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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의 달밤] 미래란 언제나 예측불허. 그리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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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의 달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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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여행...-_-;;; 워낙 단체생활과는 상극인 저로써는 싫었던 행사 중에 하나입니다. 물론, 집을 떠나 딴 곳으로 여행을 간다는 건 좋 았지만, 일정에 쫓겨 끌려 다니는 건 별로였거든요. 그땐 절대 찬 성 못했겠지만 그래도 지금 생각해보면 안 가는 거보다는 가는 게 남는 장사였네요. 우리나라의 학생으로서 가질 수 있는 수학여행의 추억이란 게 거의 뻔하겠지만(귀신 얘기, 담치기, 몰래 음주가무, 장기자랑 등등..) [신라의 달밤]의 이 두 남자처럼 확실한 추억거 리가 있는 경우도 흔하진 않을 겁니다. 인생이 변했으니까요.
수학여행으로 인생이 변한다니.... [데스티네이션]의 주인공처럼 동 급생들이 폭사라도 한게 아니라면 어떻게 인생이 변했냐구요? 다 들 많이 들으셨겠지만, 학교 짱이었던 날라리는 사랑의 매를 휘두 르는 체육선생님이 되었고, 전교 상위 1%이내 들던 모범생은 전국 을 주름잡는 조폭의 중간보스가 되었으니까 이정도면 정말 굉장한 수학여행이었다는 건 확실해 보이는군요. 더욱이 고등학교를 졸업 하고 처음으로 재회한 곳이 추억(?)의 장소 경주라는 게 더욱 아이 러니죠. 한 명은 룸싸롱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제자 잡으러 쳐들어왔 고, 한 명은 그 지역을 접수하기 위해 담판 지으러 와서 만난 거니 까요. 상황 정말 더럽게(?) 꼬이는 경우죠. 어쩌면 반대가 되었을지 도 모르는 그들이 서로를 바라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이 영화를 보면서 자꾸만 웃음이 나왔던 이유 중에 하나는 등장인 물들의 모습 속에 바로 우리의 모습이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 쩌다 학교 동창들의 소식을 듣고 나서 한마디씩 던질 때가 있잖아 요. “걔 나보다 공부 못했는데...”, “걔 나보다 못 생겼었는데....” 6^^;;; 그런 말 한 마디 속에는 과거 자신에 대한 감회와 지금 자 신에 대한 위로가 담겨 있거든요. 물론 어느정도는 그 친구에 대한 질투가 첨가되어 있는 건 물론이겠죠. -_-;;; 그런 우리의 모습이 바로 “니가 잊었나본데, 나 최기동이야!!!”라고 큰소리치는 기동과 그런 기동을 보고 묘한 웃음을 짓는 영준 위로 겹쳐지더군요. 중간 에 엇(?)나가지 않은 채 눈 딱감고 지나쳤더라면 상대의 모습이 바 로 자신의 모습이었을지도 모르니까요.
제가 아는 사람들은 [주유소 습격사건]보다는 별로였다고 했지만.. [주유소 습격사건]이 주유소와 하룻밤이라는 시간적 공간적 제약을 잘 활용해서 생각지 못한 시원한 웃음을 주었지만 중간 중간 관객 이 웃는 타이밍과 감독의 의도가 잘 안 맞는 부분이 있었는데 [신 라의 달밤]의 관객과 감독의 호흡이 잘 조율을 이뤄서 괜찮았습니 다. 물론, 그건 잘 튀어준 최기동... 아니 차승원의 공이 크죠. [리 베라메]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긴 했지만 여전히 멋진 모델의 이 미지가 더 강했는데 이번엔 배우로써 꼭 필요한 친근하고 따뜻한 이미지를 만들어냈더군요. 이성재는 역할 자체가 차승원에 비해 죽 는 캐릭터였지만 차분히 자신이 할 몫을 다 해냈구요. 아마 이성재 가 차승원처럼 오버했다면 캐릭터 망가지는 건 둘째 치고 영화 도 망가졌을 것입니다. 김혜수는 조금 장식적이었지만 그쯤이야6^^;;. 주역부터 조역까지 모두 조화로웠던 캐스팅이었습니다.
[신라의 달밤]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피로회복제였습니다. 약 효가 짧지만 만빵인 박카스처럼요. ^^;;; 제가 이 영화를 봤을 때 컨디션이 상당히 저조했는데, 이 영화를 보고 한참 웃고 나니 기운 이 좀 났거든요. 영화를 보고나니 예전 수학여행 때 옆 숙소에서 학교의 자존심(6^^;;)을 걸고 패싸움을 벌이던 고등학교 오빠들이 생각나네요. 그 사람들도 이 영화를 보고 있을까요? 〈미래란 언제 나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다.〉란 유명한 말이 떠오 르는 순간입니다. 갑자기 경주에 가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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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의 달밤(2001, Kick the Moon)
제작사 : 좋은영화 / 배급사 : (주)시네마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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