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 감각을 보여주기위해 연기경험이 전혀없는 고등학생들을 뽑아 정해진 각본없이 현실 그자체 고등학생들의 삶을 보여주면서 분주하게 돌아가는 학교생활을 평온한 날처럼 천천히 보여주는 이영화는 수업,열띤토론,식당,서클등 이런 평화로운곳에 난데없이 폭탄과 총알이 날라다닌다..
피해자이면서 가해자가되는 학생들의 시선으로 16분간의 상황을 차분하고 강렬하게 보여주는 엘리펀트는 서로 다른 시점으로 반복과 겹치기로 집요하게 인물과 인물사이를 넘어다니면서 담담하게 총기사건의 원인보다는 과정과 결과에대해 이영화 대부분을 할애한다. 총소리와 비명소리는 절제하고 아이들이 쓰려져가는 모습에서 보이는 냉정함과 피가 난무하는 모습보다 가해자의 옆모습을 보여주는 카메라 워킹이 이렇게 무섭게 느껴지는것은 처음이네요..
1999년 콜럼바인 고등학교에서 두학생이 총기난사 사건을 일으킨 이야기를 소재로 한 이영화는 <볼링 포 콜롬바인>의 무어가 비뚤어진 사회인식으로 인한 현실과 무분별한 총기사건을 보여주었다면 <엘리펀트>는 냉소적이면서도 비꼬지않게 사건을 픽션처럼 건조한 일상의 느낌처럼 표현했다는 점이다..
왕따,손쉬운 총기구매,폭력적인 인터넷게임,기성세대의 무관심, 악마적인 록음악등 살인을 부르는 동기들이 나열되지만 영화에서는 어떤것도 살인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맺지않은채 답이없는 영화로 무의미하게 끝을 맺는다.. 감독말대로 다른많은 해석이 나오기를 바라면서 끝냈다지만 좀 무책임한 질문만 던지는 영화 아닌가 생각이드네요.. 설명되지 않은채 끝나는 모호한 영화! 강렬한 임팩트의 충격적인 여운은 느껴지지만 공허한 느낌은 어쩔수없네요..
누구도 큰실체를 보지못해 답을 얻을수없는 상황인 인도의 불교 설화속 엘리펀트라는 제목처럼 장님이 코끼리 몸을 만지면서 자신이 만지는 부분이 코끼리의 본질이라고 느끼는것처럼 현실속 질문을 생각한다면 이영화를 조금이나마 이해할수있지 않을까하네요.. '아이다호''파인팅 포레스토'에서 젊은이들의 상실감을 그렸던 거스 반 산트 감독의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