면 단연 박찬욱 감독의 단편 [컷]에 주목하게 될 것이다. 어느 나라든 자국의 영화에 관심을 가지게 되겠지만 [올드 보이]나 [복수는 나의 것]등으로 자신만의 영화색깔을 뚜렷하게 보여준 박찬욱 감독의 스타일은 특히나 돋보인다. 너무도 착한 인기 영화감독이 피아노줄에 온 몸이 묶인채로 고통받는 피아니스트 아내의 손가락을 담보로 한 테러리스트로 부터 위협을 받는 설정의 "컷"은 인간의 이면에 감춰진 증오라는 감정에 대해 이야기 한다. 박찬욱 감독들의 작품들이 항상 그랬듯이 약 35분가량의 짦은 시간안에서도 상당히 충격적인 영상들로써 뚜렷한 메세지를 전달한다. 농담과 비꼬는 말투로 감독의 본성을 자극하는 테러리스트, 잘려나가는 아내의 손가락을 보면서 여러가지 고민에 휩싸이게 되는 감독, 그리고 점차 변해가는 남편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잘려나간 손가락에 대한 고통만큼이나 분노에 휩싸이는 아내까지 [쓰리, 몬스터] 중 박찬욱 감독의 "컷"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영화가 진행될수록 감정이 극에 치닫게 된다.

즉, 자신도 모르게 조금씩 그 모습을 드러내는, 특히 인간이 극한 상황에 처했을때 느끼게 되는 분노와 그것을 자극하는 한 타인에 대한 감정인 증오를 박찬욱 특유의 엉뚱하고 냉소적인 코미디와 잔혹하리 만큼 사실적인 화면들로써 인간 본성의 몬스터를 끌어내보이고 있는 것이다. [올드 보이]로 이미 함께 작업한 미술감독,음악감독들 역시 이번 "컷"에서도 관객들로 하여금 강렬하고 묘한 분위기의 세트와 음악들로써 박찬욱 감독의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를 더욱 뚜렷하게 부각시켜 주고 있다. 전형적인 스릴러적 공포나 사실적인 호러 스타일의 공포를 원한 관객들이라면 다소 엉뚱하고 당황스럽게 와닿겠지만 박찬욱 감독의 "컷"은 영화 속 인물들의 상황과 그들의 감정에 몰입하게 될 때, 비로소 그 진정한 공포가 무엇인지를 느끼게 된다.

그리고 자신만의 고집과 개성으로 일본 공포영화의 대표적인 감독이라 불리는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박스]는 조금 특별한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다가온다. 아직 동이 트지 않은 어두컴컴한 하늘, 그리고 차갑게 뒤덮인 하얀 눈을 배경으로 시종일관 어둡고, 음산한 분위기를 풍기는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박스]는 한 쌍둥이 자매의 이야기이다. 서커스 단장인 의붓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 하는 언니에 대한 동생의 감정은 결국 그녀를 위험한 선택에까지 이르게 하게 된다. 그리고 그녀가 어른이 된 후에도 그러한 자신의 모습에 고통스러워 한다. 미이케 다카시 감독이라 하면 쉽게 떠오르는 잔혹함, 혹은 엽기성들이 "박스"에서는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 우리나라 관객들에겐 얼마전 [착신아리]만이 유일한 개봉작이지만 그 영화에서 보여준 감독의 스타일과는 사뭇 다른 미이케 다카시 감독만의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다소 지루할 정도로 느릿느릿 하고 조용하게 전개되는 "박스"는 쌍둥이 자매를 통해서 인간의 "질투"라는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쓰리, 몬스터]가 보여주는 보여주는 세가지 감정 중에서도 단연 미이케 다카시 감독이 보여주는 질투에 대한 이야기가 오랫동안 뇌리에 박히는 듯 하다. 박스 속에 담긴 형체를 알 수 없는 어떠한 존재, 그 박스를 둘러싼 쌍둥이 자매의 이야기, 그리고 의외의 결말까지 "박스"에서 보여주는 독특하면서도 음산한 화면들은 느릿느릿한 전개와 함께 관객들의 감정을 조심스럽게 자극하게 될 것이다. [오디션][이치 더 킬러]등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작품들을 통해 잔인하고, 엽기적인 화면과 스토리에 매료된 관객이라면 [쓰리, 몬스터]에서 보여주는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차분한 화면에 적응하기 힘들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미이케 다카시 감독 특유의 비정상적인 캐릭터나 엽기적이라 할 수 있는 스토리 전개에 있어서는 그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도 있는 것이 바로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박스"가 주는 매력이다.

