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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지금 존재하고 있나요? 콜래트럴
rcnhorg7 2004-10-26 오후 7:15:24 937   [3]

poster #2

 요즘 재밌는 사람들이 인터넷이란 공간을 떠돌고 있다. 실제로 자신의 존재를 알지 못하는
 누군가에게 자신에게 계속 기대를 해주길 바란다. 오히려 그런식의 관심을 유도하려 집착해온
 그들을 향해 우리는 본좌와 찌질이라는 명예와 불명예의 명칭을 동시에 안겨준다. 어쩔텐가
 이런식으로 분위기는 점점 삭막해지고 인간이란 개체는 부속품으로 전락해버리는 이 사회의
 분위기를 용납할 수 없는것이다.

 싱하는 떴다. 형은 존내 애정이 있어서 팼는지 어쨌는지 그자는 언제 잊혀질지는 모르나 지금은
 분명 떴다. 그리고 조만간 그를 패러디한 캐릭터가 여러분 안방 코미디 프로에 버젓이 등장할
 것이다. 물론 그것을 지켜보는 당신은 "매스컴이란 늘 한 발 늦는구나"라고 비웃을지라도 그
 복제본을 브라운관을 통해 아니 뭐 HDTV 평면을 통해서도 좋다. 암튼 '존내' 보게될것이다.

 가끔 내가 학교 등교때문에 자주 지나치는 남영역 굴다리를 지날때마다 멋쩍은 인상을 지어보곤
 한다. 그렇게 그는 우리가 그를 씹든 옹호하든간에 이름을 불러줌으로서 하나의 존재가 형성이
 된 것이다. 그는 이소룡의 얼굴을 통해 웃음을 주든 무시당하든 유명세는 탄 셈이다. 어쩌면
 동방신기 여러분이나 문희준형, 인기작가 귀여니 선생 역시 자신의 본분보다는 존재란 후 불면 쉽게 잊혀지는
 지금의 사회를 전복시키기 위한 하나의 음모일지 모른다. 그러면서 슬쩍 내 이름도 너볼란다.
 래즈배리 만세다.

 

 LA에서 택시나 운전하고 사는 흑인남자는 어떨까? 그는 오히려 조용히 사는게 목표다. 마치
 '비트'에서 정우성이 읊조렸듯 냉면처럼 얇고 가늘게 '오늘도 대충 수습하며'하는것이 그의
 일생일대의 최대의 목표다. 그리고 멋진 스포츠카. 거지도 하물며 은전 하나가 가지고 싶어
 푼돈을 모아다 더 큰돈으로 더 큰돈으로 바꾸는 이야기가 전해내려오는 판국에 거지보다
 사상도 있고 이상도 있는 사람은 얼마나 더한 욕심을 가지고 살까 물론 자신은 소박하다고
 하겠지. 그리고 그 작은 목표를 끌어안고 조용히 인생을 마감하는 것이다. 그렇게 그는 누구의
 기대 밖에서 잊혀지는 인생이다.

 실제의 삶에서는 신은 이런 사람 그냥 내버려둔다. 아무 탈 없는 인생이 신에게도 편하기
 때문이다. 물론 신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할 때의 이야기다. 신도 자신이 관리해야 할 인간이
 많고 그 인간들은 세인들의 이목속에 살아남는 인물들이다 아무리 전지전능하다 한들 몇십억의
 자신의 피조물들에게 이벤트를 선사할 수 있으리 양치기가 한두마리의 관심대상을 제외하고
 나머지 양들을 똑같이 대하듯 신 역시 그러할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인생이 평범하다 한들 영화는 이런 사람도 그냥 내버려두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마치 신에게 대항이라도 하는듯 무신론자 이미지가 절절 흐르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도회적인 회색빛이 감도는 한 사내를 그대의 택시에 태운다. 소시민이 무슨 힘이 있으랴.
 설렁설렁 미소지으며 '갑시다'하는 부티나 보이는 손님을 마다할 수 있으랴. 그렇게 맥스는
 그 손님을 태움으로서 평범한 인생을 마감하기에 이른다. 이래서 영화는 신보다 위대하다 하던가

 일은 꼬일수록 재밌어진다. 혹자는 영화속의 속보이는 '이벤트'는 리얼리즘의 걸림돌이라 하지만
 그래봐야 영화란 산물은 허구 아닌가? 꼭 모든 영화를 그렇게 학구적인 시각으로 영화를 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흐르는 물에서도 철학은 있지 않던가 시퀀스의 시작부터 선입견을 가지면
 영화보기 힘들어진다. 평범한 삶을 원하는 택시기사와 킬러의 합승이 너무 안일한 이야기구조가
 아닌가 판단하는 이들을 위한 하나의 소극적인 반론이다. 그리고 '콜래트럴'의 세계에선 이런
 이벤트 자체가 철학의 시초다.

