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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하고 지적인 대화로 가득한 '비포선셋' 비포 선셋
inbi 2004-10-12 오후 9:14:23 2454   [6]


영화제 첫 영화로 비포선셋을 봤다. 나는 이 영화한편으로 다른 모든 작품들이 설령 나를 실망(?)시킬지라도 여한이 없다(?)고 느꼈다. 나는 가슴설렜다. 이렇게 다시 볼 수도 있다니. 햇수로 9년이나 지났는데...현실이 되어 그들이 만난단다. 그리고 나도 그들을 만나는 것이다. 제시와 샐린. 더불어 에단호크, 그리고 쥴리델피의 그리운 모습을 함께. 가난하고 불확실한 청춘의 길목에서 만난 아름다웠던 그 하루는 그들에게도 나에게도 잊을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 기찻간에서 재치넘치는 말빨로 작업(?)을 걸던 그 때 그놈, 에단호크.

단은 얼굴이 조금 야위었고(그래서 예전에 좀 생겼던 모습이 덜해졌지만), 줄리델피는 전보단 나이가 들어보였으나 여전히 아름다웠다. 그들이 만났을 때는 제시가 작가 인터뷰를 끝내고 그 도시를 떠날때를 불과 몇시간 남겨두지 않아서였고, 그 짧은 시간이 주는 긴장감으로 나는 자꾸 시간을 계산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인상깊었던 건 두사람의 대화. 청춘의 방황을 끝내고 이제는 돌아와 소설가가 된 제시, 약간의 우울증을 겪고 있으나 일에대한 적극적인 의욕과 '혼자만의 시간' 또한 사랑하는 샐린. '우리가 함께였다면 아마도...아무것도 하지 못했을 것'이라던 그녀. 세월에 덧입혀진 주름을 충분히 무시 할 수 있을만큼의 명민하고 섬세하며 지적인 대화들.(정말 멋지지 않은가~)

그로서 이루어지는 둘 사이의 친밀하고도 사랑스러운 감정의 교감. 등뒤로 흐르는 강변의 햇살. 깊이를 가진 조금은 익살스럽고 천진하기까지한 그녀의 쉴 새 없는 조잘거림(?)과 백라이트로 나부끼는 금발웨이브.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지적이며 섬세한 그의 눈빛. 오 찬탄스러운 사랑의 한 순간이여. 시작되기만 하고 끝나지 않기를. (끝까지 봐도 역시 끝나진 않지만 --.--)

그녀가 누군가를 흉내내며 춤을 추는 것을 마냥 미소를 띠며 보고 있는데..그만 툭. 영화가 끝나버렸다. 생각보다 짧아서 약간 당황. 그랬다. 감독은 우리가 보고싶어했던 '제시와 샐린의 만남' 으로만 깔끔하게 영화를 마쳤다. 한시간 이십분여동안 그들이 거리를 걷게 만들고,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 지 보고(그것은 우리도 궁금했다)하며, 서로가 깊이 그리워했음을 확인하며, 그리고 여전히 호감이 가득한 눈길을 주고 받게 만들고선 말이다.

그렇게 따로따로 그리움을 안은채 살아가고 나이가 들어버린 그들이 조금은 안타까웠지만 그러나....영원한 사랑이란 생활이 개입되지 않은 미완의 그것이여야만 가능할 지도. 아무튼 좋아. 그립고 아쉽던 갈증들이 얼마간 해갈. 방안에 차를 마시는 그들만을 남겨둔 채 떠나왔는데...더 이상 해가지기전에 사랑을 하게 될까. 그들이.

 

'04. 10. 8. 부산극장

p.s www.cyworld.com/inbi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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