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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사람] 남겨진 자들의 의무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goras2 2004-09-18 오전 12:13:17 2021   [5]

 

   사람이 죽으면 사랑도 죽는 것일까?
   추억은 어디에 숨었다 불쑥 우리 앞에 나타나는 것일까?

 

   강제규 감독이 소유했던 동아수출공사가 위차한 극장 주공공이에서 오늘 본 영화는 일본 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입니다. 일본 영화를 잘 보지는 않지만, 이곳 저곳에서 흘려들은 입소문이 워낙 좋아 시사회 신청을 하고 당첨이 되었습니다. 원래는 모모와 보려고 생각을 했는데, 갑작스레 사정이 생기는 바람에 떡하니 두 자리를 차지하고 널찍하고 편한하게 보게된 영화입니다.

 

   영화의 내용은 단순합니다. 고등학교 같은 반 친구인 사쿠와 아키 그리고 그들의 사랑의 전령사 리츠코. 이들이 엮어가는 사랑의 흔적이 이 영화의 주된 내용입니다. 1986년도의 사쿠와 아키의 짧은 사랑이 2004년을 살아가는 사쿠와 리츠코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전에 "율리시즈의 시선"이라는 영화를 케이블방송으로 본 적이 있습니다. 추억과 현실의 접점에서 살아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 세상에서~는 바로 그런 형식으로 만들어진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의 내용은 직접 보시는 게 좋을 듯 합니다. 사실 설명할 것도 많지 않고, 복선이랄까 혹은 특별히 스포일러성이 될만한 내용은 없습니다. 그리고 내용을 다 알고 영화를 본다고 해도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은 영화입니다.

 

   다만 이 영화를 보면서 생각한 것은 위에 처음 이 글을 시작하면서 쓴 두 질문입니다.

 

   사람이 죽으면 사랑도 죽는 것일까?
   추억은 어디에 숨었다 불쑥 우리 앞에 나타나는 것일까?

 

   처음이 질문은 아키가 사키에게 던진 질문이지요. 사람이 죽으면 사랑도 죽는 것일까요? 당연히 정답은 아니다 이겠지요. 만약 사랑이 죽어버린다면, 그 많은 안타까운 이별의 아픔은 우리에게 존재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죽어도 남은 사랑, 우리는 그것을 추억이라고 부릅니다.

 

   두번째 질문은 제가 던진 질문입니다. 추억은 도대체 어디에 숨어 있다가 불쑥 우리 앞에 나타나 우리를 당혹스럽게 만드는 것일까요? 전 추억은 기록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사람과 걸은 거리 가로수에, 공원 벤치에, 곳곳에 추억은 기록되고 있지요. 그래서 우리가 평상시는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가 문득 그 곳에 가게 되면, 내가 기록해 놓은 추억을 읽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사랑을 하는 사람은 특별한 능력을 갖게 되는 모양입니다. 사랑을 하는 동안에는 어느 누구도 알지 못하게 곳곳에 자신의 영역을 표시해 놓고, 이후 그 사랑이 추억이 될 때 그 숨겨진 암호를 찾아내는 능력 말입니다.

 

   그 능력은 우리가 "콩깍지"라고 부르는 것이 아닐지 모르겠습니다만, 콩깍지가 과연 벗겨지는 가에 대해서도 좀더 논의해볼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사카와 아키는 그들의 추억을 테이프에 녹음했습니다. 그리고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20여년이 지난 후에도 그들의 추억은 아키의 목소리로 이야기하고, 두 사람의 모습으로 과거를 더듬게 만듭니다.

 

   추억을 잊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또 그 추억을 기억해내고자 애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추억을 잊고자 하는 사람들이나, 기억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아키가 사카에게 한 마지막 말처럼 이제는 당신의 시간을 살으라는 말입니다.

 

   아, 이 영화에서 가장 멋지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대사가 있습니다. 포스터에 카피로도 나와있는 말입니다. 10월 26일생인 아키가 11월 3일 생인 사카에게 한 말입니다.

 

   "네가 세상에 태어난 후 내가 없었던 적은 1초도 없었어!"

 

   이 영화가 흥행에 성공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 가을에 이런 영화 한편 보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가는 분명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축복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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