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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후기 콜래트럴
nsekorea 2004-10-26 오후 9:10:31 957   [3]


>> 콜래트럴 Collateral


익숙하지 않은 단어라 영화를 보고 집에 오자마자 검색을 했다.

          collateral  a. 서로 나란한, 평행한
                           n. 방계친(傍系親), 척속(戚屬), 담보


아마 이 영화에선 '담보'라는 의미로 쓰였을 것이다.

콜래트럴은 마이클 만 Michael Mann 감독의 작품이다.
마이클 만 감독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라스트 모히칸", "히트", "인사이더", "알리" 등이 있다.
예전 영화에서 보았듯이 마이클 만 감독은 긴박한 극의 호흡과 심리를 간결하게 묘사하는 특징을 갖고 있는데, 이번에 개봉한 콜레트럴은 그 호흡을 더욱 빠르게 전개하며 더욱 밀도 높은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시놉시스는 매우 간단하다.
LA의 야경을 배경으로 오후 6시부터 새벽 4시까지 일어난 하나의 사건을 다루고 있다.
한 명의 킬러(빈센트 - 톰 크루즈)가 나오고 그와 동행하는 택시 기사(맥스 - 제이미 폭스)는 볼모가 되어 그의 살인 행각에 휘말리게 된다. 그러던 중 마지막 대상인 女 검사(애니 - 제이다 핀켓 스미스)를 구하려는 맥스와 빈센트간에 총격전이 오가고, 결국 빈센트는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이 간단한 시놉시스를 마이클 만 감독은 2시간 동안 개운한 영상 처리와 군더더기 없는 액션신, 그리고 예상하지 못한 긴장감을 만들어내며, 시작과 동시에 이 영화는 서론, 본론을 제외한 결론적인 부분만을 가지고 극을 이끌어간다.

개인적으로 콜래트럴을 보면서 단순한 액션 영화라 하기엔 느껴지는 감흥은 또다른 의미로 다가왔는데, 현실과 타협하지 않았다고 착각하는 현대인의 삶을 적나라하게 표현해 맥스라는 인물을 통해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자기 자신을 투명하게 그려내는 듯 했다.

빈센트는 처음부터 아무런 설명없이 왜 살인을 저지르는지 궁금해 할 틈도 없이 극을 숨 가쁘게 몰아가는데, 그의 회색빛 머리와 수염, 양복 등은 철저한 염세주의적 성향을 대변하기에 손색이 없었다.

그에 반해 맥스는 현실과 타협한 자본주의적인 현대인을 표현하는데, 노동자 계급인 소극적인 인간형을 보여준다. 언제나 맥스는 자신의 꿈을 자랑스럽게 외치곤 하지만, 빈센트를 통해 허구였음을 새삼 느끼게 되면서 내면적인 갈등을 겪으며 또다른 자신을 찾아가는 인물이다.

여기서 이들을 태우고 LA 거리를 활보하는 택시는 인간의 삶을 대변하는 하나의 유기체 역할을 하게 된다.

좁은 공간 속의 택시 안에서는 철저하게 택시 기사로써의 직분을 다하는 맥스는 택시에서 일탈하면서 자신을 가두고 있던 나약하고 소극적인 자아에서 점차 벗어나면서 자신의 잠재력을 느끼게 된다.
마지막에 택시가 전복되기 전에도 맥스의 잠재적인 내적 자아가 보여지는데, 빈센트를 대신해 클럽 안에 있는 갱들에게 명단을 받아오는 과정에서 그려진다.

맥스가 택시에서 일탈할 수 있게 하는 동기부여는 자신에게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맥스에게 강요하던 빈센트가 제공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선택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선택을 하게 하는데, 맥스를 변화시키는 키워드는 바로 '용기'이다.

그럼, 유일한 홍일점인 애니가 보여주는 건 무엇일까?

이 영화에서는 맥스에게 단순한 호기심을 느낀 손님이었을 뿐 더이상의 관계로 발전하기엔 무리인 듯 보여지는 애니는 철저한 자본가 계급으로 표현되고 있다.

큰 대로를 선호하며 약간은 정리되어 있지 않은 어수선함 속에 녹아 있는 여유를 가진 애니와 원칙과 계산에 민감하지만 자신의 경험을 믿고 지름길을 선호하는 맥스는 대조적인 인물로 보여지지만 둘은 상당히 유기적인 관계로 얽혀있다.

숨 쉴 틈 없이 빠른 극의 흐름 속에서도 맥스와 빈센트, 두 사람의 시선을 멈추게 한 매개체가 있었는데, 다름이 아닌 재즈와 대로를 가로 질러 유유히 걸어가던 늑대 세 마리였다.

여기서 감독이 의도하는 바는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대립적인 구도를 보이는 맥스와 빈센트간에 공통 분모로 작용하는 '자유(自由)'와 '이상(理想)'을 뜻하지 않나 생각한다.

마지막까지 빈센트는 죽음을 맞이하면서도 이런 얘기를 한다.

"LA 지하철 안에서 사람이 죽어도 세상은 그걸 모를 거야...."

끝까지 염세주의적인 인간형을 보여주었던 빈센트라는 인물은 현재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많은 현대인들에게 '용기'를 선택하지 못하게 하는 맥스의 또다른 이름은 아니었을까?

마지막 장면에서 죽은 빈센트가 다시 살아나는 반전을 기대할만큼 묘한 긴장감을 주었던 짧지 않은 시간은 이 영화의 여운을 길게 느끼기에 충분했다.....


[내내..평안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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