 택시기사와 킬러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이 영화는 삶의 가장 독특한 순간을 보여주는데 그들이
 서로 그들의 기대를 일부러 저버리게 하면서 오히려 새로운 삶과 사건의 전환점을 이끌어 내는
 묘한 매력을 보이고있다. 인간으로서 철저히 인간을 잊은 냉혈한 빈센트에게 인정(人情)이
 맞닿아져 있는 장소를 방문하게 한다던가. 위기속에서도 평범한 삶을 재촉하는 맥스에게 자꾸
 자신이 살아보지 못한, 어쩌면 살고싶지 않을 세계를 보여준다는 식으로 그들의 입장을 뒤집어
 인간의 육체는 하나지만 하나의 모습을 가지며 살 수 없다는 이야기를 보여주며 어쩌면 우리는
 지속적이고 가끔은 충격적인(!) 인간관계를 맺으며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할 필요성을 인식해
 주고 있는것이다.

 

 본인이 즐겨보던 만화 후쿠모토 노부유키의 '카이지'에서 주인공 카이지는 평범한 삶이 한순간의
 잘못으로 좌초되기에 이르나 좌절의 공간에서 비로소 자신의 가치와 잠재능력을 발견하게 되면서
 위기의 순간들을 하나씩 극복해 나가는데 마이클 만이 각본을 쓰면서 이 만화를 봤을리도
 없겠지만 나는 비슷한 절망과 비슷한 희망의 코드를 택시기사 맥스를 통해 읽었다. 특히 범죄의
 소굴에서 죽음과 대면한 과정에서 갑자기 배짱있는 행동으로 위기를 모면하는 그를 보며 잠재된
 소시민적 희망 같은걸 느낄수 있었다. 우리가 잘아는 '매트릭스'의 네오조차도 그 세계에선
 평범한 회사원이었을 뿐이었잖은가.

 이처럼 '콜래트럴'은 하나의 존재를 확인할것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덩달아 자신의 존재감을
 찾는 일 뿐 아니라 타인의 존재 역시 소중히 할 것을 조심스레 이야기하고 있다. 극단적이긴
 해도 인간성 멸종의 최하단계에 이른 킬러 빈센트에게 조차 볼품없는 택시기사와의 공생관계를
 맺게하면서 인간이 왜 사회적인 동물일 수 밖에 없나 한번쯤 곱씹어보게 하고있다. 물론 적당히
 위트있고 하지만 적당히 진지하게 말하고있다.

 '콜래트럴'은 자칫 보기엔 대 스타와 이벤트성 전개, 화려한 카메라와 액션만을 보여주는
 식상한 오락영화중 하나로 취급받기 쉽다. 하지만 그것들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를 진정
 알려고 노력할 때. 그렇다. 존재. 존재의 이유와 가치를 물을때 그것은 당신이 소비한 시간과
 영화비에 대한 대답을 해 줄 수 있다. 정 못찾으면 당신의 코드와는 다른것이었겠지. 애써
 다양성조차 부정하진 않겠다.

 하지만 본인은 역설한다. 점점 얼굴을 보지 않아도 소통이 가능한 이 시대에 존재보다는 물질이
 더 높은 가치의 척도가 된 이 세상에서 우리의 존재는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가? 그대의 존재는
 이 세상 어느 한 켠에 걸려있는가 곱씹어보길 바란다. 이런 질문 앞에서 사르트르의 기침소리나
 니체의 기지개를 흉내낼 필요는 없다. 지금 거울을 한 번 보자. 비록 잘생긴 얼굴은 아니지만
 당신 얼굴의 굴곡에서, 당신의 눈에서 당신을 느껴보는것이다. 그리고 세상의 사람들을 보며
 가볍게 인사라도 나누자. 그럼 적어도 서울역 지하철에서 사흘간 방치된 시체 이야기따윈
 존재의 존엄함 속에 잊혀질 지 모른다.

 나는 스물 다섯살의 대학생, 래즈배리라는 닉네임을 쓰고있는 이름은 이도훈의 남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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