2년전 [쓰리]에서 진가신 감독의 개성 강한 작품은 홍콩영화 특유의 감성적인 공포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 [쓰리, 몬스터]에서 프루트 챈 감독이 연출한 홍콩편은 내심 그 독특한 스타일에 기대를 걸어보게 된다. 우리나라 관객들에겐 잘 알려지지 않은 감독이지만 [리틀청][메이드 인 홍콩]등으로 그 연출력을 인정받고, 장혁과 조인성이 주연한 [화장실 어디예요?]라는 작품의 감독이기도 한 프루트 챈이 보여주는 "만두"는 그 제목만큼이나 상당히 이색적이고 잔혹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프루트 챈 감독의 작품들이 그렇듯이 이번 작품에서도 냉소적인 시각과 사회비판적인 메세지를 인간의 "탐욕"이라는 감정과 엮어서 표현하고 있다. 독특한 재료를 사용해서 특별한 만두를 만든다는 한 젊은 여자, 그리고 그녀의 특별한 만두를 먹으러 오는 한 여자를 통해 영화는 전개된다.

죽은 태아를 속으로 사용해서 만든 만두를 먹고 젊어지려 하는 여자와 그녀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여자를 통해 인간의 본능적이고, 근원적인 젊음에 대한 욕구, 그리고 그러한 욕구를 충족시키려 함으로써 만들어지는 끊임없이 탐욕스런 인간의 본성을 만두라는 이색적인 소재로써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프루트 챈 감독의 작품은 그의 영화들이 늘 그랬듯이 [쓰리, 몬스터]의 세 작품 중 메세지를 가장 두렷하게 전달함은 물론 따끔한 비판까지 가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메세지와 더불어 세 작품 중에서도 단연 눈에 듸는 것은 잔인함이 느껴지는 사실적인 화면이다. 태아를 사용한 만두라는 엽기적인 소재만큼이나 "만두"에서 보여주는 화면들은 하나하나가 관객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할만큼 사실적이고 황당하리만큼 엽기적이다. 아마도 여느 관객들이라면 프루트 챈 감독이 보여주는 개성을 넘어선 괴팍한 화면들에 꽤나 힘겨운 관람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앞서서도 말했듯이 박찬욱,미이케 다카시 감독과는 뚜렷하게 차별되는 프루트 챈 감독만의 스타일에 다시금 그 이름을 뚜렷하게 각인시킬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흔히들 [쓰리, 몬스터]는 전형적인 공포영화 정도로 알고 있을 것이고, 또 그렇게 알려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쓰리, 몬스터]에서 보여주는 공포라는 요소는 기존에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개념과 크게 차별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 아마도 영화에서 비쳐지는 화면이나 독특한 스토리에서는 공포를 느낄 수도 없으며, 오히려 잔혹하고 사실적인 화면들에 거북함까지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만큼 [쓰리, 몬스터]는 공포라는 개념을 넘어선 세 감독들만의 고집과 개성이 담긴 메세지 위주의 영화인 것이다. 여느 옴니버스 영화들이 그렇듯이 [쓰리, 몬스터] 역시 한 장르에 국한된 재미나 1~2시간동안 스크린을 응시하며 느끼게 되는 심리적 긴장감과 흥미진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영화는 아니다. 옴니버스 영화들이 가지는 가장 큰 의미이자 감상의 재미인 감독 개개인의 개성을 비교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쓰리, 몬스터]에서도 관객들이 추구해야 할 목표여야 할 것이다.

박찬욱 감독이 보여주는 냉소적인 코미디와 잔혹함이 절묘하게 조화된 "컷", 미이케 다카시 감독만의 엽기적인 상상력과 스토리가 시종일관 음산하고 지루하리만큼 조용하게 전개되는 "박스", 프루트 챈 감독만의 비판적이고 냉소적인 시선의 메세지를 사실적인 화면에 담아낸 "만두", 이렇게 세 편에서 드러나있는 세 감독들의 독특한 개성과 고집을 비교하는 것이 이번 영화 [쓰리, 몬스터]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이다. 2002년작인 [쓰리]라는 제목에 "몬스터"라는 단어를 덧붙였듯이 [쓰리, 몬스터]는 겉으로 보이는 공포로 관객들을 자극하기 보다는 전혀 예측할 수 없는 화면과 스토리들로 인간 내부에 몬스터처럼 감춰진 증오심,질투심,탐욕스러움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또, 자기 자신 속에 감춰진 그러한 몬스터적인 모습의 감정들을 통해 곱씹을수록 강하게 전해지는 인간의 근원적인 공포가 바로 [쓰리, 몬스터]에서 보여주는 숨겨진 모습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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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 몬스터(2004, Three Monster)
제작사 : 영화사 봄, 가도가와 픽처스, 어플로즈 픽처스 / 배급사 : CJ 엔터테인먼트
공식홈페이지 : http://www.cjent.co.kr/3mon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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