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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롭다기보단 모호한 그녀의 다이어리 S 다이어리
rcnhorg7 2004-10-21 오후 1:40:33 878   [2]

poster #1


 시간은 현재. 현재의 남자친구에게 더 이상의 애정이 없다고 생각했던 한 여자는 남자가 이별을
 고하면서 했던 충고의 말에 따라 지난 사랑에게 자신은 과연 어떤 존재였을까를 회고하고 또 그
 사람들을 만나러간다. 평범한 이야기에서의 변칙을 시도하려했던 '에스 다이어리'는 코미디영화
 로서의 정체를 빨리 파악하고 그녀의 신파적인 궁상보다 과거에 얽힌 사랑경험의 에피소드들을
 가볍고 빠르며 나름대로 산뜻한 전개로 진행해나간다.

 그녀의 연인들의 캐릭터는 보통 팬시 영화들 이상으로 흥미로운데 왠지 꽉 막혔을것 같지만
 남자의 본성은 남아있을 성당오빠(이현우)와 제멋대로 스타일이 나름대로 매력(?)인 학교선배
 (김수로), 자유분방한 정체성이 실생활로 그대로 반영된 아는동생(공유)의 캐릭터는 실제 배우들의
 이미지에 걸맞는 캐스팅이라 그 흥미를 더한다. 하지만 반면 그 남자들을 사랑한 한 여자는
 너무나 일관성이 뚜렷하다. 다른 맛이 나는연애상대와 사랑하면서 정작 본인은 그들에게 맞추려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영화 외적으로 봐도 적당한 푼수끼와 헤픈 미소는 이미 우리가 배우
 김선아를 통해 관찰했던 캐릭터의 세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식상한감을 줄 뿐더러 영화를
 보는이들의 연애관은 각자가 다르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영화속 여주인공의 그런 일관적인 태도는
 사랑을 하는 사람으로서 능동적으로 행동하지 못하고 있음에 아쉽고 답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주인공은 그런식으로 일관하면서도 잘도 상대에게 애정어린 면을 찾고 행복을 느꼈을지 모르나
 보는 사람으로서는 '쟤는 애정관이란게 없어'란 이야기를 딱 듣기 좋은 캐릭터라는것.
 언제까지 '나는 어리니까', '나는 사랑을 잘 모르니까'라는 식으로 일관할셈인가? '어린신부'를
 보라 철부지 어린 아이한테도 한 수 배워야 할 구석이 있다.

 

poster #6

 

 

 너무도 주관적인 사랑 담론은 여기서 일단 접기로 하고, 과고의 사랑얘기에 한참 감수성이
 풍부해진 그녀는 정말 무모하게도 그녀가 사랑했던 남자들을 찾아가지만 둘이 어떤 사이였길래
 남자들은 모두 그녀를 기피한다. 주인공이 그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매섭게 알린다는 독특한
 방식의 코미디 영화라는건 알겠지만 그들의 그런 극단적인 기피현상이 우리가 공감할만한 사랑
 영화로서의 전반부와 그녀의 복수극이라는 철저한 허구로서의 후반부로 단절을 시켜버린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하긴 어절 수 없는것이 그녀가 나름대로 '복수'를 감행한다고 하는 방식
 자체가 비현실적인 소재라 그럴 수 밖에 없었을것이다.

 이처럼 '에스 다이어리'는 인물에 대한 그리고 관객들의 사랑 이야기에 대한 애착과 방관
 (마치 먼 산을 바라보듯)에 대한 감정의 교차를 유도하는 모호한 영화다. 쉽게 말로 풀어
 설명하자면 관객들에게 '그래 그럴듯도 해'라는 반응과 '쟤 뭐야...'하는 반응을 동시에 불러
 일으킨다는 것이다. 이것은 영화의 흡입력을 흐뜨리는 모순적 요소이며 관객에게 흥미를 줬다
 빼앗았다 하는 하나의 기만행위로 해석 될 수 있을것이다.

 하지만 본인은 '에스 다이어리'가 관객에게 생쇼만 보여줄 정도로 아주 노력하지 않는 영화라
 생각지는 않는다. 주인공 역시 자신의 사랑에 어떤 관념같은게 없었음을 깨닫고 그것을 스스로
 회복하려 하는 모습을 보여준것은 미덕이라 생각한다. 비록 엉성한 줄타기같은 전개로 그것을
 이끌어내긴 했으나 마무리는 그런대로 깔끔하게 처리했다고 본다. 하지만 그런 미덕을 찾으면서
 보는 본 필자를 가장 당혹스럽게 만든 부분이 있었으니 그것은 갑자기 튀어나온 끈끈한 모녀관계.

 어머니와 딸. 커다란 집에 둘만 살며 서로 의존하는 이 다정한 모녀는 서로 친하다는건 알겠지만
 영화의 대부분을 그녀와 그녀의 남자들의 관꼐를 보여주는데 할애했기 때문에 그녀와 그녀의
 어머니 사이의 끈끈한 정같은건 차마 우리가 느낄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모든 소동이 끝나고
 어머니에게 온정을 느끼는 딸의 모습을 우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분명 둘은 친하고 허물없는
 현실과 허구 사이에서의 완벽하리만큼 재창조된 사이좋은 모녀지간임은 짐작을 하겠으나 왜
 영화의 결말에선 어머니의 염화미소가, 딸의 피아노 연주가 둘의 가족으로의 이해와 화합을
 보여주기 위해 등장했는지 알 수가 없다. 답답해 미칠 지경이다.

 그녀가 남자들에 연연해살면서 어머니와 대판 싸우길 했단 말인가 남자에만 신경쓰느라 어머니께
 소홀해서 그랬다구? 그래도 둘은 친하기만 하더만. 아버지가 안계신탓에 주인공이 일렉트라
 컴플렉스 따위를 느낄 마땅한 대상이 없었가 때문이라고 해석해야 할까? 마치 영화속 학교선배의
 차가 뭔지 알고 있었다는듯 차에 낙서를 갈겼던 그 외계인 녀석처럼 감독은 이제 관객이 눈치껏
 알아서 판단하는 시스템으로 우리를 유인했다 생각하니 기가 찰 일이다.

 똑똑하지 않은 한 관객이 감독에게 고하노니 다음엔 모호한 영화를 만들지 말고 단순하고 선이
 확실한 영화를 만들기 바란다. 오락영화 '에스 다이어리'가 예술영화 '블루벨벳'보다 어렵다면
 이거 오락영화로서의 자질은 심히 의심스러울 수 밖에 없을테니까 말이다.


 

 


(총 0명 참여)
sbkman84
언끄르르르레버블~~~   
2006-12-27 21:0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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